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 속 경제 관련 소식들을 살펴보는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입니다. 반복되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또 여기에 따른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항상 반복되는 일처럼 들리지만 이번만큼은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다릅니다. 남한 정부가 10년 동안 잘 운영되던 개성공단을 전격폐쇄하고 그동안 방관자처럼 보였던 중국도 올해 초 북한이 단행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아주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오늘 김영희의 경제 이야기에서 살펴봅니다.
북한이 첫 핵실험을 감행한 2006년 이후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각종 제재조치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국제사회의 이러한 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해 왔고 이제는 핵을 이용한 선제공격을 한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의 도발적 행동과 언행에 대해 국제사회는 그 어느 때 보다 우려를 나타내며 더 강력한 대북제재 조치가 필요하다는데 목소리를 같이 하고 있는데요.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어떤 제재조치를 준비하고 있는지 한국산업은행 미래통일 사업본부 김영희 북한경제 팀장과 알아봅니다.
이규상: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
김영희: 네. 안녕하십니까.
이규상: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압박이 그 어느 때 보다 강력한 것 같은데요.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어떤 제재조치를 준비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죠. 먼저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지난 2일 만장일치로 통과 시켰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김영희: 우선 북한을 드나드는 모든 화물 검색을 의무화 했고요. 그리고 불법물자로 의심될 경우 유엔 회원국들이 입항금지나, 항공기의 경우 영공통과나 이착륙 금지. 그리고 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인 석탄, 철강석 수출 금지. 유엔 회원국 내에 북한은행 지점이나 사무소 설치를 금지 했고요. 계좌 설치도 금지했습니다. 항공유와 로켓연로 수출도 금지했고 소형무기 금수조치도 취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기관, 개인에 대한 제재, 사치품 수입을 금지하는 등... 이번에는 포괄적이고 강력한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규상: 사실 이 결의안은 1일 투표를 할 예정이었지만 러시아가 이의를 재기해 하루 연기 됐었죠?
김영희: 러시아는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 내용이 너무 방대해서 검토하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했는데요. 결국에는 나진항을 통해서 수출되는 석탄에 대해서는 예외를 하도록 했고요. 그리고 북한 민간 항공기의 해외급유를 허용하는 조항을 추가했습니다. 조선광업개발 무역회사의 러시아 주재 간부 한명이 개인 제재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러시아에 주재하지 않고 있다며 삭제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처럼 러시아 자국의 이해관계를 점쳐보고 이를 관철시키다 보니 하루가 연기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규상: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는 이미 오래전부터 취해져 오던 것 아닙니까? 과거와 어떤점이 바뀌고 또 어떤 부분에서 더 강화가 된 것인가요?
김영희: 우선 과거보다 더 촘촘하고 포괄적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고요. 구체적으로 보면 북한으로 오가는 모든 물자에 대한 검색을 의무화 한 것. 그리고 대외 수출거래의 50%를 차지하는 광물자원 수출을 금지한 것이고요.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그리고 북한의 전투기 운용과 관련된 항공유와 로켓원료 수입을 전면 차단한 것입니다. 또한 금융제재를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북한의 그 어느 은행도 유엔 회원국내에 지점이나 계좌를 개설할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에 북한의 대외무역거래에서 자금거래를 할 수 없게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대외 무역은 외화부족으로 인해 상당히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규상: 유엔과는 별도로 유럽연합과 미국, 일본, 남한 등도 자체적인 추가 대북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요. 각 나라별로 한번 살펴보죠. 먼저 지난달 10일 미국 의회가 포괄적 대북제재 법안을 통과 시켰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 주시죠.
김영희: 미국 같은 경우는 대북 제재안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인권 탄압 사이버 범죄에 관련해서도 북한을 강력하게 제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북한과 거래한 제3국과 개인도 처벌 대상으로 한 것, 말하자면 세컨더리 보이콧이라고 하죠. 이 제재 같은 경우는 북한과 무역거래, 즉 수출을 했거나 수입을 했거나, 북한과 거래했던 그 어떤 기업, 개인도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북한의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한 제재 조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규상: 남한도 지난주에 독자적 대북재제조치를 발표했죠? 앞서서 남한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 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이미 취하지 않았습니까? 더 이상 북한에 추가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남아 있었나요?
김영희: 남한도 지난 3월 8일에 독자적인 제재조치를 발표했는데요. 우선 금융제재 대상을 대폭 확대한 것이고요. 그리고 대량살상무기개발에 책임이 있는 북한 개인 38명, 단체 24개, 그리고 북한을 우회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제 3국적 개인 두 명, 단체 여섯 개를 포함해서 총 개인 40명과 단체30개를 금융제재 대상자로 지정했고요. 그리고 이들과 남한 국민들과의 외환거래와 국내 자산을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해운 통제를 하고 있는데요. 북한에 기항했던 외국 선박이 180일 이내에는 남한에 입항 할 수 없다. 이렇게 하고 있고요. 또 북한산 물품이 제3국을 통해 국내로 반입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남한 국민과 재외동포의 북한 식당 등 북한의 영리시설의 이용을 자재하도록 한 것. 이런 여러 가지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규상: 일본도 그동안 북한과의 교류가 거의 전면중단 되지 않았습니까? 북한 국적 자가 일본을 방문하는 것조차 허용이 안됐었는데요. 이번에 추가로 포함시킨 대북제재 조치들은 무엇인가요?
김영희: 일본의 독자적 제재조치는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인적 왕래를 차단한 것, 자금이동차단, 선박입항금지 등으로 볼 수 있어요. 북한 국적을 가진 모든 사람이 일본에 입국할 수 없고요. 또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 당국의 직원과 보조하는 사람들이 북한으로 출국한 다음에 일본으로 재입국할 수 없게 만들었고요. 또 일반 일본인들의 북한 방문을 자제하도록 하고, 일본 공무원의 방북을 금지하도록 했고요. 또 북한국적 선박의 선원의 일본 상륙을 금지하도록 했습니다. 재외 외국인 중에서도 핵과 미사일 기술자들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이들도 일본에 입국할 수 없도록 만들어 놨습니다. 현금 같은 경우는 10만엔 이상을 가지고 북한을 방문할 때에는 신고를 의무화 하도록 했고요. 재일교포들 같은 경우는 북한에 송금을 하고 있는데요. 그 송금도 10만 엔으로 제한했습니다. 자금동결대상과 범위를 확대 했고요. 북한국적 선박의 일본 입항을 못하게 했고 또 북한을 경유한 제3국의 선박도 일본에 입항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규상: 이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서 가장 중요한 퍼즐조각 중에 하나가 중국 아닙니까? 중국도 그 어느 때 보다 더 강력한 제재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데 어떤 내용들인가요?
김영희: 중국은 사실 일방적인 대북제재가 문제해결의 방법이 아니라고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어요. 남한의 독자적 제재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고요. 그러면서도 중국이 이번 유엔대북제재 내용에 중국과의 가장 큰 수출품목인 광물자원 수출금지를 넣었는데요. 금이나 희귀금속 같은 경우는 무조건 중국에서 수입하지 못하도록 했으나, 석탄이나 철광석 중에서 민생과 관련된 부분. 이것은 외로 하는 예외적인 조치를 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도 과거 대북제재 때 보다 더 강력한 대북제재 내용들에 대해서는 손을 들어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규상: 중국이 제대로만 제재조치를 이행한다면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중국이 이번에는 대북제재에 적극성을 보일까요?
김영희: 현제 중국이 북-중 국경을 거의 차단한 상태라고 합니다. 북한 신의주에 수출하려고 석탄을 실은 화물열차가 중국에서 허락을 하지 않아 대기하고 있는 중이라는 기사도 있고요. 또 화물 검색 때문에 북한으로 수출되는 물자도 줄어들고 있다는 기사도 있습니다. 지금은 대북제재조치가 내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올 수는 있고 중국 중앙정부는 그런 의지를 보일 수 있지만, 북한과 거래가 빈번한 동북3성 지방정부가 지속적으로 적극성을 보일지가 의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중국의 대북제재가 효력을 발생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규상: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한 이후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북제재를 준비하고 있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 장마당에서의 환율과 쌀 가격은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북한 주민들이 외부의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해서 일까요? 아니면 대북 제재가 주민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일까요?
김영희: 아직은 대북제재조치의 시작단계이고요. 민생과 관련된 부분은 제외되어 있기 때문에 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볼 수 있고요. 만약 중국이 밀수품과 민생품 수출까지 차단하게 된다면 환율이나 쌀 가격도 변동 될 수가 있죠.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 부분까지 금지되고 있지 않고, 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유엔 대북제재에서 민생과 관련된 부분은 이미 예외조치로 취해졌기 때문에 밀수나 민생품 수출 까지 차단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주민들의 시장 활동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이규상: 아무리 북한 주민들의 경제활동이 정부 경제활동과 분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북한 주민들이 이번 대북제재조치의 영향을 피해가지는 못할 것 같은데요. 북한 당국이 결단을 내려서 주민들까지 고통을 겪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 네. 고맙습니다.
<2분경제사전: 보이콧>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 북한의 계속되는 핵위협과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제재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국무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회의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는데요. 외교소식통들은 오는 3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4차 핵 안보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문제가 중요한 주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경제적 제재에서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김영희의 경제 이야기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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