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에서 일어나는 경제관련 소식들을 살펴보는 '김영희의 경제이야기' 시간입니다. 여러분 기억하십니까? 2008년 여름,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가까이 오르내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은 자동차 시동을 걸기조차 두려운 때였죠. 그런데 7년이 지난 지금 국제유가는 절반도 아닌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왜 기름 값이 곤두박질치고 있는지 오늘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에서 살펴봅니다.
기름 값이 배럴당 150달러를 맴돌고 있을 당시 미국의 소비자들은 리터당 1.3달러를 주요소에서 지불해야만 했습니다. 남한의 기준으로 볼 때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운전을 많이 해야 하는 미국 사람들에 입장에서 부담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리터당 0.6달러. 기름 값이 하늘을 찌르던 2008년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의 폭등이 왜 이렇게 심한 것인지 한국산업은행 미래통일사업본부 김영희 북한경제팀장과 알아봅니다.
이규상: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
김영희: 네. 안녕하세요.
이규상: 김 선생님께서는 운전을 직접 안 하시니까. 기름가격이 많이 떨어져도 체감을 못하실 것 같기는 한데. 요즘 남한 주유소에서 기름 가격이 얼마나 떨어졌나요?
김영희: 수년 전까지만 해도 남한 돈으로 2000원, 리터에 약 2달러 정도에 기름을 넣었던 것 같은데요. 지금은 많이 떨어져서 리터당 1.2달러 정도이거든요. 올해 6월까지만 해도 1.4달러 정도였는데 약 20%정도, 또 지난해 상반기에 비교하면 약 30%정도 기름값이 떨어졌어요.
이규상: 국제유가가 떨어진 폭에 비해서는 그렇게 많이 떨어진 것 같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남한의 기름 값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비싼 이유가 뭘까요?
김영희: 네. 국제유가는 베럴 당 40달러로 2-3년전 100달러에서 60%이상 떨어졌거든요. 그러나 주유소 기름값은 지난해 보다 30% 떨어졌으니까 국제유가의 하락 폭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거든요. 한국 석유공사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가격은 약 0.6달러, 일본은 1.1달러라고 합니다. 그런데 남한은 1.2달러로 기름이 싸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거든요. 이렇게 다른나라보다 비싼이유는 리터당 0.8달러 정도의 세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남한의 유류관련 세금은 미국의 5.7배, 캐나다 보다 2.7배 정도 더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이규상: 네. 세금 때문에 소비자들이 큰 혜택을 보지는 못하는 것이군요. 그런데 저희가 사용하는 많은 공산품의 원재료가 이 원유에서 나오는 것 아닙니까? 예를 들어 고무나, 플라스틱, 화학제품 등... 이렇게 국제유가가 내려가면 공산품 가격도 떨어져야 하는 것 아닐까요?
김영희: 네. 남한에서는 원유와 원자재를 많이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가격이 내려가면 제품의 가격이 감소해서 가격이 떨어지게 됩니다. 수출하는 생산품들은 가격이 하락을 해서 국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질수 있고요. 또 내수 시장에 공급되는 공산품들도 가격이 내려서 소비를 활성화 시킬수 있습니다. 이렇게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공산품 가격도 당연히 떨어지는 효과가 나오기도 하고요.
이규상: 그렇게 보면 남한이 수출하는 상품들 중에는 원유를 가공해서 수출해야 하는 품목들도 상당히 많은데. 남한의 입장에서는 유가하락이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인가요?
김영희: 남한의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날, 2015년 11월 수출입 물가지수를 발표했어요. 거기에 따르면 2010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1% 내린 것으로 나타났고요. 지난해 11월에 비하면 8.6%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198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물가지수가 하락하게 되면 같은 물량을 수출한다 했을 때 수출의 감소를 가져오게 돼서 수출업체의 채산성을 악화 시킬 수 있고요. 남한의 수출가격 하락으로 인해서 남한의 상품수출이 위축될 수도 있어서 이런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규상: 거의 모든 자원들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정해지는데요. 원유가격은 꼭 그런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것 같지가 않은데요. 기름 값이 이렇게 요동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김영희: 유가의 경우 달러의 가치가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금까지 유가 폭락은 달러화 초강세 그리고 엔화와 유로화의 초 약세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가 폭락세에는 다른 두가지 요인이 작용한다고 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대형 산유국들의 증산 경쟁과 경제 둔화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이 돈 값을 내리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환율이 오르고 있는 것과도 관련있다고 볼수 있습니다. 중국은 전 세계 최대의 원자재 소비국이죠. 중국의 위안화 환율이 오르면, 수입수요가 위축되기 때문에 위안화의 가차와도 연관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규상: 지금까지 국제원유 시장은 북해산 브렌트유와 중동산 두바이유 그리고 서부텍사스 중질유로 나뉘었는데요. 최근에 새로운 기술이 개발 돼 생산되는 셰일 오일과, 셰일 가스도 국제 유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죠?
김영희: 네. 그렇습니다. 미국의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개발로 인해서 미국 석유생산량이 대폭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석유 수요보다 석유 공급이 많아지는 것도 국제유가 하락의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셰일 오일과 셰일 가스는 전 세계적으로 2조5천7백억 배럴이 부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 매장량은 수 세대에 거쳐 3백년동안 쓰고 남을 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경우는 채굴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못 캐내고 있고, 미국만이 그 기술을 가지고 있어 셰일 개스와 오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규상: 이렇게 원유 생산이 많아지면 산유국들의 입장에서는 좋은 것은 아니겠네요.
김영희: 그렇습니다. 미국이 셰일 기술로 원유 생산량이 늘면서 원유가격이 하락하고 이것이 산유국들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에 따르면, 유가 급락으로 인해서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경우는 실업이나 재정적자, 부채 등이 증가하고 있고 이런 것으로 인해 경제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합니다. 또 일부 산유국들은 원유생산비용보다 낮은 판매가격 때문에 적자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규상: 남한처럼 기름이 나지 않는 북한의 입장에서도 이런 유가하락은 호재일 수 있겠네요. 이렇게 국제유가가 폭등을 하거나 폭락을 할 때 북한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나요?
김영희: 북한의 입장에서는 국제유가가 하락하게 되면 싼가 격으로 원유를 수입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또 시장에서의 기름 가격도 어느 정도 내려 갈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남한처럼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가 아니기 때문에 유가하락은 긍정적으로 또 유가 폭등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규상: 이렇게 50달러를 밑도는 국제유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요?
김영희: 일부에서는 국제유가 폭락이 석유수출국과 미국 셰일 오일과의 소모전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원유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도 미국이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미국의 셰일 오일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을 놓고 볼 때, 석유수출국기구와 미국 셰일 석유업계의 '치킨게임'이 쉽게 끝날 것 같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지속여부는 판단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규상: 네. 언제인가도 말씀 드렸다 시피. 석유와 석탄과 같은 화석에너지가 무한하게 나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언젠가는 고갈 될 날이 올 것이기 때문에 또다시 배럴당 150달러, 아니면 이보다 훨씬 더 비싼 가격을 보게 될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습니다.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 네. 고맙습니다.
<2분경제사전: OPEC>
OPEC(오펙).
오펙은 영어로 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의 줄임말로 한국어로는 석유수출국기구입니다.
1960년 9월 14일 결성된 오펙은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 본부를 둔 산유국들 간의 모임으로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과 수출국간의 석유 공급정책 도모, 또 수출국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결성된 모임입니다. 결성 멤버는 중동의 이라크와 이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남미의 베네수엘라 인데, 이후 카타르와 리비아 아랍에미리트와 알제리 등 8개 나라가 가입해 현재 총 13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펙은 1970년대 석유파동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석유파동이후 석유거래를 미국 달러로만 할 수 있게 협약을 만들어 미국 달러를 전 세계의 대표적인 통화로 만든 단체이기도 합니다. 오펙 회원국들은 전 세계 석유매장량의 80%를 보유하고 있어 국제원유가격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나 최근 회원국들 간의 석유 생산량에 대한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과거보다 오펙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2분 경제사전, 양윤정 입니다.
'휘발류 가격이 물값보다 싸다'. 여러분 믿기십니까?
앞서 말씀 드렸던 것 처럼 남한의 시중 주유소에서 파는 기름에는 2배에 가까운 세금이 붙어 이습니다. 소비자 가격은 리터당1.2달러 정도이지만 유류세 등 각종 세금을 빼고 나면 휘발류 가격은 리터당 0.5달러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남한의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파는 반 리터 짜리 생수 한 병의 가격은 350원에서 400원, 미화로0.3에서 0.4달러정도 인데요. 이렇게 계산하면 물이 휘발류 보다 더 싸다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이렇게 휘발류 가격이 떨어지자 자동차 업계도 탄력을 받고 있는데요.
남한의 자동차 판매수는 지난 8월 13만9천여대 수준이었는데 10월 들어서는 16만 4천여대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기름을 적게 먹는 경차의 판매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데요. 지난 8월 경차 판매 수는 만5900여대에서 10월에는 경차 판매가 만3600여대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기름값에 대한 부담이 덜어지면서 기름을 덜 먹는 경차를 사려던 사람들이 준 중형 자동차나 중형 자동차로 옮겨 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렇게 낮은 유가, 언제까지 유지 될지는 모르지만. 간만에 소비자들의 숨통을 트여주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김영희의 경제이야기 이번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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