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일자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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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 속 경제 소식들을 전해드리는 김영희의 경제이야기 시간입니다.

영하를 밑도는 날씨에 극심한 추위가 더 춥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남한의 젊은이들인데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도 쉽게 직장이 구해지지 않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불안감은 더 커져가고 있습니다. 오늘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에서 실업률과 직업에 대해 살펴봅니다.

남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남한 청년층, 그러니까 15세에서 29세 젊은이들의 지난해 실업률은 9.2%로 2014년 보다 0.2% 올라갔습니다. 청년 구직자 10명중 1명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아무리 경기가 안 좋다 하더라도 이렇게 직장을 구하기가 어려워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한국산업은행 미래통일사업본부 김영희 북한경제팀장과 알아봅니다.

이규상: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 요즘 남한의 고용시장이 아주 싸늘하다면서요?

김영희: 네. 그렇습니다. 경제 활동 인구 중 취업하지 못한 실업자의 비율이 2010년 3.7%에서 2011년에는 3.4%, 2012년에는 3.2%... 조금씩 완화돼 왔는데, 2014년에는 3.4%로 조금 증가했고 작년도에는 3.6%로 증가했어요. 실업률을 낮춰야 하는데 이렇게 증가하고 있으니까 고용시장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규상: 특히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하는데 얼마나 심각한가요?

김영희: 지난해 청년 구직자 10명중 1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실업자로 지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2012년도에 7.5%였던 청년실업률이 2013년에 8%로 오르면서 그 이후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해 청년 실업자 수는 39만7천명으로 1년 전보다. 1만2천명이 증가 했어요. 3년 만에 8만4천명이 늘어났다는 것이죠.

이규상: 북한에서도 젊은이들이 직업이나 진로에 대해 고민하나요?

김영희: 북한에는 실업자가 없다고 공언하고 있죠. 고등학교, 대학교나 군대를 제대하고 나면 국가에서 배치를 해 주기 때문에 실업자가 없다는 것이고요. 그러나 회사에 나가도 먹고살수 있는 소득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실업자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고 볼수 있습니다. 문제는 본인이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에요. 국가에서 배치하는 직장에 가서 일해야 하지만 요즘은 능력이나 돈이 있으면 원하는 직업을 얻기도 합니다. 회사에서 일을 열심히 해서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라기 보다. 권력을 쥐고 잘 살 수있는 직업, 외화를 벌수 있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 고민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돈이 있는 집안의 어머니들이 자식들에게 과외까지 시켜서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업을 갖도록 서로 경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해요.

이규상: 북한도 점점 남한을 닮아가는 군요. 사실 이런 청년실업률 문제는 남한만의 문제는 아니죠.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겪어오던 문제 아닙니까?

김영희: 청년실업문제는 유럽의 3대 경제 대국인 프랑스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프랑스의 지난해 실업률은 25%라고 합니다. 4명중 1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업이 얼마나 심각하면 테러보다 실업이 더 무섭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이렇게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프랑스 대통령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서 자금을 투자했어요. 그러나 별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학위자들도 국내에서 취업하기 어려워 나라를 떠나간다고 해요.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마치고 국내에서 직업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로 떠나는 것은 슬픈 현상이죠. 남한과 가까운 일본의 사례도 들 수 있는데요. 청년 10명중 3명이 아무리 취업을 희망해도 취직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청년실업문제는 남한 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 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규상: 네. 외국은 남한 보다 더 심각하군요. 사실 전 세계 경기가 지난 몇 년간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실업률 문제가 단지 나쁜 경기 탓이라고 만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김영희: 네. 그렇습니다. 실업이 많아지는 것이 경기가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규제 때문이다... 이런 다양한 이유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도 있지만 기본적인 이유는 기술의 발달로 기계가 노동을 대신해서 노동의 수요가 감소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데요. 전문분야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어 번역 작업도 요즘은 자동번역기가 있어서 이것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기 때문에 전문직들도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10여 년 전 미국의 학자이자 행동주의 철학자라고 하는 제레미 레프킨이 기술의 진보가 실업자를 양성할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적이 있었어요. 현시대의 첨단기술과 정보화 사회가 일자리를 감소화 하게 하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거든요.

이규상: 기술의 발달이 다 좋은 것은 아니군요. 그러면 가까운 미래에 사라질 직업들은 어떤 것들일까요?

김영희: 영국 옥스퍼드 대학 마틴 스쿨에 칼 베네딕트 프레이 라는 교수가 있는데 이분이 ‘고용의 미래, 우리의 직업은 컴퓨터 진화에 얼마나 민감한가.’라는 보고서를 냈어요. 이 보고서에서 자동화가 기술발전으로 인해서 20년 안에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어요. 사라질 위험이 있는 직업군에는 텔레마케터, 화물운송, 운송중계인, 시계수리공, 부동산 중계 업 등등... 많이 꼽았는데요. 앞으로 수많은 직업들이 사라진다고 볼 수 있겠죠.

이규상: 세상이 변하면 직업도 변하기 마련인데요. 그렇다면 새롭게 생기는 직업도 있지 않을까요?

김영희: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가 기사를 냈습니다. 앞으로 10년 후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과 새로 생겨나는 직업에 대해서 보도를 했었는데요. 새로 생기는 직업 중에는 인공지능으로 작동하는 로봇이나 기계를 만드는 전문가들을 들고 있어요.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신할 수 있는데, 이것을 만들 수 있는 전문가... 이런 직업들은 새롭게 생겨나서 거의 사라지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 있습니다.

이규상: 이렇게 세상이 변하고 새로운 직업이 나온다 하더라도 현재 존재하는 직업 중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들도 있지 않을까요?

김영희: 네. 있습니다. 어떤 직업들이 있냐면, 내과의사, 외과의사, 이런 직업들도 미래에 타격을 받지 않는 직업으로 보고 있고요. 가장 안정적인 직업은 레크리에이션을 활용한 치료 전문가를 꼽기도 했습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건강과 관련되고 수명을 길게 하면서 즐겁게 살 수 있는 직업들이 살아날 수 있는 직업으로 꼽히는 것 같아요.

이규상: 앞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어린 청소년들이 잘 알아두면 좋은 자료인 것 같은데요. 하지만 문제는 지금 당장 아닙니까? 대학, 또는 대학원까지 나와서도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은데요. 정부나 사회가 지금 당장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은 없을까요?

김영희: 정부나 사회가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은... 당장은 실업률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을 낮출 수 있는 부분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턴사원을 증원해서 일시적인 실업을 대신할 수 있는 방안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은 단기적인 것이며 지속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순차적으로 간다면 단기적으로 인턴사원을 증원해서 일시적으로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중장기 적인 차원에서는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서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고... 그래서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부분을 정부가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불경기가 있고 또 남한 같은 경우도 경제성장이 3%미만으로 되어 있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 사실 기업이 투자가 위축되어 있어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규상: 우리 속담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이 있죠. 또 요즘 남한에서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남한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고민과 걱정은 혼자서 버틸만한 수준이 아닌 것 같습니다.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 네. 고맙습니다.

<2분경제사전: 실업률>

(뉴스클립)

‘실업률’

실업률은 한 나라나 지역의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의 비율을 말합니다.

실업률은 개인적으로 큰 고민거리이지만 국가차원이나 지역경제 차원에서 볼 때도 큰 경제적 손실이기 때문에 국가 정책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실업률은 일자리가 없는 실업자의 수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눈 뒤 100을 곱하면 산출이 되는데요.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취직을 포기한 사람들의 경우 실업자로 포함해 계산을 하는 것이 맞지만 조사 기간 중 구직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어린이와 노인 등과 함께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가 됩니다.

따라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거나 취직을 아예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실업률이 낮아지는 현상도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맹점들을 보안하기 위해 최근에는 실업율과 함께 고용율을 함께 이용해 경제 전반의 모습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2분 경제사전. 양윤정 입니다.

앞서 들으신 데로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생활을 편하고 윤택하게 해주는 측면도 있지만 현실을 더 어렵게 만드는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기술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것인데요.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그 속도가 사라지는 일자리를 따라 잡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김영희의 경제 이야기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