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우리생활과 관련된 경제소식들을 살펴보는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시간입니다.
명품 가방에 명품 신발 거기에 명품 손목시계...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은 욕심을 내볼만한 물건들입니다. 하지만 일반 노동자들의 급여로는 접근하기가 힘든 것이 바로 이런 명품들이죠. 그래서 등장한 것이 짝퉁이 아닌가 싶은데요. 오늘 ‘김영희의 경제 이야기’에서 짝퉁과 명품에 대해 살펴봅니다.
샤넬과 루이비똥, 헤르메스와 구찌... 아마도 몇몇 북한에 계신 청취자분들도 들어보신 이름들 아닐까 싶은데요. 고급 옷과 신발 그리고 가방 들을 만드는 회사들의 이름입니다.
이들 회사에서 만든 제품들은 적게는 몇 천 달러에서 수 만 달러에 이르는 값비싼 명품들입니다. 웬만한 월급쟁이들이 갖기 힘든 물건들이죠. 하지만 남한의 거리를 다니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제품들 한 두 개쯤은 들고 다닙니다. 남한 사람들이 돈이 많아서일까요? 혹시 이들이 들고 다니는 명품들이 가짜는 아닐까 의심도 해 볼 만한데요.
한국산업은행 미래통일사업본부 김영희 북한경제 팀장과 짝퉁과 명품에 대해 얘기해 봅니다.
이규상: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 김 선생님께서도 샤넬이나 구찌, 이런 상표 이름을 잘 아시겠죠. 김 선생님도 이런 물건들을 가지고 계십니까?
김영희: 네. 그런 상표 이름들을 잘 알고 있고요. 저도 샤넬 핸드백 그리고 구치 선글라스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입국해서 몇 년 동안은 명품 브랜드도 모르고 국내 브랜드도 모르고 해서 제일 값싼 물건을 시장에서 사고는 했는데, 점차 욕구가 변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명품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규상: 남한 사람들 보면 이런 명품을 안 가진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지 않습니까? 남쪽에서 이런 명품가방이나 옷 같은 물건들을 이렇게 좋아하고 많이 사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영희: 제가 시내를 돌아다니거나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주변을 보면 명품을 안 가진 사람이 거의 없어요. 특히 여성들 같은 경우는 핸드백이나 지갑, 남자들 같은 경우는 벨트... 이런 것들이 많이 눈에 띄거든요. 이렇게 명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우선 과시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탈북민들이 입국을 해서 제일먼저 자동차를 구입해서 과시를 하려는 의욕이 있는데, 남한 주민들 같은 경우는 명품을 통해 나의 가치를 높이려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남들이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도 가지고 싶은 심리인 것도 같고요. 그 것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들고 다니니까 그 축에 끼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 그런 것 때문에 명품에 관심이 많고 소유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규상: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서 소비심리가 상당히 위축된 상황인데요. 이런 가운데서도 명품소비는 줄지 않고 있다면서요?
김영희: 네. 그렇습니다. 경기가 안 좋고 가격이 인상 되었어도 명품 소비는 두 자리 수 성장을 보이고 있어요. 프랑스의 대표 명품인 루이비통이라던가 페라가모, 로렉스... 이런 명품업체들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요. 명품 시장이 이렇게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요. 이것은 중산층을 중심으로 해서 명품족 대열에 합류하려는 신규 수요가 늘어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소득층 같은 경우는 의류나 보석, 시계... 이런 것들을 선호하면서 명품 소비가 늘고 있고요. 중상류 층 같은 경우는 고급 가방에 눈독을 많이 드리고 있고. 중산층 같은 경우는 대중적인 가방라인을 중심으로 해서 명품소비에 가세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명품소비가 줄지 않고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계속 증가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규상: 이렇게 명품에 빠져있는 것은 남한 사람들뿐만 아니죠. 중국 사람들도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이런 명품에 푹 빠져 있다고 하죠?
김영희: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에 경제성장을 하면서 부자들이 많이 생겨났죠. 그리고 중국 사람들의 평균 소비가 높아지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 명품소비가 늘고 있는데요. 특히 중국의 부호 같은 경우는 평균연령이 한국과 달리 38세 정도라고 합니다. 이들 같은 경우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동시에 해외문화에 대한 개방 속에서 자라나온 세대이기 때문에 아끼는 것 보다 즐기는 쾌락적인 소비, 과시형 소비를 더 좋아하는데요. 이런데 익숙해서 다른 연령층보다 씀씀이가 크다고 해요. 이들이 한번 소비를 하게 되면 12만 달러정도 적게는 6만 달러 정도를 쓴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이규상: 남한 사람이나 중국 사람들의 이런 소비심리... 단지 사치라고 치부하기에는 설명하기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은데요. 이렇게 명품을 쫓다 보니까 짝퉁, 그러니까 가짜 명품들도 판을 치고 있는 게 아닙니까? 짝퉁 시장도 규모가 상당하다고 하죠?
김영희: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명품 하나씩을 가지고 있다 보니, 나도 가지고 싶지만 비싸서 가질 수 없고... 그러다 보니 저렴한 짝퉁이 활개를 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루이비통 가방이 상당히 비싼데 거의 모든 남한 여성들이 들고 다니거든요. 거기서 진품은 별로 없고 대부분은 짝퉁이라고 봅니다. 겉 보이기에는 구분이 잘 안되기 때문에 비싼 돈을 주고 진품을 사는 것 보다. 싸게 짝퉁을 가져도 명품이라는 심리... 이런 게 작용하거든요.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짝퉁시장의 규모가 정품 시장규모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이규상: 그런 이런 짝퉁 물건을 가지고 입국을 하면 공항에서 다 빼앗기지 않습니까?
김영희: 당연히 공항세관검사에서 압수가 됩니다. 지난 3년 동안 압수된 짝퉁이 남한 돈으로 1조 6천 억원... 정말 어마어마한 양 이거든요. 이렇게 압수된 신발 옷 시계 등은 폐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규상: 짝퉁물건중에 대부분이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국은 이런 명품 말고도 짝퉁 생산으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김영희: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얼마나 가짜를 잘 만들어 내는지, 중국인민대표회의상무위원회가 지난해 11월에 개최한 회의에서 2015년에 인터넷에서 판매가 된 물건 중에 문제가 있거나 가짜가 아닌 물건의 비율이 58.7%에 불과하다고 밝혔어요. 결국은 42%가 가짜이거나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공식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요. 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는 웹사이트에 가짜를 발견하면 알려 달라... 이것도 역시 국내 브랜드 중에 가짜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죠.
이규상: 남한도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짝퉁을 잘 만드는 나라로 한 때 명성을 날렸는데요. 이런 짝퉁 제품들이 나돌게 되면 진짜 명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게 당연하겠지만, 경제나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나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싼 물건을 사용할 수 있어 좋은 것 아닌가요?
김영희: 소비자 입장에서는 똑같은 물건을 싸게 사면 좋은 측면도 있지만 사실상 질적인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어서 소비자에게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요. 특히 사회적으로 피해가 적지 않기 때문에 짝퉁에 대한 대책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진짜를 만들어 파는 기업의 매출 감소는 나라의 경제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음식료 같은 것을 가짜로 만든다면 건강상의 문제도 있을 수 있고요.
이규상: 네. 사람의 건강이나 목숨에도 연관이 있는 문제이군요. 북한은 어떤가요. 명품은 아니어도 짝퉁 제품에 대한 관심이 있나요?
김영희: 북한에도 짝퉁이 많죠. 시장이 발달 하면서 국영공장에서 만드는 제품들을 똑 같이 모방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고요. 북한의 유명한 신의주 신발공장에서 운동화를 생산하는데 그 신발을 똑같이 모방해서 시장에 내놓고 팔고 있고요. 그리고 설사 모지약이라는 것이 있는데, 제약회사에서 만드는 것을 집에서 똑 같이 만들어 팔기도 하고요. 식품도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카스테라나 과장 빵 이런 제품의 경우는 국영기업에서 만드는 것을 똑같이 만들어 시장에 내달 팔고, 술도 마찬가지죠. 집에서 밀주를 만들어서 진짜 상표를 붙여 팔기 때문에 진짜 상품과 가격도 거의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공급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진품이든 짝퉁이던 수요가 아직 많죠.
이규상: 쉽게 돈을 벌려는 사람들의 욕심이 이런 가짜 짝퉁 제품들이 판치게 만들게 하고 또 사람들의 명품에 대한 욕망과 사치심이 이런 짝퉁 시장에 부채질을 하는 것 같네요.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 네. 고맙습니다.
<2분 경제사전: 면세점>
면세점은 외화 획득이나 외국인 여행자들의 편의를 위해 공항이나 시내에 설치한 비과세 상점을 말합니다. 외국이나 국내 공항 대합실에 영어로 ‘듀티 프리(Duty Free)’라고 이름이 붙은 상점들이 바로 면세점들인데요.
면세점은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지불해야 하는 소비세와 주세 그리고 수입관세 등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물건 값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면세점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여행을 위해 떠나는 국내인 들이나 해당 국가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공항이나 시내에 있는 면세점을 사용할 수 있는데요. 소비자들이 면세점에서 많이 사는 물건들은 개별 소비세가 많이 붙는 명품이나 술, 담배, 화장품 등이 있습니다.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한도도 정해져 있는데요. 보통 술은 1리터짜리 한 병, 담배는 한 보루 또 향수 같은 것은 60미리 리터 이내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면세점 매출액 1위는 남한의 인천공항인데요. 인천공항 면세점은 규모와 화려함이 전 세계 어느 면세점보다 앞서고 있어서 외국인 관광객,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2분 경제사전 진행에 양윤정입니다.
남한과 중국의 소비자들이 아무리 명품을 좋아한다고 해도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명품 소비국은 미국입니다.
2014년을 기준으로 미국의 명품시장규모는 733억 달러로 명품 소비국 2위부터 5위까지의 시장규모를 합친 것 보다 더 큰 규모입니다.
미국 다음으로 명품시장이 큰 나라는 일본이 240억 달러 그 다음이 이탈리아로 182억 달러였고, 최근 명품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은 169억 달러로 5위 그리고 남한은 103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8번째로 큰 명품 시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명품 제품은 고장이 나거나 손상을 입으면 그냥 버릴 수 없는 물건이기 때문에 수선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 때문에 남한에서는 명품 시장과 더불어 명품 수선 시장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손상된 가방과 신발을 수선해서 사용한다고 하면 상당히 알뜰해 보이기는 한데요. 가방하나에 수천, 수만 달러를 주고 사는 소비 형태. 알뜰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김영희의 경제 이야기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