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의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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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 속 경제 소식들을 살펴보는 김영희의 경제이야기 시간입니다.

세계무역기구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남한이 전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5%에서 3.46%로 올랐습니다. 이것은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수출규모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오늘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에서 살펴봅니다.

전 세계적인 경기둔화 가운데에서도 남한의 지난해 수출액은 5천269억 달러로 전 세계 수출 대국 6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을 보면 남한의 수출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중국과 미국, 일본, 독일 등 수출 대국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남한은 다른 나라보다 수출 감소의 폭이 작았기 때문이죠.

한국산업은행 미래통일사업본부 김영희 북한경제팀장과 남한과 북한의 수출에 대해 살펴봅니다.

이규상: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

김영희: 안녕하십니까.

이규상: 불과 2-3년 까지만 해도 남한의 수출 성장이 하늘로 뻗고 있었는데 요즘 급감하고 있다고 하죠? 수출이 얼마나 떨어진 것인가요?

김영희: 네. 남한의 수출은 경제성장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이런 수출이 2013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5년 남한의 수출규모는 5269억 달러로 전년대비 8% 감소했어요.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큰 폭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을 했어요. 그러면서 미국이나 일본, 프랑스와 같은 남한 보다 수출규모가 큰 나라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이규상: 그나마 나은 편이군요. 이렇게 수출이 감소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김영희: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 유가하락으로 보고 있고요.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석유화학과 석유 제품 같은 경우는 물량이 많아도 단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요.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둔화 됐던 세계경제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남한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 경제의 산업구조가 문제인데요. 가공무역에서 벗어나서 점차 고도화 되면서 남한에서 수출여건이 어려워진 이유도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이규상: 북한의 대중 무역 의존도는 90%가까이 돼서 아주 심각한 수준이라고 여러 차례 저희가 얘기한 적이 있는데요. 남한 역시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꽤 높지 않습니까?

김영희: 네. 남한의 내수시장이 경제규모에 비해 약하고 수출위주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서 대 중국 수출비중이 만만치 않은데요.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중수출 의존도가 높은 곳은 휴대폰과 컴퓨터 등 이런 정보통신 기술의 대중 수출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고요. 남한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 따르면 2015년 남한의 정보통신 기술 대 중국 수출액은 약 940억 달러로 전체 정보통신기술 수출의 54%를 차지하고 있어요. 전체적인 수출은 감소하고 있지만 정보통신기술 수출의 대중 의존도는 갈수로 심화되고 있고요. 국내총생산의 절반을 중국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대만 같은 경우죠. 대만은 중국경제성장 둔화 때문에 전자제품의 대중 수출이 급감 했었어요. 지난해 같은 경우는 경제 성장률이 2014년에 비해서 78.63%가 감소했고요. 1%에도 못 미치는 경제 성장률도 기록했습니다. 일본 역시 올해 1월 수출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1.9% 감소했습니다. 이것도 대만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수요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규상: 중국의 경기 둔화 때문에 피해를 본 것이 남한 뿐만은 아니죠?

김영희: 그렇습니다. 중국경제가 둔화되면서 대만, 일본 등 대 중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 경우는 전체 수출 증가율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서 경제 성장률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이규상: 남한의 수출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남한의 주력 수출 품목들은 어떤 것들인가요?

김영희: 2016년 남한 수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0대 수출품목을 드려다 보면요. 1위는 반도체로 12.4%를 차지하고요. 2위는 자동차로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전체 수출의 8.2% 이고요. 3위는 선박해양 구조물 같은 것들인데요. 이것 역시 8%를 차지하고 있고요. 그 다음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부품, 석유제품, 합성수지, 철 강판, 플라스틱... 이런 순입니다. 반도체 같은 경우는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수출품목 1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남한의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수출의 규모와 중요도에 따라서 주력수출품목을 정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규상: 남한의 가장 큰 수출 상대국이 중국인데, 남한의 주력 수출품들을 보면 중국의 주력 상품들과 겹치는 부분이 꽤 되는 것 같은데요?

김영희: 남한의 주력 수출품목 중에서 2위를 차지하는 것이 자동차인데요. 중국전체 승용차 판매량 가운데서 중국 업체의 비중이 41.3%로 높아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남한이나 독일의 합작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죠.

그리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중국 합작사들의 역수출도 늘고 있습니다.

이규상: 북한도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중국의 경기둔화로 영향을 받을 것 같기도 한데 어떤가요?

김영희: 북한의 경우 주력수출 품목이 석탄, 철광석 이런 것들이죠. 이것들이 단가 하락을 해서 수출금액이 감소하게 됐는데요. 2015년 11월까지 대중 수출액은 26억 달러. 201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볼 때 16.8% 감소했어요.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 같은 경우는 2016년에는 물량이 늘었음에도 수출액은 줄어들었습니다. 철강석도 마찬가지죠. 전년대비 69%나 감소했어요. 이것은 수출 물량은 증가했음에도 가격하락으로 수출이 감소하게 되었는데. 이 원인은 중국의 경기둔화로 인해서 중국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경기둔화가 북한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이규상: 다시 남한으로 돌아와서요. 중국과 남한의 주요 수출품이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남한 경제의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도 불안요소 아닌가요?

김영희: 네. 남한의 경우도 대외 의존도가 높아서 세계경기변동에 휘둘릴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수출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으면 세계경기 변동에 따라서 출렁이게 되고 주식이나 채권,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이 더 확대되기 때문이죠. 국내 총 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9년에 27.7%, 현제는 약 40%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점차 수출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어서, 잘 관리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규상: 미국이나 일본 또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남한에는 충분한 내수 시장이 없기 때문에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없지 않은데요. 지금은 완전 중단상태에 있지만 개성공단사업 같은 남북경협이 이런 남북한이 안고 있는 수출이나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있는 방법도 있을까요?

김영희: 일부에서는 인구 1억 명이 되면 내수시장이 확보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도 있죠. 남북관계가 개선 돼서, 남한의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해서 생산된 물품들을 북한시장에 풀고 또 개성공단에서 만든 물품들도 북한 내수시장에 푼다면, 남한의 대 중국 의존도 나아가서는 대 무역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효과를 볼 수가 있고요. 북한은 또 부족한 상품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는데 긍정적일 것으로 보여 집니다.

이규상: 미국이 제체기를 남한이 감기에 걸린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이제는 중국이 제체기를 해도 남북한이 감기에 걸리게 됐습니다. 전 세계 경제가 얽히고설키다 보니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지만 남북한 간의 협력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면 무엇이던 해 봐야 하지 않을 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 네. 고맙습니다.

<2분경제사전: 보이콧>

‘보이콧(boycott)’

보이콧은 불매운동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말로 항의 대상과 거래를 끊거나 그 대상이 만든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구매하지 않는 일종의 소비자운동입니다.

보이콧이란 말은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 됐는데요.

1880년 아일랜드의 토지연맹은 지주로부터 토지를 임차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얼 언 이라는 백작의 토지에서 노동자들을 철수 시켰습니다.

그 때 언 백작의 재산관리인이었던 영국인 찰스 보이콧 이란 사람은 토지연맹의 조치를 무력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역 사회는 보이콧에게 말도 걸지 않았고 상점들은 그에게 물건도 팔지 않았으며, 그 지역 노동자들은 그를 위해 일하는 것조차 거부했습니다.

결국 찰스 보이콧은 지역사회에서 쫓겨나 영국으로 돌아갔고 그 때부터 보이콧이란 단어는 사회적으로 배책되는 의미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보이콧이란 말은 정치, 경제, 사회적인 용어로도 많이 사용되는데요. 국제법에서의 보이콧은 어떤 나라의 국민들이 공동체를 이뤄 특정국가의 상품을 불매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유명한 사례로 미국이 영국으로 독립할 당시 영국 상품 불매운동을 벌였고, 인도가 영국으로부터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벌였던 ‘스와데시’ 운동도 보이콧입니다.

한반도에서도 일제 식민지 시절 벌였던 ‘물산장려운동’도 아주 좋은 보이콧 사례로 들수 있습니다.

2분 경제사전. 진행에 양윤정입니다.

중국에서는 이른바 ‘신창타이’전략. 10%대의 고속경제성장은 지나갔고 지속적인 6%-7%중속 성장을 추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남한의 대 중국 무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남한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1992년 이후 지난해 9월까지 남한의 대중 무역 흑자 누적 액은 4799억 달러로 같은 기간 일본과의 무역에서 낸 적자 4579억 달러를 메우고도 남았습니다.

남한의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는 지난 2013년 이후 해마다 12%에서 15%씩 떨어지고 있는 추세인데요. 이러한 하향곡선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IT서비스와 온라인 쇼핑 등을 통한 중국의 내수시장 공략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런 공략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홍콩까지 포함하면 남한의 대중 무역의존도는 30% 정도로 너무 한 나라에 무역이 치우쳐 있다는 지적입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신흥국가와의 무역시장을 개척해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또 한 가지 방법은 남한의 내수시장을 늘리는 것인데요. 앞서 김영희 씨가 얘기 했던 것처럼 한 나라의 내수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인구 1억 이상이 되어야 하는데요. 남한과 북한의 인구를 합해봐야 1억에 못 미치는 상황에 남과 북은 머리를 맞대고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마지막 남은 경협사업마저 중단되어 앞으로 갈 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김영희의 경제 이야기.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