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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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 속 경제소식들을 살펴보는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입니다.

흔히들 광고는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하죠. 소비자들의 감성과 심리를 자극해 광고주가 생산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게 만드는 것. 마케팅이라는 말도 많이 쓰는데요.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공포와 두려움까지 동원해 소비자들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른바 공포 마케팅인데요. 오늘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에서 살펴봅니다.

남한과 같은 시장경제사회에서 살다보면 마케팅이라는 말을 참 많이 듣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자로부터 소비자 까지 원활하게 이전하는 과정 전반을 마케팅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생산자가 만든 제품이나 생산자의 회사를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는 행위를 마케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마케팅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사신이 생산한 제품이 경쟁사 제품보다 우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마케팅이 있는가 하면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걱정과 우려를 자극해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려는 방법도 있는데요. 이른바 공포 마케팅이라고 하죠. 한국산업은행 미래통일 사업본부 김영희 북한경제 팀장과 공포 마케팅에 대해 얘기해 봅니다.

이규상: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

김영희: 안녕하십니까?

이규상: 아마 북한에서는 마케팅이라는 말이나 개념이 없을 것 같은데요. 이것부터 짚고 넘어가 보죠. 마케팅이 무엇인가요?

김영희: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 마케팅은 판매 전략이죠. 다시 말해 상품을 생산자에서 소비자에 원활하게 이전하기 위한 비즈니스 활동을 말하고요. 소비자는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상품을 원하는 가격에 원하는 방법으로, 원하는 시기에 구입하고자 하죠. 그러면 생산자는 대량생산을 통한 표준화된 상품을 낮은 비용으로 빨리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고요. 이런 생산자와 소비자의 희망을 결합해서 능률적인 공급을 하는 것이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규상: 마케팅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상대방의 약점을 부각시키는 네거티브 마케팅,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을 통해 정보를 퍼뜨리는 ‘바이럴 마케팅’ 등... 여러 가지 가 있는데 공포 마케팅 이것은 어떤 방법인가요?

김영희: 공포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줘서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인데요. 이 때 공포라는 것은 건강이나 안전에 대한 위협, 타인으로 부터의 나의 평가와 이미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이런 것들이 될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소비자들에게 닥칠지 모르는 불안한 삶과 생활에 대한 불안감을 명확하게 지적하면서 그것을 예방하고 제어하는데 도움이 되는 상품을 소개해서 구매하도록 만드는 것이 공포 마케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규상: 최근 텔레비전 광고나 신문 광고를 보면 이런 공포 마케팅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어떤 예를 들 수 있을까요?

김영희: 우선 구강 청결 제 광고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엄마의 구취에 뽀뽀를 하지 않으려는 아이에 모습... 그리고 입 냄새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하는 노처녀의 이야기... 이런 것을 광고로 제작해서 사람들이 외면 받는 이유 중에 하나로 만듭니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입에서도 냄새가 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구취로 또 사람들의 미움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감에 결국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데요. 결국 공포 마케팅이 큰 역할을 한 샘이 되는 것이죠.

이규상: 보통 건강문제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많이 이용하는 것 같네요. 그런데 공포 마케팅의 소재가 이것뿐만이 아니죠. 어머니의 자식들에 대한 사랑. 이런 모성애를 이용한 공포 마케팅도 많이 볼 수 있죠?

김영희: 그렇습니다. 우리 어머님들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다른 이들이 하는 것은 다 하고 싶어 하죠. 옆집 아이가 고급유모차를 타면 우리 아이도 태우고 다니고 싶고 또 키가 크지 않을까봐 성장관련 약을 사서 먹이고 싶고 또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별의 별 것을 다 하죠. 이런 어머니들의 모성애를 이용해서 100만 원 이상이나 되는 유모차를 판매하고, 공부를 잘하는 약, 성장호르몬에 대한 광고... 이런 모성애를 이용한 공포 마케팅도 있습니다.

이규상: 아무리 공포감을 조성하는 광고라고 하지만 어떻게 들어보면 일리가 있는 얘기들 같기도 한데요. 소비자들이 이런 공포 마케팅에 넘어가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요?

김영희: 저도 아이들 고등학교 다닐 때 월 1500달러짜리 과외를 시켜본 적이 있는데요. 3개월만 과외를 하면 내신 성적을 쭉쭉 올릴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만약에 시키지 않으면 성적이 오르지 않아 대학진학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시킨 적이 있어요. 결과적으로 성적이 오르지는 않았죠. 만약에 3개월 안에 성적이 오른다면 공부 못하는 아이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바로 이것이 다른 집 아이들은 하는데 우리 아이들은 못한다는 어머니들의 잘못된 생각이 이런 공포 마케팅 넘어가게 되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이 들거든요. 결국 소비자들의 올바른 판단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규상: 이렇게 공포 마케팅이 늘고 있는 것을 보면 긍정적인 마케팅 보다 효과가 있다는 방증인 것 같은데요. 왜 이런 공포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잘 먹히는 것일까요?

김영희: 최근에 공포마케팅은 신체적 공포뿐만 아니라 사회적 공포도 유도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렇게 공포 마케팅이 먹히는 이유는 여기에 따르지 않을 경우 입을지도 모르는 신체적 위험, 사회적 불안정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규상: 이런 공포 마케팅이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곳도 없지는 않죠?

김영희: 네. 금연광고를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요즘 지상파에서 금연광고를 엄청나게 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보건복지부 광고인데요. 담배를 사러오는 손님이 “후두암하나 주세요.”, “폐암하나 주세요.” 이렇게 말하는데 사실 그것을 보면 섬뜩합니다. 흡연은 질병이고 금연은 치료라고 광고를 하니까, 금연을 하려는 사람들이 생기고는 있습니다. 여기서의 공포 마케팅은, 효율적인, 긍정적인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규상: 이런 공포 마케팅은 유통이나 생산 활동에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죠? 최근 보면 정치판에서도 이런 공포 마케팅이 많이 등장하지 않습니까?

김영희: 메르스 마케팅이나 국민연금 마케팅... 유권자들의 공포 심리를 유발시켜 상대방의 분노를 이끌어내는 정치인들의 공포마케팅도 정치판에서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규상: 최근 북한에서 나온 사진들을 보면 평양시내에도 광고판들의 한 두 개씩 등장하고 있는데, 북한의 광고, 마케팅은 어떤 성향을 띄고 있나요?

김영희: 과거 북한은 광고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요. 그것은 계획 생산을 통해 주민들에게 물품을 공급했기 때문에 광고를 안 해도 팔리지 않는 상품이 전혀 없었어요. 지금은 광고를 통해서 수요자가 많아지면 가격 흥정도 될 수 있고, 시장이 활발해 지면서 국영기업에서 나오는 제품들과 똑같은 짝퉁들이 싼 가격에 많이 나오기 때문에 광고를 하고 있는데요. 이것은 단지 수요자를 모아서 물건을 팔기위한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규상: 이런 광고나 마케팅. 자본주의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기도 한데요. 소비자들의 공포심과 불안감을 조성하는 이런 상업행위를 도덕적으로 용인해야 할까요?

김영희: 지나친 공포 마케팅은 정부 차원에서 자제하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와 함께 소비자들을 각성시키는 사업을 병행하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업이 살고 소비자가 살 수 있는 그런 방법을 잘 만들어 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규상: 치열한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긍정적인 메시지만 퍼뜨려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은다는 것이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공포와 두려움으로 소비를 하도록 하는 행위. 소비자들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 네. 감사합니다.

<2분경제사전: 시너지 효과>

'시너지 효과'

시너지 효과는 영어인 '시너지' 즉 협력 작용이란 말과 한국어 '효과'라는 말을 합쳐 놓은 것으로 '상승효과'라는 뜻입니다.

하나와 하나를 더하면 둘이라는 산술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하나와 하나를 합쳐 둘 이상의 결과를 가져오는 효과를 '시너지 효과'라고 합니다.

'시너지 효과'는 경제용어로도 자주 사용되는데요. 서로 다른 두 회사가 협력해 독자적으로 일할 때 보다 더 큰 수익을 발생 하는 것을 시너지 효과라고 합니다.

한 예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과 유통을 담당하는 기업이 각각의 전문지식을 공동으로 이용해 그 효과를 극대화 시킬 때, 이것을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 라고 말합니다.

한반도 전문가들도 남북한 문제에 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많이 얘기하는데요. 남북이 통일되어 경제가 결합할 경우 남한은 더 큰 내수시장을 확보 할 수 있고 또 북한은 부족한 물자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양쪽이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2분 경제사전. 진행에 양윤정 입니다.

남한 사람들은 그 어느 나라 사람들 보다 건강과 먹 거리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이 공포 마켓의 도구로 자주 사용되고는 하는데요.

최근 중남미 지역에서 시작된 지카 바이러스가 아시아 지역으로 번지자 대중들의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는데요. 이 틈을 놓칠라 일부 양심 없는 건강관련업체들은 공포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습니다.

한 건강식품업체는 자기네 회사 제품을 복용하면 면역력이 높아져 지카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다는 광고를 내는가 하며, 한 소독업체는 모기가 나오지 않는 겨울에 '친환경 소독 액으로 지카 바이러스를 퇴치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내고 있습니다.

가장 기가 막힌 광고는 한 침대 회사의 광고인데요. 이 회사는 지카 바이러스에 걸리면 사망할 수도 있다면서, 흙으로 만든 자기네 회사 침대를 사용하면 병원균을 차단하고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3년 중국에 SARS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이 퍼지고 있을 때, 한국 사람들은 김치를 먹기 때문에 SARS에 걸리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아 남한과 북한의 김치 생산업체들이 대박을 터뜨린 적이 있었죠.

SARS 뿐만 아니라 광우병, 메르스 등 각종 질병들로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을 때, 양심업는 업주들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합니다.

정부나 소비자 단체들은 이런 비양심적인 업주들의 공포 마케팅에 대해 경고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처벌도 하고 있지만, 결국 공포 마케팅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 스스로가 경각심을 가지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김영희의 경제 이야기,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