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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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 속 경제 소식들을 살펴보는 김영희의 경제이야기 시간입니다.

브렉시트로 전 세계 경제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브렉시트는 브리튼과 엑시트의 합성어로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 한다는 얘기입니다. 브렉시트의 파장이 얼마나 크기에 전 세계 경제가 술렁이고 있는 것일까요? 오늘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에서 살펴봅니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 언론들은 브렉시트라는 말을 자주 언급해 왔습니다. 영국 내부에서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여론이 확대되고는 있었지만, 설마 영국이 실제로 유럽연합에서 나올까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3일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결국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기로 결정을 지었습니다. 이것을 바라보고 있던 전 세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는데요. 과연 브렉시트가 앞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한국산업은행 미래통일 사업본부의 김영희 북한경제 팀장과 알아봅니다.

이규상: 안녕하세요? 김 선생님.

김영희: 네. 안녕하세요.

이규상: 결국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결정을 했네요.

김영희: 네. 그렇습니다. 지난 24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 개표가 끝났는데요. 영국 국민 51.9%가 탈퇴를 지지했고 48.1%가 유럽연합 잔류를 지지했습니다. 탈퇴표가 더 많았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이 났거든요. 영국이 이런 결정을 내리면서 파이낸셜 타임즈는 100명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조사해 봤어요. 이렇게 조사를 해 봤더니 영국의 경제학자 75%이상이 탈퇴가 영국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영국 대외관계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최소 수년간 투자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을 했고요. 그리고 유럽시장에서 영국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되고, 특히 서비스업 부분의 하락 폭이 클 것으로 예상했고요. 또 해외 직접투자와 이민자들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경제가 침체할 것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규상: 영국은 왜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기를 원했던 거죠?

김영희: 영국은 전통적인 대영제국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강한 나라입니다. 그리고 유럽통합에 대한 회의적인 국민정서가 있었고요. 이런 정서 속에서 최근 유로존의 경제침체, 대규모 이민자 유입 이런 것이 발생하면서 위기의식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어요. 지난해에만 영국으로 들어온 이민자의 수가 33만 명입니다. 영국 국민들은 이들이 들어와 영국 고유의 문화가 사라진다. 또 이민자들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진다, 임금이 하락한다. 또 주택가격도 급등한다... 이렇게 이민자들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거든요. 그리고 유럽연합에 매년 분담금을 지불하는데, 그 규모가 313억 달러 정도나 되요. 이것을 가지고 영국 국민들의 복지 신성장 동력에 등에 투자하면 우리가 더 잘 살 수 있다. 그런데 왜 유럽연합에 분담금을 지불해야 되느냐 하는 정서도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규상: 사실 유럽연합 회원국들 가운데 탈퇴를 고려했던 나라가 영국이 처음은 아니지 않습니까? 가장 최근에도 그리스가 유럽연합 탈퇴를 고려했잖아요? 그 때와 지금은 어떻게 다른 거죠?

김영희: 그리스의 경우는 구제금융과 관련해서 채권단과의 부채 탕감, 그리고 채권단의 미집행 금액에 대한 조속한 집행... 이런 것 때문에 유럽연합 탈퇴를 꺼내 들었어요. 영국의 브렉시트와는 완전히 다른 이유죠.

이규상: 영국인들은 당장 브렉시트로 닥쳐올 경제적 파장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데요. 지금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나요?

김영희: 지금 영국은 브렉시트의 상당한 후 폭풍을 맞고 있죠. 투표결과를 받아드리지 못한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서 재투표를 주장하고 있고, 지지자들은 결과를 받아들일것을 요구하면서 사회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브렉시트 반대를 주도했던 캐머런 영국총리는 사퇴의사를 밝혔고요. 그리고 파운드가 급락하니까 금융시장이 혼란되고 또 대영 금융사들이 런던을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고. 영국 전반이 사분오열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영국의 브렉시트를 통해서 프랑스의 EU탈퇴론이 높아지면서 유럽연합 국가들의 도미노 탈퇴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규상: 영국이 비록 유럽연합에 속해 있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화폐를 유로를 사용하던 것이 아니라 파운드화를 사용해 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이런 경제적 파장이 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영희: 네. 유럽 연합국가들은 다 유로를 사용했죠. 그러나 영국만큼은 계속 파운드를 고집했는데요. 영국이 유로화를 반대한 것은 국제금융에서 파운드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그 영향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자국의 화폐를 지키고 싶기도 하고 또 과거 대영제국의 역사와 자부심이 화폐에 숨어 있었기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이렇게 영국이 자국화폐로 파운드화를 사용하지만, 브렉시트로 인한 영국 발 금융위기 가능성 세계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서 세계금융시장에서 파운드화의 가치가 198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일본의 엔화는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습니다.

이규상: 지금 이곳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언론들이 브렉시트로 인한 파장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는데요. 남한 언론들도 마찬가지죠? 남한 같은 경우는 유럽연합 회원국도 아닌데 왜 이런 브렉시트에 민감해 하는 것인가요?

김영희: 영국의 EU탈퇴가 남한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서 남한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남한은 유럽연합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었는데요. 영국에서는 그 효력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관세부담이 부활되면서 영국으로의 제품수출이 단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고요.

이규상: 남한 국민들이 당장 보게 될 경제적 영향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김영희: 두 가지로 말씀 드릴 수 있는데요. 하나는 유럽연합에 대한 수출 감소이고요. 다른 하나는 외국인들의 자금유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인해서 국내경기 침체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있고요. 남한의 대외경제 연구원이 ‘브렉시트의 경제적 영향과 정책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어요. 이것을 보면 영국과의 교역에서 관세 체계 그리고 세관 행정부의 부재... 이런 것으로 인해서 혼란이 야기되고, 이로부터 남한과 영국, 남한과 EU간의 무역이 위축될 수 있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규상: 북한은 워낙 경제가 국제사회와 고립되어 있어서 외부의 경제적 영향에 상당히 둔감한 편인데, 브렉시트가 북한에 미치는 영향도 있을까요?

김영희: 북한은 국제금융시장과 거리가 멀고 또 유럽연합의 기업인들과의 거래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 역시도 크지 않기 때문에 북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저는 보고 있거든요. 다만 영국이 북한과 하고 있는 교류가 있어요. 북한의 영어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서 영어교육을 하거나 또 북한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교육, 또 경제훈련워크숍, 북한 병원에 대한 인도적 지원... 이런 교류가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이 브렉시트로 인해서 경기가 침체된다면 이런 교류들이 점차 축소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규상: 지금 전 세계 경제가 겨우 불경기에서 벗어나는 상황인데, 이번 브렉시트 사태가 경제를 다시 침체시키는 것은 아닐까요?

김영희: 네. 영국의 브렉시트로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세계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들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영국의 EU탈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들의 탈퇴가 이어지고, 이로부터 EU가 분열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영국이 EU와 분리절차를 밟으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이로부터 브렉시트가 경제를 다시 침체시키는 것이 아닐까 우려되는 부분이거든요.

이규상: 북한에 계신 청취자들께서는 이번 브렉시트 사태가 머나먼 나라의 다른 사람의 일로 들리실지 모르지면 요즘 세계경제가 그렇지가 않습니다. 나라와 나라간의 경제관계가 거미줄처럼 촘촘히 엮여 있어서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북한에는 브렉시트가 어떤 현상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네요.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 네. 고맙습니다.

<2분경제사전: 디폴트(default)>

'디폴트(default)'

디폴트는 한 나라가 외국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국가부도가 난 상황을 말합니다.

최근 그리스의 금융위기 사태와 관련해 이 ‘디폴트’라는 말이 자주 언론에 나오는데요.

국가가 외국에서 들여온 빚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계약된 상환기간 내에 갚지 못해 부도상황에 이르는 것으로 ‘채무불이행’이라고도 부릅니다.

‘디폴트’란 말은 ‘모라토리엄’이란 말과 같이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모라토리엄’은 돈을 갚지 못할 상황에 빠져 있지만, 일시적으로 지불을 유예하겠다. 다시 말해 나중에 돈을 갚겠다는 얘기이고, ‘디폴트’는 아예 돈을 갚을 능력과 의지가 없다는 말입니다.

한 나라가 ‘디폴트’ 선언을 하게 되면 그 나라의 신용등급은 하락하게 되고 앞으로 외국에서 돈을 빌려다 쓸 수 없게 됩니다. 돈을 빌려 쓸 수 있다고 하더라도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더 큰 부담을 안게 되는 것입니다.

북한은 70년대와 80년대, 외국으로부터 약10억 달러에 이르는 빚을 들여왔는데 경제가 망가지면서 결국 1984년 ‘디폴트’ 선언을 해 아직까지도 신용불량국가라는 낙인이 찍혀 있습니다.

2분 경제사전. 양윤정입니다.

영국이 유럽연합탈퇴를 결정한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영국 내에서는 브렉시트 투표 결과를 불복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투표가 끝나자 마자 하루만에 260만 영국 국민들이 재투표 청원에 서명을 했고,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길 거리로 몰려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영국의 브렉시트 재 투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캐머런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투표 결과에 대한 의문은 있을 수 없으며, 영국의 결정이 존중돼야 한다는 데 내각이 동이 했다며 재투표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캐머런 총리는 그러나 영국이 유럽연합과의 탈퇴협상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며, 탈퇴 시점은 영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영국이 정확히 언제쯤 유럽연합에서 완전히 벗어날 지는 확실치 않지만, 브렉시트로 인한 경제적 파장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희의 경제이야기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