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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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속 경제소식들을 살펴보는 김영희의 경제이야기 시간입니다. 한반도를 흔히들 금수강산이라고 부르죠. 비단에 수를 놓은 것 처럼 산천이 아름답다는 뜻인데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어 구경할 거리가 참 많습니다. 하지만 국토면적이 좁다보니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수 있는 땅이 별로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남한 정부가 새로운 관광길을 열었다고 하는데요. 일명 '코리아 둘레길'입니다. 오늘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에서 살펴봅니다.

관광산업을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부르죠. 많은 투자와 오염 없이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산업. 중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에 힘입어 남한의 관광 사업이 호황을 누리다가 중국의 경기침체로 관광객들이 줄어들고 또 일본의 엔저현상으로 많은 관광객들을 일본으로 빼앗기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남한 정부는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들을 다시 한국으로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일환의 하나가 '코리아 둘레길'이라는 것인데요.

총 길이 4500킬로미터의 도보관광, 즉 걸어서 구경할 수 있는 관광 코스를 개발한다는 구상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한국산업은행 미래통일 사업본부 김영희 북한경제 팀장과 살펴봅니다.

이규상: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

김영희: 안녕하십니까.

이규상: 남한 정부가 지난주 '코리아 둘레길'이라는 새로운 관광 개발 사업을 발표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소개를 해 주시죠.

김영희: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 서해, 남해 그리고 남북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 접경 둘레를 잇는 사업입니다. 다시 말해 한반도 남한지역 둘레 4500킬로미터를 이어서 걸을 수 있게 하는 둘레길인데요. 이것을 관광 사업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동해 길은 해파람 길이라고 이름을 지었고요. 서해 쪽은 서해안 길, 남해 쪽은 남해안길, 비무장 지대 쪽은 평화누리 길로 조성할 계획이고요. 남한 정부는 코리아 둘레길을 통해서 외국인인 연간 550만명이 방문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또 여기에서 7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규상: 이런 형태의 관광자원개발은 처음 있는 것은 아니죠. 남한의 제주도에도 이와 비슷한 관광상품이 있지 않습니까?

김영희: 네. 비슷한 관광 상품이 제주도에도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이것을 올레길이라고 하더라고요. 올레라는 것은 제주도의 방언이라고 합니다. 좁은 골목이라는 뜻인데요. 저도 제주도에 갔을 때 올레길을 따라서 자연을 감상하며 두시간 정도 걸은 적이 있어요. 제주도에 올레길이 21개 코스가 있는데, 외곽을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이어져 있습니다.

이규상: 그런데 남한 정부는 이번 '코리아 둘레길' 조성으로 연간 7억달러 가까운 경제효과를 기대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관광수익을 올리겠다는 것인가요?

김영희: 둘레길만 잘 만들어서는 관광수익을 올리기 어렵죠. 관광 인프라, 관관시설들도 잘 되어 있어야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고요. 그래서 정부가 하고 있는 것이 강원도와 부산 그리고 제주 지역에서 공유민박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국인들과 동남아 관광객들을 위해서 맞춤형 관광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담 관광 안내 통역사가 배치가 되어야겠죠. 이런 부분도 정부가 계획하고 있고. 이런 것을 통해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유치하는 것과 동시에 이 사람들의 주머니돈을 많이 사용하게 만들어야 관광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거기에 맞는 관광상품을 잘 만들어 내자는 쪽으로 의견들이 많이 모여지고 있습니다.

이규상: 남한 정부는 또 연간 550만 명의 방문자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 정도의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관광관련 일자리도 많이 창출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김영희: 아무래도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관광지를 꾸리다 보면 일자리가 어느 정도 창출되는 것은 맞습니다. 관광 상품이 새로 나오고 관광객이 늘어나다 보면 관광안내사라던가, 또 통역사라던가, 그리고 이것이 비록 걷는 여행이지만 어느 정도는 버스도 타고 가야 하기 때문에 특히 서울 지역 등에서는 버스 운전사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요. 그리고 또 숙박업도 생길 것이고요. 둘레길 마다... 음식업도 생길 것이고... 기념품 판매 매장 등도 생길 것이고. 그런 곳에 일자리가 많이 창출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규상: '코리아 둘레길'의 여행길을 보면 남북을 가르는 군사분계선을 따라서 여행을 하는 곳도 있는데요. 외국인들이 불안 해 하지 않을까요?

김영희: 제가 남한에 입국해서 판문점을 세 번 다녀왔거든요. 거기서 외국인들을 목격한 적이 있어요. 판문점에도 외국인들이 방문하고 있다는 거죠. 남한 관광공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유명 관광지 말고 특별하게 선호하는 관광지가 어디인지 물었더니 비무장지대와 판문점이라는 결론이 나왔어요. 비무장지대와 판문점은 남한에서만 볼 수 있는 관광지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아주 선호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임진각, 통일대교, 도라산 전망대, 통일마을 등 비무장지대에서 이런 관광들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사실은 비무장지대에서 지금까지 이런 관광이 이뤄지고 있지만 문제가 발생한 적은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크게 불안해 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른 곳 보다는 치안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려는 할 것입니다. 그러나 판문점이나 비무장지대는 북한쪽에서도 볼 수는 있지만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여행은 어려우니까, 남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관광이기 때문에 그래도 외국인 관광객들 끌어 모으는 데는 적지 않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규상: 남북 간의 분단 상황이 외국인들에게는 관심사군요. 그런데 북한에도 이렇게 걸어서 여행을 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이 있나요?

김영희: 북한에는 걸어서 하는 여행상품은 없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북한이 중국 사람들에게 자전거 관광 상품을 내놓은 적은 있어요. 중국 사람들이 중국의 투먼시를 출발해서 북한의 함경북도 온성군의 남양으로 건너가는 것이죠. 그렇게 건너가서 남양의 기차역이나 열사기념비, 김일성 동상 등을 둘러보고 남양시장에 들러서 북한 음식을 맛보고 3시간동안 북한에 머물며 둘러보는 자전거 관광 상품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것 같은 경우는 그나마 북-중 접경에서만 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이었는데, 이것도 중국 사람들에게만 개방을 했지 다른 외국인들에게는 개방을 안했습니다. 제한된 지역에서만 관광하도록 했고요. 이런 것을 놓고 봤을 때 앞으로 걸어서 할 수 있는 관광 상품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예측을 해 볼 수 가 있습니다.

이규상: 북한도 얼마 전부터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해서 새로운 관광코스를 개발하고 외국인 유치를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렇게 외부인들이 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은 아직 기대할 수 없겠죠?

김영희: 중국 사람들을 제외한 다른 외국인들이 북한 내부를 자동차로 마음대로 다닐 수 있게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중국 사람들은 북한의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고, 북-중 국경의 중국 사람들은 매일 북한 쪽으로 장사를 하러 다니기 때문에 조선족이나 중국 한족들 에게는 북한의 치부를 보이는데 좀 관대하죠. 하지만 외국인들이 여기저기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하면 북한의 이모저모를 카메라에 담아서 체제를 비난하는 내용들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를 하고 하면 자국의 이미지를 실추한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걷기관광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금강산이나 원산 같은 자연경관을 보거나 북한이 지정한 코스를 따라서 관광하는 상품들에 국한할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 외국인들이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것은 북한으로서는 사실 부담스럽죠.

이규상: '코리아 둘레길' 관광길을 보면 남한의 해변가를 따라서 돌고 또 비무장지대 남쪽을 돌도록 되어 있는데요. 이 지도를 보면서 이 길이 북쪽까지 트이면 얼마나 볼거리가 많겠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영희: 그렇습니다. 지금처럼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풀려서 비무장지대에 DMZ 평화공원이 조성되고 그것을 질러서 북한 금강산, 원산 쪽으로 여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리고 지금은 남한 쪽을 잇는 둘레길 이지만 북쪽의 둘레길 까지 모두 잇는다면 남과 북의 관광수익이 모두 증가하지 않을까... 그래서 남과 북 다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고요. 북한쪽도 원산, 금강산뿐만 아니라, 걸어서 장진호, 칠보산, 백두산 등 볼거리가 참 많거든요. 앞으로 남북관계가 풀려서 남북한을 잇는 이런 한반도 둘레길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규상: 네. '코리아 둘레길' 조성이 끝나면 꼭 한번 돌아보고 싶은 관광지인 것 같습니다.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 네. 고맙습니다.

<2분 경제사전: 면세점>

'면세점'

면세점은 외화 획득이나 외국인 여행자들의 편의를 위해 공항이나 시내에 설치한 비과세 상점을 말합니다. 외국이나 국내 공항 대합실에 영어로 '듀티 프리(Duty Free)'라고 이름이 붙은 상점들이 바로 면세점들인데요.

면세점은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지불해야 하는 소비세와 주세 그리고 수입관세 등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물건 값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면세점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여행을 위해 떠나는 국내인 들이나 해당 국가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공항이나 시내에 있는 면세점을 사용할 수 있는데요. 소비자들이 면세점에서 많이 사는 물건들은 개별 소비세가 많이 붙는 명품이나 술, 담배, 화장품 등이 있습니다.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한도도 정해져 있는데요. 보통 술은 1리터짜리 한 병, 담배는 한 보루 또 향수 같은 것은 60미리 리터 이내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면세점 매출액 1위는 남한의 인천공항인데요. 인천공항 면세점은 규모와 화려함이 전 세계 어느 면세점보다 앞서고 있어서 외국인 관광객,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2분 경제사전 진행에 양윤정입니다.

남한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코리아 둘레길'의 원조는 제주도에 있는 '올레길'입니다.

올레길이 조성된 것은 불과 10년 정도인데요. 제주도는 올레길에 대한 홍보와 개발을 통해 제주도관광에 다시 불을 지피는 한편 남한 전역에 걸어서 구경하는 관광지 개발 열풍을 가져왔습니다.

사실 제주도의 올레길도 스페인에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는데요.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수는 한해 27만 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는데 한 해 동안 제주도 올레길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는 11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추진되고 있는 '코리아 둘레길'도 올레길의 성공을 이어받을 수 있을 지 기대됩니다. 만약 남북을 잇는 둘레길이 개발 된다면 성공은 보장된 것일 텐데 말입니다.

김영희의 경제이야기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