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 금강산 전문 사진작가

이정수 금강산 전문 사진작가
이정수 금강산 전문 사진작가 (RFA PHOTO/ 노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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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한반도 민속명절인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한 주 후면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금강산에서 열리는데요. 관광 중단으로 5년 넘게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가을 금강산도 기대됩니다. 그래서 이번 주는 금강산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10여 년동안 금강산의 사계절을 카메라에 담아 온 전문 사진작가 이정수 씨를 만나봤습니다. 이 작가는 남한 사람으로는 드물게 금강산을 100여 차례나 방문했습니다.

기자: 작가님, 안녕하세요?

이정수: 네, 안녕하세요.

기자: 먼저 근황이 궁금합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요?

이정수: 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금강산에 못 가는 아쉬움에 요즘엔 북한산 사계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기자: 올해로 벌써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5년째입니다. 금강산 많이 그립죠?

이정수: 많이 그립죠. 생각해 보니까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도 벌써 5년하고도 몇 개월이 지났네요.

기자: 남한 사람으로는 금강산에 가장 많이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몇 번 다녀오셨나요?

이정수: 정확히 제가 몇 회라고 기억할 순 없는데요. 10년간 100회 이상은 다녀왔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렇게 많이 다니셨는데도 볼 때마다 새롭고 그렇습니까?

이정수: 그럼요. 자연은 볼 때마다 다 다릅니다. 아침에 보는 금강산, 정오에 보는 금강산, 그리고 석양 때 보는 금강산 시간대별로 다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고 또 가도 지겹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마치 하루 세 끼를 매일 반복해서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처럼 자연의 오묘한 자태는 늘 봐도 싫증이 안 납니다.

기자: 그러면 금강산 최고봉인 비로봉도 올라가 보셨겠네요?

이정수: 금강산 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의 도움을 받아 답사 차원에서 갈 기회가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때 백두산에 가야 하는 일이 생겨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아쉽습니다.

기자: 그때 백두산은 북한을 통해 들어갔나요. 아니면 중국을 통해 들어갔나요?

기자: 백두산은 그동안 중국을 통해서 수차례 다녀왔고요. 그때 당시엔 통일부와 문화관광부 등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평양에서 삼지연으로 가서 올라갔습니다.

기자: 금강산의 매력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이정수: 지구상에는 수 많은 산이 있지만, 금강산이나 설악산은 계절별로 변모를 합니다. 봄엔 금강, 여름엔 봉래, 가을엔 풍악, 그리고 겨울엔 개골과 설봉. 이처럼 금강산은 계절에 따라 다른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강산은 우리의 보배이며 하늘이 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금강산에서 작가님이 특별히 즐겨 찍는 명소가 있다면 어디이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정수: 금강산은 크게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으로 구분해서 볼 수 있습니다. 전체 22개 코스로 돼 있는데, 그 중 제가 즐겨찾는 곳은 동서남북으로 아름다운 금강산을 바라볼 수 있는 세정봉과 신선들이 모여든다는 집선봉, 동석동 계곡이 있고요. 그리고 천태만상을 볼수 있는 만물상, 또 계곡미가 넘치는 구룡연 코스 중에는 상팔담 등에 자주 카메라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기자: 금강산만 10년 넘게 사진을 찍었는데, 특별히 사연이 있습니까? 금강산 전문 사진작가로 살아가는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이정수: 금강산은 그야말로 말만 들었지 반세기 동안 막혀서 ‘그림의 떡’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분단 반세기만에 열리게 됐잖아요. 조선시대 때 명화를 남긴 겸제 정선이라든지 단원 김홍도, 또 일제 때 수많은 화가나 음악가들, 그리고 문장가들이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표현했습니다. 저 역시 미술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금강산의 사계를 작품으로 남겨야 하겠다는 일념하에 금강산을 계절별로 수없이 다니게 됐습니다.

기자: 금강산에서 일하는 북측 안내원들도 작가님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북측 안내원에 대한 추억이 있으면 하나만 소개해주세요.

이정수: 금강산에는 해설원겸 안내원들이 있는데요. 그야말로 봉우리 봉우리 자연 하나 하나를 모두 머리 속에 외우고 자세히 안내해 줍니다. 특히 백순희 선생과 엄영실 선생이 가장 많이 생각이 나는데요. 제가 코스 등 여러 가지를 물어보면 언제나 친절하게 답해주었고, 때론 작품 활동에 필요한 조언도 해주고 그랬습니다.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그러면 그 분들은 작가님과 함께 10년 동안 쭉 같이 지내신 건가요?

이정수: 그렇죠. 거의 10여 년을 대하면서 산행도 자주 하고 그 때마다 관련된 설명도 해주고 그랬습니다.

기자: 끝으로 남북교류가 다시 활발하게 되고, 북한의 또 다른 명산이 개방된다면 가장 먼저 가고 싶은 산은 어디입니까?

이정수: 개인적으로 백두산 기슭에 있는 개마고원과 함경북도 명천에 있는 칠보산이 가장 가고 싶습니다. 거기는 생태계가 거의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말그대로 자연의 보고입니다. 그래서 개마고원과 칠보산의 사계를 제가 직접 가서 카메라로 찍어 작품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기자: 그러면 지금까지 칠보산에는 가보진 못했습니까?

이정수: 네, 그렇죠. 묘향산이나 백두산은 답사 차원에서 여러 번 다녀왔는데, 칠보산은 아직 가본적이 없습니다. 북측 안내원들은 저한테 자주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선생님, 금강산처럼 백두산 등 다른 산들도 아름다운 사계를 만들어보세요.” 당시 그 말을 들으면서 저도 흐뭇했죠.

기자: 앞으로 10월 2일 금강산 현지에서 남북 실무회담이 열릴 것 같은데 실무 회담이 잘 돼서 금강산이 다시 열리고,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다른 명산들도 개방돼 가볼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남북교류와 사람들, 지금까지 이정수 금강산 전문 사진작가를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작가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정수: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