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현섭 ‘함께나누는세상’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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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만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원되는 양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취약계층을 돌본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오늘은 남북평화재단에 있는 '함께 나누는 세상'의 방현섭 사무국장을 만나 그간 활동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방현섭: 네, 안녕하세요.

기자: 먼저 <함께 나누는 세상>이 이 어떤 단체인지 간략히 소개해주시겠습니까?

방현섭: 네, 우리 단체의 정식 명칭은 <남북평화재단의 함께 나누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남북평화재단을 먼저 설명해 드리고 <함께 나누는 세상>도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남북평화재단은 2007년에 창립했고요. 이름 그대로 남북문제, 즉 통일 평화문제와 더불어 대북인도지원문제를 주로 다루는데요. 이 안에서 '함께 나누는 세상'(함나세)은 특별히 북한의 영유아들을 위해 우유와 분유 등을 보내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함나세는 2009년에 결성됐습니다.

기자: 남북관계가 어려운 작년에도 '함나세'는 대북지원사업을 몇 차례 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물자들을 보냈습니까?

방현섭: 2010년에는 34번에 걸쳐 우유와 분유를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연평도 포격사태 이후 인도지원이 제한되면서 매년 1~2회로 줄었습니다. 그때 당시 지원한 물자는 대부분 밀가루와 전지분유였습니다. 최근에는 작년 9월에 전지분유 5톤을 한 번 보냈고요. 또 작년 말에 통일부의 승인을 받아 바로 지난주에 전지분유 5톤을 인천항을 통해 북쪽으로 보냈습니다.

기자: 방금 전지분유라고 했는데, 전지분유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방현섭: 우유를 그대로 건조시켜 분말로 만든 건데요. 분말우유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온전할 전(全)자를 써서 전유의 성분을 그대로 둔 채 말려서 가루로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탈지분유라는 것도 있습니다. 이것은 우유에서 지방을 분리, 제거하고 건조한 것인데요. 지금 저희는 전지분유만 보내고 있습니다.

기자: 지원 물자는 주로 북한의 어느 기관에 보내집니까?

방현섭: 민족화해협의회입니다. 줄여서 민화협이라고 하는데요. 주로 여기랑 사업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민화협을 통해서 최종적으로는 남포육아원, 남포산원, 남포소아병원, 유치원과 탁아소 등에 보내고 있습니다.

기자: 그러니까 주로 남포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집중적으로 보내고 있군요?

방현섭: 네, 그렇습니다.

기자: 지원 물품에 대해 분배 확인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방현섭: 사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전지분유의 경우 따로 모니터링을 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왜냐하면 전지분유는 영유아 전용 물품이라고 해서 다른 곳에서 사용될 것으로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들어선 우유, 분유도 모니터링을 요구했습니다. 보통은 물자를 보내면 1개월 후면 분배가 이뤄지는데요. 민화협과 사전에 협의해서 우리가 지원하는 최종 수혜 기관에 직접 가서 분배 확인을 합니다. 우리가 보낸 물품이 실제로 거기에 도착해 있는지, 혹은 가공과정을 거쳐 사용되고 있는지 하는 것들을 보고 옵니다.

기자: 대북 인도적 지원의 경우 재원 마련이 무척 중요한데요. <함께 나누는 세상>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방현섭: 우리는 남북관계가 안 좋을 때 시작해서 정부의 남북협력기금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적으로 후원자들의 기금으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월 5천원~3만원씩 후원하는 개인회원이 있고요. 또 기업회원 등도 꾸준하게 돈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되면서 최근에는 후원금이 약간 줄었습니다.

기자: 그리고 인천시와도 협약을 맺고 대북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방현섭: 그런데 인천시와 실제적인 사업을 벌인 것은 영유아지원을 위한 우유, 분유 보내기 사업기금 1억 원을 받아 집행하는 것이 유일합니다.

기자: 그게 언제죠?

방현섭: 2010년입니다. 공교롭게도 그때가 5.24대북조치가 취해진 해인데요. 우리 정부가 5.24조치를 들어 지방자치단체의 대북지원기금 지출을 금지하는 바람에 더 이상 사업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딱 한 번 받아 북한을 지원했는데요. 실질적으로 그게 마지막 협약사업이 됐습니다. 앞으로 정부의 제한조치가 풀리면 협력이 또 재개되리라 믿습니다.

기자: 새해 들어 남북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큰데요. 이 부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방현섭: 이명박 정부 때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지난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 뭔가 달라질 거로 생각했는데, 저희가 기대한 만큼 채워지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후반기로 넘어오면서 조금씩 풀렸지만, 저는 여전히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대북 인도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대부분의 단체가 동의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최소한 6월 지방선거까지 가지 않겠느냐는 것이 분위기입니다. 이런 예측이 나오는 것 자체가 이미 대북인도지원이 정치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참으로 아쉽죠. 방금 기대감에 대해서 물어보셨는데, 특별히 어떤 기대감을 갖기보다는 그저 대북 인도적 지원이 활성화되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올해 사업 계획 말씀해주세요?

방현섭: 아시다시피 대북 인도지원 사업이라는 것이 항상 가변적이잖아요. 남한 정부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의 상황도 있습니다. 한쪽이 전향적이라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양쪽 당국이 모두 인도적 지원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 입장에서 올해 사업계획이라는 것이 우리가 계획하고 추진한다고 그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그저 기회가 될 때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지원 사업을 한다는 계획 외에는 세우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기본적으로 북측과 합의했던 3개월에 한 번씩 전지분유 5톤을 지원하는 것만이라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남북교류와 사람들, 오늘은 <함께 나누는 세상>의 방현섭 사무국장을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국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방현섭: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