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구 영통포럼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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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도 남북 간의 불교 교류는 금강산 신계사와 개성 영통사에서 합동법회를 여는 등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앞서 개성 영통사의 복원사업은 대한불교천태종과 함께 민간단체 영통포럼이 주도해 이끌었습니다. 이어 영통포럼은 천태종과 함께 2007년 6월부터 3개월간 '개성 영통사 성지순례'를 추진했습니다. 겉으론 남한 주민들이 개성 영통사를 방문한다는 사업이었지만, 선죽교와 고려성균관 등 북한 유적지까지 둘러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남북 문화교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개성문화탐방은 현대아산의 개성관광과의 중복성 논란으로 갑자기 중단해야 했습니다. 이후 더 이상 남북 문화교류를 이어가지 못했는데요. 지금은 남북관계 악화로 문화교류를 잠시 접고 탈북자들의 한국 정착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통포럼은 아울러 나중에 남북 간의 문화교류가 이어질 때를 대비해 토론회 등을 통해 관련 사업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이태구 영통포럼 사무총장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사무총장님, 안녕하세요?

이태구: 네, 반갑습니다.

기자: 영통포럼은 언제 설립됐나요?

이태구: 저희 단체는 2006년에 시작해서 2007년에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기자: 영통포럼이 가장 먼저 했던 사업이 개성 영통사 성지순례였죠?

이태구: 네, 그렇습니다. 남북문화교류로서 영통사 답사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단순히 성지순례가 아닌 역사문화탐방 차원에서 했던 겁니다. 처음에는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당시 저희 개성역사탐방은 대기업의 관광 사업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 갈등을 빚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소신껏 했습니다.

기자: 북한과 합의를 해 진행됐던 영통사 답사는 천태종과 함께했던 거죠?

이태구: 영통사가 천태종이 처음 시작된 성지인 만큼 당연히 천태종의 승인 아래 했죠. 그 당시 남북 간의 주민들이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저희 답사가 북한의 실상을 볼 수 있고, 또 주민들을 보는 좋은 기회였다고 봅니다.

기자: 그러나 결국 이 사업은 정례화가 되지 못하고 중단되고 말았는데요. 사업이 중단된 결정적인 이유는 뭐였습니까?

이태구: 사업은 처음엔 생각외로 잘 됐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중단되었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국내 대기업이 진행한 개성관광과의 중복 문제, 그리고 순수 민간끼리의 교류이다 보니 양측 정부로부터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해 사업을 계속 이어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기자: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성지순례 사업을 다시 하실 의향이 있으신지요?

이태구: 당연히 다시 진행해야죠. 남북교류 활성화를 통해 통일을 앞당기자는 것이 저희 영통포럼의 설립 목적이기도 하고요.

기자: 영통포럼이 추구하고 있는 남북 문화교류의 의미,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태구: 남북 문화교류는 정말 큰 데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양측 주민들의 삶을 알아가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보고요. 오랜 시간을 떨어져 살다 보면 문화적 차이도 생기는 거 아닙니까. 그 차이를 확인하고 알아가자는 거죠. 그리고 지금 한국에 나와 있는 탈북자들을 잘 양성해 이들을 통해 북한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영통사 답사 외에도 생각하고 있는 북한 문화탐방 지역 있습니까?

이태구: 사실 휴전선과 가깝고, 개성공단 등으로 인해 개성에 가기가 쉬워서 개성 문화탐방을 추진했던 거고요. 만약 남북관계가 좋아져 기회가 생긴다면 평양을 비롯해 깊이 함경도 지역에도 가 보고 싶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호주 시민권자나 미국 시민권자들을 통해서 북한 현지와 연락을 취해 교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자: 현재 한국 내에서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요?

이태구: 지금 탈북자들을 교육하고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통일되면 북한 지역에 가서 이분들이 해야 할 일들이 또 많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물질적으로 이들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과 함께하고 우리 남한 주민들과의 많은 접촉을 통해 사랑을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돼 관련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현재 영통포럼이 탈북자 정착지원사업도 벌이고 있는데요. 탈북자 정착지원을 하게 되면 향후 북한과 문화교류를 하는 데 불편하지 않을까요?

이태구: 그런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더 이상 대결과 반목이 아니라, 통일을 향한 발전적 관계로 정립되어 나간다면 탈북자 정착지원이 더는 남북교류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요. 또 설령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이겨 나가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향후 사업 계획 듣겠습니다.

이태구: 탈북자들이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해서 남북통일이 되었을 때 그들이 실질적인 남북통일의 가교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영통포럼의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남한과 북한이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하는 일인데요. 남한 사회에 북한 문화를 올바로 알려주고, 탈북자들에게는 남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서 우리 사회가 탈북자를 이질감 있게 느끼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사업을 벌여 나갈 계획입니다.

기자: 남북교류와 사람들, 오늘은 영통포럼의 이태구 사무총장을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총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태구: 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