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호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 회장

지난 4일 서울 구기동 이북5도청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상호 회장.
지난 4일 서울 구기동 이북5도청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 사무실에서 만난 김상호 회장. (사진 제공: 이북도민연합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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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지난 2월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렸습니다. 3년 4개월 만에 진행된 감격스러운 상봉행사였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상봉에 참가했던 이산가족들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언제 다시 만난다는 기약도 없이 헤어졌기 때문인데요.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이산가족들의 심정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은 올해 1월에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장에 취임한 김상호 평북도민회장을 만나보겠습니다. 김 회장은 실향민들의 대표로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김상호: 네, 안녕하세요.

기자: 지난달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무사히 끝났는데요. 회장님도 텔레비전으로 이산가족 만나는 걸 지켜보셨을텐데 이번 이산가족 상봉 어떻게 보셨나요?

김상호: 사실 그동안 도민회 업무가 바빠서 텔레비전을 자주 보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상봉 행사가 열렸다고는 하지만,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도 없잖아요.

기자: 네, 참가한 사람만 다르지 행사 일정과 흐름 모두 똑같죠. 문제는 한 번 만난 이산가족들은 앞으로 다시는 상봉 행사를 통해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다는 겁니다. 이로 인해 가족들이 겪을 상처 또한 심각할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김상호: 한 번 만나고 다시 못 본다는 것은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죠.

기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나 대안이 있다면 의견을 말씀해주시죠.

김상호: 방법이랄 게 뭐 있습니까. 일단 하기 쉬운 것부터 일을 진행해야 하겠죠. 우선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부터 해야겠죠. 두 번째로는 서신교환을 하고요. 다음으로는 판문점 등과 같은 가까운 곳에 대규모 상봉장을 설치해 이산가족들이 아무 때나 만나는 것입니다.

기자: 네, 박근혜 대통령도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를 언급하고 관련 부처에 직접 지시도 내렸습니다. 그리고 곧 북한과 접촉을 시도할 것 같은데요.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김상호: 지금 박근혜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가장 큰 과제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이북 도민회장으로서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또한 고맙기도 합니다. 남북 간의 상호 신뢰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상봉 정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회장님의 고향은 어디십니까?

김상호: 저는 평안북도 신의주입니다.

기자: 지금도 고향에 남아 있는 가족이 있나요?

김상호: 저는 부모님과 형제들이 같이 월남했습니다. 당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셨는데, 20여 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고향에는 가까운 가족은 없습니다.

기자: 그러면 6.25전쟁 때 남한으로 내려오신 거네요?

김상호: 아닙니다. 저는 6.25전쟁 전에 내려왔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1947년 3월에 월남했습니다.

기자: 북에는 다른 친척들은 없나요?

김상호: 월남할 때 고모님이 세분 있으셨는데요. 당시 모두 출가하셨죠. 지금쯤 고령으로 돌아가시지 않았을까요. 아무튼 근친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고모의 자녀들도 계셨을 것 아닙니까. 그분들과는 연락하지 않으셨어요?

김상호: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월남할 당시 고모들이 다 시집가셨고요. 이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당연히 자녀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도 잘 모릅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찾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기자: 과거에는 개인이 돈을 주고 중국 등에서 비공식적으로 북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기도 했는데요. 지금도 그게 가능한가요?

김상호: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해서 만난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요. 지금은 그런 얘기가 거의 없습니다. 저도 7년 전에 초등학교 친구를 만나고 싶어 중국을 통해 그렇게 시도를 해봤습니다. 그러다가 2년 전에 그 친구가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기자: 지금 남쪽에는 실향민이 총 몇 분이나 됩니까?

김상호: 저희가 집계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실향민은 830만 명 정도입니다.

기자: 이것은 실향민 1세, 2세, 3세까지 포함한 숫자죠?

김상호: 그렇죠. 2세, 3세 합해서 말씀드린 겁니다.

기자: 실향민 대표로서 한국 정부에 특별히 요구하고 싶은 그런 말씀 없으십니까?

김상호: 앞서 말씀드렸지만,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생사확인, 서신교환 등이 빨리 이뤄져야 하겠고요. 적어도 80세 이상의 고령자만이라도 빨리 만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기자: 남북교류와 사람들, 지금까지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 김상호 회장을 만나봤습니다. 회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상호: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