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식 금강산기업인협의회 회장

0:00 / 0:00

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어느덧 5년이 됐습니다. 북한군 총격에 의한 남한 관광객 사망 사건이 발단이었습니다. 관광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접어야 했던 기업들도 있는데요. 금강산 관광에 투자한 기업인들의 모임인 금강산기업인협의회는 관광 중단 5주년인 7월 11일, 강원도 고성에서 대국민 호소대회를 엽니다. 지난 9일 최요식 금강산기업인협의회 회장을 만나 호소대회 준비상황과 기업들의 고충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회장님, 안녕하세요?

최요식: 네, 안녕하세요.

기자: 금강산관광 중단 5주년을 맞아 관광 재개와 생존권 보장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11일 발표한다고 들었습니다.

최요식: 네 그렇습니다. 이에 앞서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또 의원회관에서 세미나도 엽니다. 당일인 11일에는 잠실운동장에서 오전 7시 30분에 버스 2대, 개인차 4대가 고성으로 출발합니다. 고성 CIQ에서 행사를 하고 거기서 통일전망대까지 금강산의 발자취를 더듬어가며 도보 행진을 벌인 뒤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 재개를 기원하는 호소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기자: 금강산기업인협의회에 몇 개 기업이 등록돼 있고, 주로 어떤 업체들입니까?

최요식: 지금 금강산 관광지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숙박업소, 요식업소, 관광운송업소, 기념품 판매업소 등 49개 업체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일부에선 관광객이 금강산에서 경비를 소모하면 그 돈이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게 아니고 우리 남쪽 기업인들이 전부 가지고 내려오는 겁니다.

기자: 회장님은 과거 어떤 사업을 하셨습니까?

최요식: 남쪽에서는 여행업을 했고요. 금강산에서는 북쪽 인력을 이용해 세탁 공장을 운영했습니다.

기자: 폐업 신고를 하면 남한 정부로부터 받은 운영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들었습니다. 관련해서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최요식: 사업자 폐업 신고를 하면 기존 사업이 없어지기 때문에 대출금 상환이나 부채 회수 명령이 떨어집니다. 그러기 때문에 폐업하지 않고 휴업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우리 기업인들에게 5년은 너무나 기나긴 세월입니다. 일부 기업인들은 생계를 위해 막노동을 하고, 밤낮을 바꿔가며 대리운전도 하고 있고요. 또 빚쟁이한테 쫒겨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기자: 금강산 관광사업이 5년째 중단되면서 피해 규모도 계속 늘어날 것 같은데요. 기업들의 피해액은 어느 정도로 추산하고 있나요?

최요식: 투자는 1천500억, 매출 손실은 5년 동안 3천5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기자: 관광 중단의 발단은 2008년 7월 11일 관광객 박왕자 씨의 피격사건인데요. 그 당시 관광 중단이 이렇게 오래 갈 거로 생각했습니까?

최요식: 당시엔 금방 해결될 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사스나 2차 핵실험 때도 관광이 잠시 중단된 적이 있었지만, 1주나 한 달 안에 재개되었기 때문에 그때도 그러려니 하고 아무 대책 없이 기다렸던 것이 벌써 5년이 지나 버렸습니다.

기자: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은 남한 정부가 먼저 선언했기 때문에 남한 정부가 먼저 허락을 해줘야 재개될 수 있는데, 남한 정부는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관광객 신변안전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과거 김정일 위원장이 구두로 약속했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기업인협의회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최요식: 북한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허가를 해 버텼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사실 그 부분에 연관해서 2010년 2월 8일 금강산, 개성관광을 재개하자는 남북 간 실무회담이 개성에서 있었습니다. 그때 당시 북한에서는 3대 조건에 대한 초안이 다 나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비핵3000'을 내걸면서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흘러왔습니다.

기자: 현재 북한이 금강산 현지 남한 자산을 몰수한 상태인데요. 게다가 2011년 6월에 '금강산 국제관광 특구법'까지 만들어 사실상 재산을 모두 잃었습니다. 관광이 재개되면 재산권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최요식: 금강산의 자산은 관광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자산입니다. 지금 관광이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북측도 사용 못 하고 남쪽도 사용 못하는 그야말로 동결 상태입니다. 종전에 2010년 4월에 동결을 시키고, 그해 11월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했을 당시 해제를 하고 사용하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행사가 끝나고 다시 동결한 전례가 있습니다. 남북이 관광 재개를 하겠다고 합의만 한다면 그 건물은 관광에 필요한 건물이기 때문에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관광특구법도 그렇습니다. 남쪽에서 관광 재개를 안 하니까 외국인을 데려오기 위한 특구법을 만들었습니다. 북한이 2011년 만경봉호를 통해 한 번에 20~30명씩 외국인 관광을 실시했고, 금년 봄에는 싱가포르 크루즈 선적으로 200여 명 정도가 한차례 왔다가 간 걸로 알고 있는데요. 거기서 수익이 전혀 없다 보니까 북한이 어떻게든 남쪽하고 관광재개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남북 당국이 기적 같은 합의로 관광이 재개된다면 실제 관광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최요식: 각자 시설물 재점검하고 수리 보수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시간은 안 걸립니다. 현대아산에서는 모객도 해야 하니까 2개월을 보고 있습니다만, 저희 기업인들은 한 달 정도면 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자: 지난 주말 개성공업지구 정상화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이 열리고, 남측 인원이 설비 점검을 위해 공업지구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누구보다 관심 있게 지켜보셨을 것 같습니다.

최요식: 지금까지 진정성 있는 당국자 간의 대화가 거의 없었잖아요. 무슨 일이든지 대면을 하면서 진정성 있게 회담을 해야 하는데 그냥 세월만 보냈습니다. 앞으로는 진정성 있는 당국자들의 대화가 필요하고요. 또 거기에서 이루어진 합의는 상대방을 존중해서 잘 지켜야 하겠습니다. 또한 우리 정부에 바라는 것은 정치적인 논리로 사업을 마비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앞으로는 정치와 경제는 분리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남북교류와 사람들, 오늘은 금강산지구기업협의회 최요식 회장을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회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