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철 남북포럼 대표

김규철 남북포럼 대표.
김규철 남북포럼 대표. (RFA PHOTO/노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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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개성공업지구 정상화를 위한 남북공동위원회가 구성되고 지난 2일 1차 회의까지 마쳤습니다. 개성공업지구는 조만간 재가동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금강산관광인데요. 개성공업지구와 마찬가지로 북측은 빠른 시일 내 관광재개를 원하고 있습니다. 반면 남측은 관광 재개를 위해선 여전히 협의할 게 많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단 남측은 10월 2일 실무회의를 하자고 한 상태입니다. 오늘은 김규철 남북포럼 대표와 함께 최근 진행되고 있는 남북경협과 관련한 중요한 사안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대표님, 안녕하세요?

김규철: 네, 안녕하세요.

기자: 지난달 14일 남북이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곧 공업지구 재가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대한 평가를 먼저 듣고 싶습니다.

김규철: 개성공단 중단 등 비정상 사태와 관련하여 최초의 원인 제공은 북한이지만 사태 악화나 실무회담을 질질 끌어 기업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준 것은 우리 정부인 것 같습니다. 뒤늦게나마 남과 북이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의 이행을 위하여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합의함으로써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동력과 향후 남북관계 개선에 희망이 보이게 되었습니다.

기자: 개성공업지구 정상화를 논의할 남북공동위원회 1차 회의도 지난 2일 마쳤습니다. 핵심 사안은 무엇이었고, 앞으로 더 논의해야 할 게 있다면 어떤 게 있는지 설명해주시죠?

김규철: 핵심사안은 기업들 입장에서는 조기 재가동에 있다고 봐야죠. 기업들의 입장이 반영되는 방향으로 남북공동위원회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기업 운영에는 타이밍이 생명이고, 시간은 돈이라는 인식을 남북 당국에 상기시키면서 기업들의 처지를 생각해 조기에 재가동이 되도록 노력해 줄 것을 기대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동안 개성공단은 사실상 북한의 일방적인 주도로 운영됐으며, 심지어 남한 정부로부터 인적, 물적 지원을 받고 있는 관리위원회도 북한의 법인이어서 입주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개성공단 중단 이전부터 입주 기업들의 불만이 쌓였는데요. 남북공동위원회는 이런 점을 참고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길 바랍니다.

기자: 개성공업지구 국제화가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사실 국제화는 듣기에 따라선 개방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데, 북한이 개성공업지구 국제화에 합의를 한 이유는 뭘까요?

김규철: 북한 입장에서는 개성공단 국제화를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요. 다만 국제화란 용어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겠죠. 그러나 최근 북한은 인민생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추가로 특구를 지정하는 등 대외경제 개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성공단 국제화를 위해서는 개성공단 정상화에 이어 활성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환영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게다가 북한은 그동안 공단이 진전이 없고 신규투자마저 중단되면서 그에 따른 불만이 쌓였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개성공단 정상화와 활성화를 위해서는 남북 간의 합의 사항인 북측 근로자 숙소 건립과 신규투자 허용 등도 기본적으로 이행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기자: 북한이 최근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을 연계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 이 부분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규철: 금강산 소재 이산가족 상봉면회소 활용을 전제로 할 경우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이 연계냐 불연계냐 하는 논란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우리 정부는 기본적으로 국민의 정서를 고려하여 선 이산가족 상봉, 후 금강산재개 성사로 방향을 잡은 것 같습니다. 한 두 차례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 뒤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남북 기업 간 합의는 별도로 풀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한국 정부는 일단 이산가족 상봉이 끝나고 금강산 관광 회담을 하겠다는 입장인데요. 그래서 10월 2일 실무회담을 하자고 했고요. 실질적으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려면 선결 조건으로 5.24조치가 풀려야 되는 게 아닙니까?

김규철: 금강산관광 중단은 5.24조치 이전의 사태이지만 신규투자를 고려할 경우 관계가 있겠지요. 금강산관광이 재개되려면 일단 우리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신변안전, 재발방지 등 이른바 3대 조건을 북한이 들어줘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 입장에서는 이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고 김정일 위원장 면담 시 최고 수준에서 신변안전을 보장해 주겠다고 언급했고, 또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에서도 관련 초안까지 제시하는 등 관광재개를 위해 나름의 의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이것을 정치적으로 접근하다 보니까 북한이 금강산 지역의 남쪽 재산을 몰수하고 압류했는데요. 이는 오히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만 낳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북한은 관광 재개에 이미 준비가 되어 있으며, 심지어 금강산 사고 지점을 공개하기 위하여 방송사의 촬영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어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

기자: 최근 대표님이 북한의 경제개발구법 전문을 입수해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배포했는데요. 북한이 경제개발구법을 만든 이유는 뭡니까?

김규철: 북한이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해 기존 특구 개발정책과 달리 전국적으로 특구 수준의 경제개발구 설립을 위한 해외투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여 새경제관리체계 도입에 이어 사실상 시장경제 체제를 전국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같은데요. 기존의 특구는 남한과 중국과 연계된 계발이라면 앞으로 진행될 특구 기준의 개발구지정은 북한의 독자적인 경제개발구법에 의해 특정국가와 연계하지 않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대외적으로 경제를 개방하겠다는 그런 의미로 해석됩니다.

기자: 지난 4월인가요. 남북경협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 40여 명이 모여 북한 전문 여행사를 설립했습니다. 그때 당시 대표님이 모임을 이끌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여행사 설립의 취지를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죠?

김규철: 설립목적의 핵심은 육로로 북녘관광길을 열어 보겠다는 겁니다. 금강산-개성 외에도 추가로 북한의 3개 관광특구를 열겠다는 계획이죠. 외래관광객과 투자 유치를 위한 대외 관광개방을 계기로 초기 과정에서 투자나 관광 대가 지불 조건 없이 북한의 관광상품을 그대로 남한 관광객에게 적용하는 여행사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국민 기업 형식의 협동조합으로 하늘길, 땅길, 바닷길로 북녘을 관광하는 것인데, 남북 간 관광교류 협력사업이 확대되도록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각오로 출발했습니다.

기자: 북한의 내륙 명소를 둘러보는 관광이라면 북한의 관계 기관과도 어느 정도 교감을 가졌으리라 보는데, 북한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김규철: 북한과의 직접적인 교감은 없었고요. 관광 산업이 부가가치가 높고, 풍부한 관광자원에다 빠른 경제적 효과가 있어 북한도 최우선 사업으로 관광산업에 몰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3개 관광특구 지정과 관광 인프라 구축 등을 고려할 경우 외래관광객 뿐만 아니라 남한 관광객에게도 관광지를 개방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기자: 당시 기억으로는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대로 칠보산과 원산, 백두산 등 대북관광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언제쯤 할 계획인가요?

김규철: 9월에 개성공단 정상화에 이어 10월에 금강산재개 실무회담 통한 합의 가능성을 고려할 경우 이후 남북 당국과 협의하여 10월경 사전 답사를 기대하고 있으며, 11월에는 시범관광이 가능할 것 같아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관광일정과 코스는 남북당국과 협의하여 결정하겠지만, 가능하다면 관광지가 지금보다 더 확대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기자: 남북교류와 사람들, 오늘은 남북포럼 김규철 대표를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규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