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남북이 개성공업지구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입주 기업들은 공단폐쇄의 위기감에서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북한 내륙에 투자한 기업인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이들 기업은 남한 당국의 5.24대북조치로 몇 년째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업 중단으로 피해가 막대하다며 최근에는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남북경협정상화 비상대책위 유동호 위원장을 만나 내륙투자 기업들의 어려움과 안타까운 사정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유동호: 네, 안녕하세요.
기자: 지난 주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을 만나 북한내륙 진출기업들의 고충을 얘기하고 전면적인 경협정상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당시 만난 국회의원들은 이에 대해 뭐라고 하던가요?
유동호: 많은 국회의원들께서 저희가 처한 상황에 안타까워하시며 동감해 주셨습니다. 몇몇 의원님들께서는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해 주셨고요. 그러나 아직 여당 의원들의 관심과 격려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정부 당국이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 여당 국회의원들께서 좀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자: 지난 5월 비상대책위를 결성해 지난 달에 처음으로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벌였는데요. 당시 기대이상으로 반응이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유동호: 네, 상당히 뜨거웠죠. 그동안 남북경협 기업인들은 개별적으로 통일부을 방문하거나 국회의원들을 찾아가 호소했는데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경협 기업인들은 비즈니스 현장만 누벼봤지 손피켓이나 어깨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치는 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처음으로 경협 기업인들 150여 명이 정부종합청사에 모여 남북경협 손실 보상에 대한 정부의 지원대책과 경협재개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한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기자: 남북경협정상화 비상대책위원에 참여하는 업체수는 어느 정도입니까?
유동호: 개성공단을 제외한 평양, 금강산, 남포 등 북한 내륙 지역에서 임가공, 농수산물, 광물, 투자사업, 금강산 관광지구 사업 등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소속돼 있는데요. 총 1천여 개의 업체가 있습니다.
기자: 몇년 째 사업이 중단되면서 경제적인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까지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로 추산하고 있나요?
유동호: 정부에서는 123개 업체가 입주한 개성공단의 직접 피해액이 1조원을 넘기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는데요. 평양 등 내륙에 진출한 저희 기업들은 대략 4~5조 정도입니다.
기자: 북한 내륙 기업들은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들과 자주 비교를 하는데, 그렇다면 개성공업지구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말씀인가요?
유동호: 같은 남북경협 기업인으로서 개성공단이 재가동 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해 주신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중단시 총리실 산하에 정부합동대책 TFT를 꾸리고 전방위 지원책을 마련하였습니다. 특별대출, 경협보험, 정책금융공사, 중소기업창업 진흥기금, 세재 혜택 등 광범위하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지원했습니다. 며칠 전 보도에 따르면 개성공단에 추가로 500억 원을 더 지출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내륙기업들에 대한 지원은 굉장히 미비합니다. 통일부에서 두 차례에 걸쳐 대출을 실시해줬지만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서 30%의 업체들만 받았습니다. 영세한 업체들은 엄두도 못냈습니다. 또 2012년 하반기에 업체당 500만 원에서 2천 만원씩 긴급 지원을 한 적이 있지만 어려워진 회사를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저만 해도 꽤 투자를 했는데, 1천 만원을 받은 게 고작이거든요. 정부는 북한이 중단시킨 개성공단과 관련해서는 적극적으로 언론에 알리고 피해기업을 위해 적극 노력하는 것처럼 행동하며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그러나 개성공단 외 지역에서 남북경협을 오랜 시간 진행하였던 업체들은 원인 제공을 북한이 했지만, 사업 중단의 주체는 대한민국 정부가 한 것입니다. 우리 남북경협 기업인들은 정부 시책에 적극 부응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결정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구제하고 지원 대책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개성공단 8년, 그 외 남북경협 20년, 공단 입주기업 123개, 그 외 남북경협 1천 여개, 중단 일수 개성공단 133일, 그 외 남북경협 기업 1,000일이 넘었고, 금강산에 진출한 기업은 2,000일이 가까워 옵니다. 공단이라는 한정된 곳이 아닌 화해 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기 전부터 사선을 넘나 들며 남북경협 사업을 해왔던 경협기업의 선두 주자들이 앞으로 다시 경협 현장을 누빌 수 있도록 정부의 긴급지원과 적절한 피해 보상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특히 개성공단이 정상화 되고 정부의 특별대책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을 보면서 내륙 기업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한 상황입니다. 제발 최소한의 형평성 있는 정부 당국의 지원이 있기를 진심으로 호소드립니다.
기자: 앞으로 남북경협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를 어떻게 끌어나가실 계획인가요?
유동호: 우선 경협 기업인들의 생존 대책 마련을 위해 정부가 지원에 나서도록 활동을 계속 벌일 것이고요. 특히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우리 기업인들을 진지하게 살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또 남북경협이 재개되었을 때 기업들이 다시 경협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그동안의 피해 상황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이 제정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는 남북경협 기업들이 마음 놓고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남북경협 관련 법률 재개정 활동을 펼쳐 나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남북한 주민들이 남북경협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실천 활동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남북교류와 사람들, 오늘은 남북경협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 유동호 위원장을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위원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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