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익현 통일농사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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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얼마 전 남북경협총연합 관계자들이 중심이 돼 통일농사협동조합을 설립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남북교류가 중단된 상황에서 협동조합을 설립했다고 하니까 조금은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 정익현 이사장은 남북교류가 활성화될 때 시작하면 늦는다면서 미리 준비한다는 차원에서 조합 설립을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은 정익현 이사장을 만나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의 사업내용과 전망을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정익현: 네, 안녕하세요.

기자: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은 언제 설립한 건가요?

정익현: 설립 준비는 2009년부터 시작했고요. 지난달 5일 남북경협경제인총연합 주관으로 설립됐습니다.

기자: 통일농사협동조합에는 어떤 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까?

정익현: 저희 협동조합에는 생산자, 소비자, 후원자 조합원이 있는데요. 생산자 조합원은 지난 시기 남북경협에 참여하신 분들 가운데 남북경총의 임원 및 회원사 분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고요. 소비자 조합원은 인도적 지원사업이나 통일운동에 참여했던 분들입니다. 또 후원자 조합원은 취지에 동의하시는 일반 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자: 아직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는데, 이러한 분위기에서 협동조합을 설립한 이유는 뭡니까?

정익현: 창립취지문에서 밝힌 대로 "남북 간 거래는 내수"라는 국민적 인식의 확산과 함께 북한산이란 말 대신 지역명을 그대로 표기하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평양산, 해주산, 서해산, 동해산 등으로 원산지를 각각 표기하는 겁니다. 한반도 전역의 농수산물을 차별 없이 소비하겠다는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조합을 설립하게 됐습니다. 또 협동조합에는 많은 사람이 참여해야 하는 관계로 그에 앞서 충분한 시간과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아서 조합 설립을 좀 서둘렀습니다. 아울러 곧 5.24대북조치가 풀릴 거라는 바람도 있고요.

기자: '통일농사'란 한마디로 정리하면 뭡니까?

정익현: 우리가 말하는 통일농사란 남북공동의 농사 혹은, 남북이 공동으로 사용될 농산물과 자원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이며 통일농사에는 어로 행위나 자연채집 행위, 채굴행위, 생태 기행 등과 농수산물을 가공, 유통, 소비의 전 과정을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를 말합니다.

기자: 통일농사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익현: 정관에 규정된 사업목표는 한반도 전역에서 북녘동포와 함께 통일농사를 짓고 그 확보된 농수산물을 소비하여 남북 모두의 삶의 질 향상과 좋은 먹거리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고요. 그래서 이러한 목적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봅니다.

기자: 통일농사협동조합의 핵심 사업은 무엇입니까?

정익현: 가장 핵심 사업은 좋은 밥상 나누기입니다. 우리의 전통 밥상은 쌀과 잡곡을 섞어 밥을 짓고 종류별로 국을 끓이고 나물류나 생선류, 장류를 기본 반찬으로 해서 계절에 적합한 찌개를 끓여 밥상에 올리는 문화지요. 그런데 이 밥상에 오르는 반찬들이 온통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수입산을 대신하여 한반도 전역에서 나고 자란 좋은 식자재들만 모아 풍요롭고 영양 많은 좋은 밥상을 차릴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좋은 재료로 잘 차린 밥상을 남북의 가정마다 식탁에 오르도록 하고 싶어요. 한 마디로 북녘동포들도 김제의 너른 평야나 호남평야의 잘 자란 쌀로 밥을 짓고 또 우리도 금강산에서 자연 채집한 더덕이나 고사리가 밥상에 올라 적어도 먹고 사는 것만이라도 하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얼마 전 사무실 개소식을 하면서 토론회도 연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때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습니까?

정익현: 토론은 먼저 남북경협의 지나간 일들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어요. 또한 남북경협이 중단된 상태에서 과거 경제협력에 대한 평가와 반성을 공유하였고요. 또 뒤돌아보니까 아쉬움과 그리움이 있어서 만감이 교차하는 등 다시 남북경협이 재개된다면 정말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피력하였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어려운 시기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를 하며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자는 다짐의 내용이 많았어요. 아울러 통일농사협동조합을 설립한 것에 대하여 자축하고 구체적 사업을 통하여 목적한 바를 달성하자는 스스로 다짐을 가슴에 새기는 의미 있는 토론이 되었습니다.

기자: 혹시 이사장님도 과거에 대북사업을 하셨나요? 했다면 어떤 사업을 하셨는지요?

정익현: 저는 2000년부터 북녘의 물품을 종합적으로 판매하는 <한민족유통>이라는 유통회사를 운영하였고요. 농수산물 반입업체들이 가져온 고사리, 취나물, 표고버섯, 금강산 더덕 등 나물류나 백두산들쭉술, 인풍술, 장뇌삼술, 가시오가피술 등 각종 북녘술과 장명, 혈궁불로정, 경옥고 등 북녘물품을 종합적으로 판매하는 일을 했어요. 저는 그때 이 일을 하면서 북녘농수산물 소비자 조직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요. 그래서 이제 저희 협동조합이 그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기자: 남북한 당국에 이것만은 꼭 말하고 싶다 하는 게 있으면 한 가지만 말씀해주세요.

정익현: 민족적 합의를 존중하고 지키며 정상들이 만나 대화를 했으면 합니다. 정상회담이 어렵다며 장관급 회담도 좋습니다. 당국자들이 만나 민족공동 번영의 길을 상의했으면 좋겠어요. 만나서 대화하면 참 좋은 일이 우리 민족 앞에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남북교류와 사람들, 정익현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이사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익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