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한국에는 많은 통일운동 단체가 있는데요. 그중 서울 북쪽 외곽에 위치한 고양시의 고양평화누리는 남북교류협력에 힘쓰는 통일운동 단체로 유명합니다.
이 단체는 특히 올해 상반기 개성공업지구 폐쇄로 남북관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개성으로 가는 길목인 경의선 도라산역 부근에서 평화의 꽃을 조성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강경민 고양평화누리 상임대표를 만나 단체의 활동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대표님, 안녕하세요?
강경민: 안녕하세요.
기자: 올해 가장 신경을 쓴 사업이 '청소년평화통일숲가꾸기'라고 들었습니다. 사업 내용 간략히 말씀해주시죠?
강경민: 원래는 우리가 북한에 유실수를 심기 위해 3만 그루의 묘목을 준비했었습니다. 그런데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묘목을 산에 그냥 심어두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방법을 찾다가 고양시 지역의 초, 중고등학교에 묘목을 다 나눠주었습니다. 묘목을 나눠주면서 제가 부탁을 했죠. 때가 되면 북한으로 갈 묘목들이라면서 키워달라고 말입니다. 그에 앞서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개성으로 가는 길 부근에 상징적으로 통일숲을 가꾸는 일이었습니다. 올해 처음 했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기자: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 한반도 지도모형의 화단도 만들고 거기에 꽃을 심었다고 들었습니다.
강경민: 통일숲가꾸기의 연장선으로 보시면 됩니다. 아시다시피 고양시는 국제꽃전시회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시장님과 꽃시전회 관계자분들의 도움을 받아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 꽃을 심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조금 더 들어가 비무장지대 부근의 통일촌에도 꽃을 심었습니다. 말씀드렸지만 나중에 남북관계가 열리면 북한에 가서도 유실수와 꽃을 직접 심으려고 합니다. 그때 가서는 남북청소년들이 함께하겠죠. 그런 꿈을 꾸면서 통일숲가꾸기를 연례행사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기자: 학부모도 함께했다고 들었는데요. 당시 몇 명이나 참가했습니까?
강경민: 초등학교 학생들이 같이 갔기 때문에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학부모님들이 같이 간 겁니다. 그렇게 해서 모두 200명 정도가 참가했습니다.
기자: 북한에도 청소년 꽃심기 행사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게 추진되면 남한 학생들이 북한 개성 지역에 가서 꽃을 직접 심는 건가요?
강경민: 원래는 이 사업은 청장년들이 유실수를 심는 프로젝트였는데,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유실수를 이미 학교에 심었고 그렇다면 학생들이 꽃심기와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만 된다면 참 의미 있고 좋은 일 아닙니까. 아무튼 지금으로선 그런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건 북한이 동의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향후 전망에 대해선 말씀드리기가 좀 어렵고요. 그렇지만 청소년들이 어릴 때부터 평화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사업은 계속 해나갈 생각입니다.
기자: 평화통일숲 조성 외에도 고양평화누리가 해온 사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강경민: 작년에 남북이 꽉 막혔을 때 정부의 허락을 받고 밀가루 15톤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또한 남남갈등 해소를 위해 통일관련 포럼과 세미나를 평균 한 달에 한 번 정도 개최했고요. 벌써 그게 25회째를 맞았습니다. 참가자들의 수준이 높아 아주 좋은 포럼이 됐습니다.
기자: 이러한 사업을 꾸준히 하려면 재정이 많이 필요할 텐데, 재정은 어떻게 확보하고 있습니까?
강경민: 사실 그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십시일반 해서 북한에 우유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밀가루 보내기를 하는 것으로 저희의 근본 취지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끄는 데 아직은 정치적 상황 등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아무튼 전체 재정의 10% 정도는 시민들이 내는 회비를 통해 충당하고 있습니다. 또 기업들의 후원도 적지 않게 받고 있는데요. 그러나 저희가 지방에 있다 보니까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는 게 쉽지는 않더라고요. 다행히 모자라는 부분은 여기 고양시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기자: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내년도 사업 계획을 들어보겠습니다.
강경민: 올해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여러 가지 사업을 했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일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에 앞서 일단 정부 대 정부로서 남북 간의 협력 시대가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북한이 너무 경직된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정부가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그냥 무시하고 단순 상호주의 원칙만을 고수한다면 우리가 기대하는 남북관계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쪼록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를 유연하게 이끌고 그래서 저희도 거기에 맞춰서 여러 가지 교류를 준비하고 추진했으면 좋겠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유실수 심기라든가 밀가루 보내기, 꽃 심기 등을 더욱 활발하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기자: 남북교류와 사람들, 강경민 고양평화누리 상임대표를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강경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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