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북교류와 사람들> 시간입니다. 진행에 노재완입니다. 남북이 분단된 현실에서 통일에 대한 방안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중 남북물류를 통해 통일을 이루고자 꿈을 키우는 분이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남북물류포럼의 김영윤 회장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김영윤 회장을 만나보겠습니다. 오늘은 최근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발구 계획에 대한 내용과 침체된 남북경제협력을 살리기 위한 김 회장의 생각을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그동안 남북이 교류했던 지역을 보면 개성과 평양, 나진선봉, 금강산 지역 등인데요. 남북경제협력을 위해서 그밖에 북한의 어떤 곳을 개발하면 좋을까요?
김영윤: 여러 곳이 있겠죠. 그러나 기본적으로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는 것을 보면 경의선쪽이 있을 것이고요. 동해쪽으로는 나진선봉으로 연결되는 철도와 도로가 있겠습니다. 우리 남한에서는 중심이 경기도를 포함한 서울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래서 동쪽으로 가기 위해선 철원을 거쳐 원산을 가는 횡단 철도와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것을 연결하려면 좀 시간이 걸립니다. 비용도 많이 들고요. 그래서 가장 빠르고 먼저 해야 할 것은 경의선을 복원하는 일입니다. 서울을 출발해서 개성을 통해 평양, 신의주, 중국으로 연결돼야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근방의 도시들은 경의선쪽으로 다 연결돼 있어 몰리게 돼 있습니다.
기자: 북한 당국이 최근 발표한 경제개발구 계획을 놓고 다양한 분석과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회장님은 북한 경제개발구 계획 어떻게 보십니까?
김영윤: 북한이 발표한 경제개발구 계획을 보면 신의주경제특구를 포함해 총 14개 지역을 지정했습니다. 그 동안에는 나진선봉, 신의주, 원산, 남포 등 바다가 있는 변경지역에서 경제개발을 했는데요. 그러나 이번 경제개발구를 보면 내륙 지역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내륙 특산물을 중심으로 한 산업도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되는데요. 이 말은 뭐냐 하면 북한이 나라 전체를 대상으로 개발시키겠다 그런 겁니다. 북한 이렇게 개발하는데 필요한 자금과 시간까지 계산해 놓았습니다. 북한이 경제개발을 지방 단위로 묶어서 하겠다는 겁니다. 방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예전에는 북한이 체제에 영향을 입을까봐 변경지역에서만 해외자본을 유치해 특구를 개발했는데요. 이번의 경우를 보면 내륙 깊숙이 들어갔습니다. 물론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북한이 개혁, 개방을 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뜻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통일교육에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회장님의 통일교육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김영윤: 지금 우리 나라는 통일교육을 학교 등 관에서도 하지만 민간 차원에서도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통일교육을 뭘로 할 것인가입니다. 결국 주제와 테마입니다. 다른 것은 없어요. 이것을 제대로 가르치는 게 제대로 된 통일교육입니다. 이 문제를 통일교육을 받는 수강자들이 서로 토론하고 협의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통일의 사례를 알아봐야 되겠죠. 그래야 우리에게 적합한 통일방식을 취할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여기엔 예멘이 있을 것이고, 베트남도 있을 것이고, 또 독일도 있을 겁니다. 통일의 방법에는 흡수통일을 포함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일 논의도 다방면에 걸쳐 해야 하는데 이런 것을 자꾸 토의하고 생각하는 성찰이 필요합니다. 바로 통일교육의 핵심은 여기에 있는 겁니다.
기자: 그런 점에서 앞서 말씀하신 물류를 통한 남북이 하나가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통일로 가는 길이라는 거죠?
김영윤: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해야 만이 북한이 통일을 할 때 어려움이나 거부감이 감소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급진적으로 통일을 하면 북한은 물론 우리에게도 크나 큰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기자: 끝으로 회장님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남북경제협력의 방향은 무엇이고, 지금 어려움에 닥친 남북경협을 살리기 위한 회장님만의 해법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김영윤: 저는 두 가지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금 우리 정부는 자존심을 좀 버리고 북한을 동포로 생각하는 마음을 더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한 첫번째 방법으로 5.24대북조치를 풀어야 합니다. 5.24조치가 북한을 벌하기 위해서 한다고 하지만, 북한은 그걸 벌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과거 우리와 했던 경제협력을 중국과 유럽이랑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잘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고스란히 우리가 손해를 보고 있거든요. 5.24조치가 풀리면 그 다음에 개성공단을 더 활성화하고, 금강산 관광도 재개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 내륙 지역으로 진출해 임가공 무역도 해야 합니다. 특히 교역을 빨리 재개해야 합니다. 남북 간의 교역은 당사자들의 이익이 되면 하는 겁니다. 물건을 팔아서 이익이 되면 들여오는 것이고, 안 되면 들여오지 않으면 됩니다. 그런데 그 교역을 5.24조치 때문에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북한이 핵을 만들고 미사일을 쏘는데, 어떻게 5.24조치를 풀 수 있겠느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북이 핵 만들고 미사일을 쏘는 것이 5.24조치를 풀고 안 풀고의 문제입니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우리만의 일이 아니라 주변국과 같이 풀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미국에 얘기해야 하고, 중국과도 얘기해야 합니다. 이렇게 동시 다발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5.24조치를 걸어놓고 무조건 북한에게만 핵포기 하라고 하면 북한이 포기하나요. 제가 핵문제 해결하지 말라는 거 아닙니다. 교역은 교역대로 하면서 핵과 마시일 문제는 정치적으로 또 풀자는 거죠. 즉 정경분리를 하자는 겁니다. 전쟁을 하더라도 대화는 하지 않습니까. 지금 개성공단을 보십시요. 과거 북한에서 연평도 포격을 할 때도 계속 가동했습니다. 그런데 개성공단은 되고, 다른 건 왜 정경분리가 안 된다는 건지 저는 이해가 안 갑니다. 그러니 좀 더 넓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문제를 정치 군사적으로만 해결하려면 우리 민족의 비극밖에 올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자: 남북교류와 사람들, 지금까지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을 만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회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윤: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