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는 평양 무역일꾼, 김태산 씨와 자강도 시 공무원 문성휘 씨가 남한 땅에 정착해 살아가는 솔직한 얘기를 담고 있습니다.
남쪽 휴대 전화에서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화망을 데이터 통신으로 바꿔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 또는 주변에 있는 무선 인터넷을 잡아 사용하는 방식, 보통 두 가지인데요. 이 중 전화망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방식은 요금이 굉장히 비쌉니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멋도 모르고 사용하다가 몇 백 달러 되는 요금 폭탄을 맞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닙니다. 문성휘 씨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는데요. 그 사연으로 시작해보죠.
" 기껏해야 2만원만 나온다더니 웬걸? 30만원이 나온 거예요! "
오늘 <내가 사는 이야기> 휴대전화 얘기 2번째 시간입니다.
문성휘 : 처음 우리 하나원에서 나오자마자 적십자 선생들이 우리를 휴대 전화 매장으로 데려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매장 아저씨가, 뭘 사겠나 골라라 해요. 공짜 전화기도 있었어요. 기계를 그냥 준대요.
진행자 : 그 전화기로 일정기간 그 전화회사 제품을 사용하겠다고 약속하면 전화기를 공짜로 주는 것이죠.
김태산 : 2년은 무조건 그 전화를 쓰겠다고 약속하는 거죠. 말하자면 그 전화기계 비용이 내가 쓰는 전화비로 충당된다는 거죠. 근데 받을 당시에는 한 푼도 내지 않으니까 기분이 공짜같고 좋지.
진행자 : 실제로 보면 공짜가 아니죠. (웃음)
문성휘 : 근데 하나원에서 처음 나온 우리에게 그 약정을 설명해주는 거예요. 이건 2년 약정이고 이 전화기는 뭐 어떻고 하는데... 우리가 남한 땅에 와서 첫 계약을 체결한 것이 휴대폰이에요. 아, 이게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아 못 듣겠는 거예요. 단순히 휴대 전화를 쓴다는 것 이상으로 복잡해요. 한 달에 요금이 얼마나 나가나 물어봤더니 그건 선생님 쓰기 마련이다. 적게 쓰면 2만 원, 많이 쓰면 3만 원 그 이상 나갈 수도 있다... 그럼 나는 적게 아껴 아껴 써야지 했죠. 그럼 아마 한 2만원은 나가겠지... 웬걸! 접속하지 말라는 인터넷에 접속했다가 정말 혼쭐났는데 거의 한달 전화요금이 30만 원? 300달러 정도 되는 정말 큰돈이죠. 근데 고마운 건, 가서 얘기하니까 감면해 줬어요. 복지관 선생들이 나를 데리고 갔어요. 북한에서 와서 사회에 나온 지 한 달밖에 안 된 분이다...이걸 어떻게 하나? 하니까 자기 절로 해결할 수가 없으니까 위에 한번 물어본다고 오후에 와보래요. 그래서 갔더니 그 요금은 통째로 없애 주는 거예요. 그래서 전화비를 4만 9천원인가 내고 말았어요.
진행자 : 근데 진짜 큰일 날 뻔 하셨네요. 30만원이면 어딥니까.
문성휘 : 그게 남한에서 계속 살던 사람이라면 아마 안 봐줬을 거예요. 하긴 그런 실수도 안 했겠죠. 아... 그러니까 남한 사회라는 것이 가끔 살다보면 정말 인정이 많아요. 내가 실수해서 마샀다, 잘 못해서 그랬다...
진행자 : 항상 그런 것은 아니고 특별한 경우에 봐드린 겁니다. (웃음)
김태산 : 근데 휴대전화가 지금 북한에서도 많이 쓰인다죠?
진행자 : 그렇다고 합니다. 지난 3월 통계를 보면 사용자가 53만 명이라고 합니다.
김태산 : 그렇게나 많이요? 생각보다 훨씬 많은데요? 평양 사람들 중에 해외에 다니는 사람이나 외화벌이를 한다는 사람은 다 가졌다는 얘기네요. 사실 돈이라는 것이 시간과 속도를 요구하는 것이니까 자동차와 휴대전화는 필요하죠. 이 두 가지는 사실 개인의 사업에도 유리하지만 국가 경제 발전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겁니다. 이젠 뭐... 못 산다 못산다 하면서도 살 사람들은 다 살고... 이제 풀어만 주면 돼요. 어쨌든 그렇게 쓰도록 허용됐다는 게 대단한 발전으로 느껴집니다.
문성휘 : 네, 북한은 휴대 전화를 도입할 때 굉장히 말이 많았어요. 우선, 평양시에 먼저 보급하고 신의주나 양강도, 함북도 같은 건 작년 가을부터 개통했어요. 특히, 국경 연선에서 휴대 전화를 개통하는 문제 때문에 도보위부에서는 안 된다고 제의서를 올리고 막 복잡했어요. 그러다가 왜 국경 연선까지 다 개통했냐면 우선, 돈 많은 사람들이 휴대 전화를 사는데 평양에는 이걸 살만한 사람들이 제한된 거예요. 그러니까 에집트(이집트) 오라스콤도 계속 늘려달라고 요청하고 어쩔 수 없이 지방에까지 허용한 것이죠. 또 다른 목적으로는 C.N.C 기술과 휴대 전화, 이것을 다 같이 김정은의 영도 업적으로 선전하거든요? 뭐냐면 김정은이 현대 사회를 가장 잘 꿰뚫고 있다, 현대적인 모든 것을 다룬다. 이 C.N.C 기술도 개발했고 휴대 전화도 정보화 시대에 발을 맞춰서 김정은이 도입하도록 통큰 조치를 내렸다는 선전도 같이 해요.
김태산 : 근데 이게 언젠가는 사용하다가 도중에 싹 걷어 들이지 않았나요?
문성휘 : 2003년도엔 전화가 도 인민 위원회 부위원장 급까지 나왔어요.
김태산 : 아아... 문 선생, 그 때 북한에 있을 때로군? 나는 그때 없었으니까니...
문성휘 : 그때는 국경 연선까지는 안 줬는데 청진이나 함흥 같은 내륙에서는 썼어요. 그때 휴대 전화 가격이 북한 돈으로 17만 원이었어요. 고저... 한국의 휴대전화 값이랑 그렇게 많이 차이가 안 나는 게 비싼 거죠.
진행자 : 그럼 굉장히 비싼 거잖아요?
문성휘 : 그러니까 그때 휴대 전화를 사용한 사람들은 재일 교포 출신들과 중국에 장사를 많이 다녀서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이랑 몇 명밖에 못 썼어요. 그러다가 용천 폭발 사건이 나고 그것이 휴대 전화로 원격 조정해서 폭발한 것이다... (웃음) 그래서 그런지 휴대전화를 일체 다 걷어 들였죠. 그러나가 2008년부터 다시 시작한 것이죠.
진행자 : 뭐 전화 사용자는 많이 늘어나는 데 비해 기반 시설은 잘 안 돼 있나 봐요. 전화 요금 내러 도소재지까지 나가야 한다고 얘기를 들었는데요. 남쪽에서 보면 좀 희극 같은 일인데요.
문성휘 : 군 소재지까지 기지국은 다 들어갔다고 하는데 전화비를 물지 못한다는 거예요. 한국은 저축통장. 은행 통장이 없으면 한걸음도 못 전진하지 않아요. 모든 돈 거래가 현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거래로 자동으로 이뤄지잖아요. 근데 북한은 그런 게 없으니까...
김태산 : 본인이 직접 찾아가서 내야하는 구나...
문성휘 : 본인이 찾아가서 그것도 먼저 내야하는데 군에는 그걸 찾아내는 곳이 없으니까 군에 있는 사람이 휴대 전화를 쓴다면 도에 가야한대요. 도 체신관리국에서 전화비를 받는대요. 그러니까 전화를 다 쓰면 한 달에 한 번씩 전화비를 바치러 가야하는 거예요.
진행자 : 전화는 20세기인데 전화비 내는 방법은 19세기이네요.
김태산 : 여기는 자동적으로 통장에서 돈이 다 빠져나가잖아요. 맨 처음에는 솔직히 이거 내가 모르는 사이에 빠져나가는데 더 빠져나가거나 그러지 않나 했는데 그게 딱 컴퓨터화 돼있으니까 딱딱 정확하게 나가더라고요. 사실 휴대 전화 요금뿐 아니라 집 사용료, 전기 요금, 수도세 이런 것이 다 그렇게 나가지요...
문성휘 : 근데 군에는 아직 휴대전화가 없는 데가 많아요. 회령 쪽도 중국 휴대전화는 엄청나게 많은데 북한 휴대전화 쓰는 사람들은 거의 없대요. 우리 소식통들에게 물어봐도 회령에서 누가 휴대 전화를 쓰냐 물으면 자기는 아직 아는 사람이 없대요. 내 주변엔 없다... 해관에서 한번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북한 전화 요금이 중국 전화보다 엄청 비싸거든요.
북한의 휴대 전화 상황에 대해서는 저보다도 김태산 선생이 더 놀라는 눈치죠? 그걸 보면 북쪽도 느리긴 하지만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연결되기를 다들 바라고 있는데요. 이런 바람은 북한 휴대 전화 사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집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갑니다.
<내가 사는 이야기> 오늘은 휴대 전화에 대해 얘기해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주 였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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