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그때 그 시절 속으로" 이 시간 진행을 맡은 문성휘 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해외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책임지고 체류하던 중 2천년 초에 한국으로 망명한 김태산 선생과 함께 합니다.
기자: 안녕하십니까?
김태산: 네, 오랜만입니다.
기자: 네, “그때 그 시절 속으로” 한국에서도 지금 가끔씩 파는 것 있는데 이 알판 기계(DVD)라고 하는 거 비디오 기기, CD를 넣고 보는 그걸 북한에서 알판 기계라고 합니다. 북한에 그게 거의 (모든 집들에) 다 있다고 하고요. 그리고 북한엔 왜 그게 많냐 하면 이게 아주 낮은 전압에서 작동한다는 거죠. 그러니까 배터리를 가지고 작동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그걸 약전이라고 하죠. 전기기술자 이 약전을 하는 사람들한테 가져가면 그걸 간단히 개조해서 그냥 12V 이렇게 낮은 전압에 배터리에 연결해서 볼 수가 있다는 겁니다.
김태산: 12V, 24V 이렇게? 약전기술자들은 반도체(트랜지스터) 소자 몇 개만 넣게 되면 전류변성 같은 것도 시킬 수 있으니까 간단하죠.
기자: 그래서 이젠 그런 걸로 영화를 다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젠 그 알판이 돌아가는 기계(DVD)가 단순히 알판(DVD)만 넣는 게 아니라 USB도 다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중국에서 나오는 비디오 기기는 USB, 메모리 칩이 다 들어갑니다. 휴대전화와도 연동이 돼서 화면을 볼 수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고 그러니까 집집마다 이게 이제 거의 필수품으로 되고 있다고…
김태산: 그런데 거기에 대한 단속 사업은 어떻게 이루어지지 않는가요?
기자: 굉장히 단속 사업을 많이 하는데 북한 사람들은 대개 데스크탑을 놓으려고 안 한다고 합니다. 노트북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단속을 피하려고 한다는 거죠. 이자 알판을 보는 기계(DVD)도 그저 노트북하고 꼭 같습니다. 오히려 노트북만 더 작죠. 그러니까 단속을 피하기가 쉽다는 겁니다.
김태산: 북한에선 솔직히 남한에서 들어간 CD알들도 다 보고 저장장치들 통해 다 볼 수 있으니까 단속을 분명하겠는데 그건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기자: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DVD나 노트북을 다 쓰는 거죠. 아무리 북한이 단속을 강하게 한다고 해도 집집을 다 뒤질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집집을 다 뒤진다고 해도 찾는데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건 어차피 막지 못하는 거죠. 북한 사람들도 컴퓨터는 없지만 저장매체에 대한 욕구는 굉장히 커졌고 왜냐면 어느 때인가 자신들도 컴퓨터를 놓는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젠 사진이나 동창회 같은 거 이런 걸 찍어서 (CD) 알판으로 가지고 있다는 거죠.
김태산: 그걸 만들어 주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건 국가기관이 아니겠는데?
기자: 국가기관입니다. 북한이 한때 '컴퓨터 센터‘라고 각 도마다 만들던 거 이걸 이젠 ‘정보봉사소’라고 이 ‘정보봉사소’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도 찍어주고 그걸 다 알판으로 만들어주고 그렇지 않으면 USB 저장매체에 넣어 준다는 겁니다.
김태선: 그거 대단하네요. 어찌됐던 발전이네요.
기자: 네, 그러니까 북한 사람들 전화를 할 수 없는데 시골에서 벌도 기르고 이렇게 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 있지 않습니까? 이 사람들 휴대전화를 다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김태산: “나 이정도 산다” 그런 위세를 보이기 위해서 쓰지 못하는 거지만 가지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네, 위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그 휴대폰 속에 소설도 많고 게임이랑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저희들도 휴대전화 북한 걸 가져다 들여 보았는데 외국소설들도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현대 외국소설 아니고 다 19세기 고전소설들이 많이 들어가 있고요. 그리고 상식 같은 것도 많이 들어있고 그리고 휴대전화를 USB에 연결하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거죠.
김태산: 아, 지방에서 전화는 못해도 USB는 연결해 영화는 볼 수 있겠네요.
기자: 네, 북한이 만드는 휴대전화는 자체 메모리 칩을 연결하는 장치가 아예 없다고 합니다. 메모리칩에 불법적인 영화랑 넣어서 휴대전화로 보니까 이걸 아예 없애버렸다는 겁니다. 그리고 북한의 휴대전화는 블루투스 기능이 없습니다. 왜냐면 서로 영상물을 교환하는 게 블루투스를 가지고 교환을 하니까 블루투스 기능을 아예 빼버렸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없앨 수 없는 게 휴대전화 충전장치라는 거죠. 충전 접속 구는 없앨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젠 중국에서부터 휴대전화와 USB를 충전하는 장치들, 이게 많이 밀수돼서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걸 연결하면 휴대전화 충전 접속구를 통해서 USB로 영화를 다 볼 수 있다는 거죠.
김태산: 아니 그런데 제가 이자 궁금한 건 우리가 보건댄 대단히 뜨지만 북한 사람들로서는 대단한 발전이고 변혁이고 풀어놓은 건데 어쨌든 북한도 서서이나마 따라 온다는 느낌은 듭니다. 그런데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봅니까?
기자: 네, 이제는 자기네가 조립하는 걸 자력갱생으로 만든다고 하는 겁니다. 통신도 그래, 북한의 모든 게 중국산 쓰레기이긴 하지만 TV나 오토바이 이젠 마구 들어가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사람들은 이젠 현대에 어떤 제품, 어떤 걸 쓴다는 거, 외국은 어느 정도라는 것 다 알고 있다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빨리 북한이 변화될 것 같은 생각은 안 듭니다.
김태산: 북한 당국은 그 정도에서 머무를 것 같죠?
기자: 네, 왜냐면 북한도 또 그만큼 감시 장비들이 발전한다는 거죠. 북한은 음성식별 프로그램이 매우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하면 문건, 국가적인 어떤 비밀에 해당되는 무엇인가 그런 발언을 하면 자동적으로 다 녹음이 된다는 거죠. 북한 사람들도 이런 걸 뻔히 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북한이 지금 발전을 한다? 주민들의 수요가 그만큼 높아지니까 북한이 안 해주면 주민들이 밀수를 통해 들여오든 세관을 통해 간부들이 강짜로 들여오든 다 들여옵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하는 수 없이 그만큼 양보를 하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북한이 그렇게 발전할 것 같지는 않고요. 북한이 뭐 핵을 만들었다고 해도 아직 전기다리미도 제대로 못 만드는 건 사실이고요. 핵을 가지고 북한을 평가하긴 너무 이르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한국은 다 나오지 않습니까?
김태산: 그렇죠.
기자: 우체통의 역사, 편지를 쓰던 역사, 그것으로부터 전화기의 발전, 이 역사가 다 보인다는 거죠. 그런데 사실 북한은 이자처럼 우체국 하면 체신소라고 하죠. 이 체신소의 발전역사를 놓고 북한의 발전역사를 평가할 수 없다는 거죠. 한국은 우체국 하나 놓고도 사회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달라졌는가. 그런데 북한은 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정말 우체국이라는 게 아무런 발전도 없었습니다. 딱 멈췄죠.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빛섬유(광케이블) 전화가 나오면서 교환대가 없어진 겁니다.
김태산: 교환대가 없어졌죠.
기자: 그러고 나서 어느 날인가 휴대전화가 나오고 그러니까 북한의 우체국 역사는 우리가 참 추억으로 많이 돌아볼 건 있는데 이 역사를 놓고 북한의 발전상을 평가할 수가 없다는 거죠.
김태산: 뭐 북한의 발전상이라고 하겠지만 어찌 보면 다른 나라가 걸어간 길을 그저 따라오는데 너무나 천천히 따라오고 답답하게 따라오니까 안타가운 점밖에 없습니다. 뒤를 돌아본다는 게 내가 어린 시절에 우체국 아가씨가 힘들게 우리 집에 편지를 전달하고 찬물 한바가지 줄 때 그 기뻐하던 인상, 그 외에는 아무 것도 그저 우체국이라는 건 ‘노동신문’을 전달하기 위해 지금까지 존재해 왔다 그런 생각이 들고 그런 생각을 해보면 한마디로 참 막연하기 그지없는 노릇 아닙니까?
기자: 한국도 물론 배달원이 있죠. 그런데 한국은 다 차를 타고 다닙니다. 그런데 북한의 우편통신원들은 아직도 걸어서 다닙니다. 왜? 그 사람들은 노동당의 구호와 설교가 실려 있는 그 ‘노동신문’이라는 것을 배포하기 위해 걸어서 다닙니다.
김태산: 그렇겠죠. 그 60년대, 50년대 최초의 그 서신거래라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기자: 그리고 진짜 변화라는 게 그런 거죠. 비록 ‘노동신문’ 전달이라고 할지라도 좀 우편통신원들이 차를 타고 다니며 편안하게 일할, 북한의 지도부가 좀 더 아량을 가지고…
김태산: 그렇죠. 누가 누구를 죽이고 누가 누굴 먹는 걸 떠나서 서로 열어놓고 “야 한민족끼리인데 우리 서로 만나 서신거래라도 먼저 좀 하자. 그렇게 하고 친척들이라도 좀 왔다 갔다 하게 하자” 이렇게만 되면 나는 바랄게 없겠어요.
기자: 한국도 우체국이 있고 북한도 체신소가 있는데.
김태산: 다 같은 체계입니다.
기자: 좀 체신소끼리라도 연계를 가지게 하자. 체신소를 통해서 북한에 있는 형제가 남한에 있는 형제에게 편지를 쓰고 또 체신소를 통해 남한에 있는 형제가 북한에 있는 형제에게 뭔가 소포도 보내고…
김태산: 전화도 할 수 있고…
기자: 체신소를 통해 체신의 개방이 북한이 세상에 나오는 날이 아니겠냐? 이런 생각을 합니다.
김태산: 네, 옳습니다.
기자: 오늘 정말 좋은 얘기 많이 나누었고요.
김태산: 네, 감사합니다.
기자: 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