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얼굴] 호주 교포 실향민 김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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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앞둔 임진각 풍경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2일 파주시 임진각을 찾은 관광객들이 전시물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YNA)

호주에 사는 실향민 김 할아버지는 민족 고유의 명절 설날을 맞아 간단한 떡국으로 설을 보냈다고 이야기합니다. 김 할아버지는 14살 때 고향을 떠난 지 50여 년이 지났지마는 지금도 고향의 언저리와 다정한 친구와 놀던 생각이 지금도 난다고 회고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보고 싶은 얼굴 오늘은 호주 시드니에 사는 실향민 김 할아버지의 고향 그리는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김 할아버지 올해 설날 어떻게 지내셨어요?

: 여기 호주에는 구정은 한국 사람들이 알기는 알아도 설빔을 하지 않아서 별로 그렇게 설을 쇠질 않아서 떡국 끓여 먹는 정도지요.

김 할아버지 고향이 어디세요?

: 황해도 장인군이예요.

명절을 맞으면 고향 생각이 많이 나실 텐데요. 고향 그리우시죠?

: 아 그럼이요. 14살 때 나와서 고향을 다 알아서 지금도 친구들 생각이며 형님 2분이 못 나와서 늘 생각하고 있지요.

어린 시절에 기억나는 고향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저는 어렸을 적엔 그 지역이 산골이에요. 조용한 산골마을에서 학교에 다니면서 자랐지요. 저희가 여러 형제이기 때문에 그저 농사지으면서 그렇게 살았어요.

그리운 학창시절의 어떤 추억이 있습니까?

: 저는 고향에서 국민학교에 다녔고요. 중학교는 장현에 있는 학교에 다녔어요. 중학교 입학해서 1학년 다니다가 왔어요. 내 웃동네에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하고 놀던 생각이 지금 50년이 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지금도 친구 꿈꾸고 그래요. 그래서 서울 나가면 임진각에 영상 편지 같은 것을 모아둔 곳이 있어요. 거기다 써 두기도 하고 그래 봤는데 얼마 전에 호주 시민권자는 이북에 잘 다니잖아요. 그래서 알아봤더니 살아 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김 할아버지 어린 시절에 친구와 놀던 때가 그리우시죠?

: 그럼은요. 추억이란 산골이니까 산에 가서 밤도 따고 냇가에서 고기 잡고, 학교에서 돌아와 시간만 나면 같이 놀던 그런 생각이 나는데 논 얼음판에 가서 설매타고 그랬던 거지요 뭐 그때 시절이야…

어린 시절 명절에는 어떻게 보냈어요?

: 아 명절에는 대단했지요. 명절 때만 기다렸지요. 8월 추석하고 구정을 기다려야 쌀밥도 한번 먹어보고 고기도 한번 먹어볼 기회가 있고 그래서 명절 때를 손꼽아 기다렸지요. 구정 때면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옷도 좋은 것 한번 입어보고 그랬어요. 신발도 그렇고 그전에는 뭐 어떤 때는 참 맨발로도 다니고 하는 그런 시절이었지요. 그때야…

고향 어떤 자랑 있으세요?

: 고향의 자랑은 사과밭이 조금 있었고요. 사과밭 외에는 산에 가면 뭐 어름이라는 열매에서부터 밤도 많고 했는데 특별히 산골이라서 특별한 것은 없었고요. 밤나무가 많았던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살구나무가 있어서 군것질하면서 다녔지요.

보고픈 친구에게 한 말씀 해 주시지요?

: 혹 이 방송을 들을는지 몰라도 친구 연 군이거든요. 제가 얼마 전에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내가 올해나 후년에 한번 북한에 가려고 하는데 살아서 꼭 한번 만나기 바란다. 그리고 내 조카도 찾으러 갈려고 하는데 그런 것들을 주선해주고 또 형님들은 살아 있는지 몰라도 한 번 꼭 만나서 옛날이야기 하면서 우리 즐거운 시간 갖기를 바란다. 꼭 한번 만나보자!

고향에 가고 싶으시죠?

: 고향에 가면은 저희 집 같은 경우 오래되어서 무너졌으리라 생각하고 왜 내가 살던 고향이 그리운지 몰라도 꼭 가보고 싶고요. 살던 집을 가보고 싶고, 아버지 산소가 있어요. 8살 때 돌아가셨는데 생생하지요. 지금도 관리해 주는 사람이 없어도 찾을 것 같은 기분으로 지금도 그리워하고 있고요. 보고 싶은 게 살던 동내 마을에 가보고 또 다니던 학교에 가보고 싶고 그렇지요.

김 할아버지 통일되기를 바라시지요?

통일이 되어야지요. 사실 저희 형님 2분이 못 나오고 했지마는 북한에 있는 사람들이 남입니까? 다 형제지요. 통일이 되어서 서로 오고 가고 만나기도 하고 그들도 또 굶주린다고 하는데 굶주림도 없고 이렇게 되기를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보고 싶은 얼굴 오늘은 호주 시드니에 사는 실향민 김 할아버지의 고향 그리는 소식 전해 드렸습니다. 보고 싶은 얼굴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