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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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일: 최근 북한이 대남선전 인터넷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연일 북한인권활동을 하는 탈북자들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재입북했다는 탈북자들을 내세워 회견하면서 남쪽의 탈북자들을 매도하거나 또 최고존엄의 동상 폭파를 계획했다며 특정 탈북자들을 비난하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리민족끼리가 남한 내 주요 탈북단체장들을 헐뜯고 협박한 건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근래 들어서는
강 대표까지 도마에 오르지 않았습니까?
강철환: 그렇습니다. 북한은 이달 초 탈북자들을 내세워 한국 정부와 일부 탈북 활동가들을 맹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회견에 나온 재입북 탈북자라는 사람 여섯명 가운데, 강철호 라는 남성이 작년 봄에 한국 들어갔다가, 1년여 만인, 올 가을에 이탈해, 다시 북한으로 돌아왔다고 하면서, 자신이 한국에 거주할 때, 나를 직접 만나서 들었다는 얘기를 하던데요, 저는 일면식도 없는 생면부지의 사람입니다. 거기다 내게서 들었다는 말을 하면서 계속 떠듬거리고 자꾸 틀리고 하는 모습이 누가 봐도 보위부 교육받고 외운 것이 역력했습니다. 자신이 탈북해 한국에 들어가 살던 얘기나 다시 재입북하게 된 사연 등, 자신에 관한 말은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전. 회견에서 이 남성이 주장한 건 어떤 특정 사건과 관련 있는 얘기였습니까?
강. 네. 유에스비 같은 컴퓨터 소형저장장치에 들어 있는 드라마와 영화 같은 것을 북한 주민들이 본다는 말을 저한테 들었다는 것인데요, 그 사람은 만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합니다.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대북 외부정보 유입 활동에 대해 주민들 계몽 선전용으로 회견을 꾸민 것 같습니다. 저희 북한전략센터 에서는 지난 수년간 나진-선봉지역에서 막대한 량의 USB와 라디오를 보급해왔습니다. 북한의 보위부는 관계자들을 잡으려고 혈안이 되었지만 워낙 저희가 협력자들과 은밀하게 하다 보니 끝내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대한 량의 USB가 유통되자 중앙의 지시가 계속 내려왔고 당국이 집중조사 하는 과정에 저희 단체와 연계된 조선족 중국인 협력자가 국가보위부에 체포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수백 개의 USB가 적발됐고 거기에는 남한 드라마, 기독교 관련 영상들이 들어있었습니다. 그 협력자는 자주 북한에 드나들면서 알고 친하게 된 북한인에게 USB를 선물로 주었는데, 그것이 화근이 됐습니다. 그 북한사람이 당국에 고발하면서 보위부가 이 협력자를 집중 감시했고 결정적 증거를 확보해 체포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전. 체포된 협력자는 어떻게 됐습니까?
강. 다행히 그가 중국 국적자였기 때문에 보위부에서 고초는 당했지만 수용소는 가지 않고 풀려났습니다. 사실 전세계가 다 보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 기독교관련 영상이나 서적은 북한이 못 보게 해서 그렇지 중국에서는 불법이 아닙니다. 중국인들도 다 보는 것들을 북한당국은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저희 단체에서 북한 인민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USB를 북한에 유포시켜온 것입니다. USB를 현장에서 유포하다 적발된 조선족 중국인 협력자는 보위부에 체포돼 3개월간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가 비록 중국 국적자였지만 만약에 북한으로 납치돼 갔더라면 아마도 고문 당해 죽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그가 북한에 들어간 것을 중국의 지인들이 알고 있었고, 백방으로 구명운동을 벌인 결과 그 협력자는 목숨을 건지고 3개월만에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전. 그 사람이 곤욕 치렀다고 하셨는데 북한 보위부에서 그를 고문 하지는 않았습니까?
강. 공공연한 중국 국적자였기 때문에 무자비한 폭력은 쓰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잠을 재우지 않으면서 밤낮으로 취조했다고 합니다. 사실 매맞는 고문 보다 더 참기 어려운 건 계속해서 며칠 동안 잠을 재우지 않으면서 조사하는 겁니다. 피의자를 정신적으로 피폐화시키고 종국에는 정신질환까지 유발시키는 가장 극단적인 고문입니다. 그런 고문을 받고 나면 모든 것을 자백하게 되는데 대부분 고통을 참지 못해 하는 허위자백이 많습니다.
전. 우리민족끼리 회견에 나온 강철호라는 인물은 강 대표께서 전혀 모르시는 사람이라고 하셨죠?
강. 전혀 모르는 사람입니다. 본적도 없구요. 하지만 그는 마치 저와 제 동료들을 아는 것처럼 거짓말했습니다. 우리가 '중국을 뻔질나게 다니면서 불순영상물을 보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뻔질나게 다니는지 그 사람이 어떻게 알겠습니까? 보위부가 탈북자들의 외부정보 유입 활동과 관련해 작성한 각본을 주고, 기자회견에서 폭로하도록 시키는, 가짜 '증인'으로 활용되는 사람입니다.
재입북 했다는 이 사람들은 다른 탈북자들을 인간쓰레기이며 '악질'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으레 탈북자들을 지칭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여하튼 이런 기자회견은 당국의 각본에 따른 것일 지라도, 정보유입에 대한 것을 사건으로 다루는 회견을 꾸민다는 그 자체는, 그 만큼 외부정보의 북한 내 확산이 북한체제를 흔들 만큼 북한당국으로는 가장 긴장되는 사건임을 미뤄 알 수 있습니다.
전. 이 회견에서는 강 대표 말고도 다른 탈북자들도 비난 했다죠?
강: 그렇습니다. 최근 북한민주화 활동을 많이 하는 정광일, 박상학 등 다른 탈북자들도 맹비난했습니다. 이들이 전 세계를 돌아 다니며 반북활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남조선에 간 탈북자들은 하루 빌어 하루도 못사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전. 앞서 잠간 언급했지만 최근에 탈북자들이 조중 국경에서 드론 -무인기를 띄워 양강도 혜산에 있는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폭파하는 시험비행을 했다고 북한이 통렬하게 비난하지 않았습니까?
강. 저의 단체에서도 드론을 활용해 USB를 보내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북중 양국의 군인들이 지키는 두만강, 압록강 유역에서 드론을 날리는 것 자체가 무리이고 고가의 장비를 자주 이용해 북한에 드나들게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다만 한번만 쓰는 것을 가정하고 폭발물을 달아 김부자 동상으로 보낼 수만 있다면 큰 사건이 될 수도 있겠지요.
전. 북한에 삐라를 날리고 있는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의 박상학 씨가 드론 비행을 계획했다고 저희 방송에 밝혔습니다만, 이런 사실은 작년부터 미국의 인권단체와 함께 외부에 알리지 않고 은밀하게 추진해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북한의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지난 주 '최고 존엄에 대한 타격 시험을 했다'고 밝히면서 한국 언론에도 보도됐습니다. 북측이 어떻게 이 계획을 알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강. 아마도 북한의 보위부가 국경지역에서 드론이 움직이고 있거나 그러한 것들을 사용하려고 한다는 정보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드론 자체를 북중 국경으로 옮겨가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인들의 눈에 쉽게 띌 수 있습니다. 북한의 보위부는 국경지역에서 여러 사건들이 나는 것을 대비해 항상 긴장하고 있는데 그것은 만에 하나 국경지역에 설치된 김일성 김정일 동상들이 하나라도 잘못된다면 북한정권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동상마다 경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전. 지금 북한의 정보기관들이 실적 쌓기 차원에서 무차별적인 폭로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강. 사실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올 4월 초 중국 저장성의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한 이후 보위부가 내부적으로 매우 비판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김정은이 평가해 줄 만한 실적들을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한국거주 탈북자들을 입북시키는 일입니다. 그리고 북중 국경에서 벌어진 일들을 부풀려 과대포장 한 이후 반공화국 소동이라고 확대해 보복을 하거나 자신들의 불법활동을 정당화 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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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