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구팽’ 북 국가안전보위성 수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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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김정은 정권의 수호자로 고모부 장성택과 그 추종자들은 물론 수많은 고위 간부들의 숙청과 처형에 앞장섰던 김원홍 국가안전보위성 부상 자신도 최근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 최고 지도자의 체제 유지에 핵심 역할을 수행해온 보위성의 수장이 숙청당할 만한 큰 죄를 지은 것은 아니라고 하잖습니까?

강철환: 그렇습니다. 김원홍 보위상의 숙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되어오던 문제입니다. 국가안전보위성은 수령을 제외한 그 누구도 체포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집단입니다. 그래서 과거 김정일은 김병하 보위부장이 자결한 이후 자신이 직접 보위부 부장을 겸직하고 제 1부부장을 내세워 국가안전보위부(현재 보위성)를 관리해왔습니다. 김정은 시대에 와서 국가안전보위성은 제대로 된 수장을 임명하고 무려 6년째 그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사실 김원홍은 특별한 잘못 없이 사소한 문제에 연루돼 엄중한 처벌을 받는 것으로 보면 김원홍 자신의 문제보다 토사구팽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 김씨 체제 유지의 핵심 부처인 국가안전보위부라는 조직 자체가 어떻게 설립됐는지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강. 과거 김일성은 72년 헌법개정을 통해 수상제를 주석제로 변경했고 김정일은 74년 2월 당 선전일꾼들 앞에서 '10대원칙'을 발표하며 수령절대주의를 강조합니다. 그리고 나서 당시 사회안전부(현재 보안성)정치부 일부를 독립시켜 정치보위부를 창설합니다. 그리고 초대 보위부장으로 김병하가 임명됩니다. 당시 김병하는 김일성-김정일 세습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축출하는 임무를 맡게됩니다. 수령 절대주의는 사실상 김정일로의 세습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고 진짜 사회주의 자들은 사회주의를 배반한 세습체제의 장본인인 김일성과 김정일의 개인사조직으로 전락하는 북한 정치체제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습에 조그마한 것이라도 반대한 모든 세력은 무자비하게 처형되거나 수용소에 수감됐습니다. 여기에는 김병하가 앞장섰고 그는 김정일의 지시를 충실하게 이행한 것입니다.

전. 그런 김병하가 결국 자살로서 생을 마감했다지요?

강. 그렇습니다. 1974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김정일은 자신의 세습권력에 대항하는 모든 세력을 모조리 제거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원성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김정일은 그 원한을 모두 김병하에게 뒤집어 씌웁니다. 김병하가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자신과 무관하게 사람들을 죽였다고 여론을 조작하고 그를 노동당 조직부를 통해 제거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최후가 다가오고 있다고 직감한 김병하는 1984년에 권총으로 자살을 시행합니다. 김병하의 가족들은 모두 김병하 본인이 보위부장으로 있을 때 무자비하게 무수한 사람을 잡아넣었던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는 불운을 겪습니다.

전. 초대 보위부장 김병화 이래 그 후임자들의 운명도 대부분 김씨 세습 수령들에게 토사구팽 당하지 않았습니까?

강. 그렇습니다. 김정일 시대에 류경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이 대표적 인사입니다. 북한정보 역사에서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유능한 사람입니다. 그는 김정일을 설득해 햇볕정책 이후에 남한이 손을 뗀 중국 동북지역을 재장악하고 그 지역을 북한 체제를 수호하는 방파제로서의 역할을 하게 한 사람입니다. 로라링, 유나 리 미국 기자를 북중 국경으로 불러들여 유인 납치한 뒤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을 북한으로 불러들여 김정일과의 면담을 성사시킨 자입니다. 이런 공로로 김정일로부터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습니다. 김정일의 전폭적인 신임으로 국가보위부를 장악한 류경은 결국 김정일이 뇌출혈로 쓰러지자 보위부 권력을 남용해 자신을 위협할 것으로 생각하고 그를 관저로 불러들여 무참하게 살해합니다.

전. 김원홍이 보위부 수장으로 발탁됐을 때에 자신도 그런 꼴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강. 사실 원래 김정은 시대의 국가보위상은 우동측 부부장이었습니다. 그는 김정일에게 무한 신뢰를 받던 자였고 우직하고 충성도가 가장 높은 자였습니다. 하지만 김정일의 뇌출혈 이후 그도 집무실에서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현재까지 식물인간 상태로 치료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 계획에서 벗어나 91훈련소 소장이었던 김원홍을 국가안전보위상으로 앉힌 것입니다. 김원홍은 원래 통솔력이 뛰어나고 잔인한 성격의 소유자로서 국가안전보위성을 맡는 것은 그 자신이 김정은과 권력의 라이벌로 될 가능성도 있어서 그에게는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김원홍도 그런 것을 이미 예측하고 김정은에게 무한 충성하는 것으로 온갖 추태를 다 부렸고 김정은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듯 물어뜯는 사냥개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 것입니다. 김원홍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보위부 권력을 서서히 장악해갔습니다. 보위부를 관장하는 노동당 조직부 8과를 자신의 심복들로 앉혀놓고 노동당의 당적 지도를 교묘하게 무시하면서 김정은이 자신을 해하지 못하도록 방어막을 형성한 것입니다.

전. 그렇다면 김정은이 김원홍의 그런 움직임을 간파했다는 얘기입니까?

강. 그렇습니다. 김정은과 측근세력이 김원홍을 제거해야 할 때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과거 김정일 시대처럼 많은 사람들이 무참하게 죽으면서 김정은에 대한 원한이 쌓여가는 상황입니다. 그 책임을 누군가에 물어야 합니다. 김정은은 2014년 중순 당조직부 김근수 간부부 부부장 일당을 김원홍이 무자비하게 축출하는 것을 용인했습니다. 그것은 김원홍의 월권행위를 만들어놓고 그를 일격에 제거하기 위한 미끼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김정은이 량강도 지역을 현지지도 하면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들을 김원홍이 처리하면서 김정은 세력은 김원홍을 제거할 명분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당과 김정은의 지시를 무시하고 김원홍이 제멋대로 행동했고 그것은 반혁명 행위라는 것입니다. 김원홍은 김정은 세력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 어이없게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 그 불미스런 사건이라는 게 어떤 것이었는지 설명해 주시죠.

강: 작년 말, 양강도 현지지도 한 이후, 양강도 도당에서 김정은 지도 행사에 미흡했던 점이 없는지 검토 조사했던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간부가 김정은의 말을 부정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는 것이 보위부에 포착돼 보위부는 그를 고문 문책해 엄중하게 죄를 뒤집어 씌웠다고 합니다. 근데 김정은은 이걸 보위부 월권행위로 간주하고 문제 제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에 대해 김원홍이 허위 보고를 했다는데, 그게 숙청의 빌미가 됐다고 합니다.

전. 그렇군요. 김원홍의 수하들이 처형당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습니다.

강. 그렇습니다. 현재로서는 김원홍의 처형 소식은 안 들립니다. 다만 그의 핵심부하 5명이 고사포로 처형당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검열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김원홍 세력을 뿌리뽑는 과정에서 추가로 많은 사람들이 처형될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