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중국정부의 대북제재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물자를 제공해온 중국 기업 훙샹그룹에 대해 중국정부가 집중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하지만 중국당국이 훙샹의 대북 거래를 모르고 있을 리 없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훙샹그룹 사태 어떻게 보십니까?
강철환: 사실 훙샹 그룹은 현재 이 시점에서 보면 북한과 중국 양국에 의해 버림 받은 상태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가 지금까지 훙샹그룹의 북한 거래를 눈감아 준 것은 훙샹그룹이 오랫동안 대북 교역을 통해 구축한 북한의 핵심 인맥 때문입니다. 중국과의 정보 소통경로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는 북한 지도부의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비공식 경로와 정보 인맥을 훙샹그룹이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훙샹그룹을 통해 북한에 대한 상당한 정보들을 획득하고 그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중국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훙샹그룹 활용가치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훙샹의 대북거래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전: 중국의 그런 결정이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에 대한 압박 하중을 견디기 어렵게 됐기 때문인지, 아니면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대해 진짜 걱정을 하게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강: 일부 언론에서 전한 분석과는 달리 저희 북한전략센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5차핵실험 전에도 중국 측에 알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북한은 올 1월 4차 핵실험도 중국에 알리지 않고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방문 직후에 단행하지 않았습니까? 결국 4차, 5차 핵실험 모두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일방적으로 밀어 부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해 실제적인 압박을 가하지 않으면 더 이상 핵과 미사일 개발 독주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중국 당국이 이번 훙샹그룹 회장과 관련자를 체포하고 조사하게 된 것은 훙샹그룹이 중국의 국익에 더 이상 도움이 안될 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과 미사일개발에 최후 통첩성 경고를 주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 훙샹그룹과의 교역이 중단된 북한 역시 타격 받은 입장일 텐데요, 이번 사태에 대해 북한은 입을 다물고 있지 않습니까?
강: 지금 북한 당국으로서는 훙샹그룹에 지급해야 할 수입 대금이 3천만 달러 이상이라고 합니다. 현재 북한의 자금난 상황에서는 큰 액수이기도 합니다. 훙샹그룹으로서도 이 빚을 회수하지 못하면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북한으로서도 훙샹그룹이 더 이상 북한정권에 도움도 안 된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오히려 훙샹그룹은 북한과의 은밀한 거래까지 모두 털어놔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냉정하게 모른 체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북한과 은밀해 거래한 중국 기업이 훙샹뿐만 아닙니다. 그래서 이번 훙샹 사태와 관련해 북한의 의리 없는 행동에 분노하는 다른 중국 기업들이 많다고 저희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결국 북한이 자기 이익에 활용해 오던 중국 기업이 곤란한 상황에 빠졌는데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데 대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전: 훙샹그룹의 마샤오훙 회장이 과거 장성택 세력과도 긴밀한 친분관계를 유지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습니다.
강: 맞습니다. 김정은이 장성택 처형 이후 장성택 계열 간부들을 모조리 숙청하면서 실제로 중국과 거래했던 북한 기업인들과 또 중국측의 주요 기업인들을 감시대상명단에 올려 거래를 중단토록 했습니다. 심지어 여러 해 동안 민간차원에서 3천만 달러 어치의 현금과 물자를 북한에 지원한 캐나다의 한인 임현수 목사도 장성택과 친했다는 이유로 그의 입북을 허용한 뒤에 체포했습니다. 김정은은 임 목사가 캐나다와 그밖의 강연장에서 대북 민간지원 관련 강연 중에 북한 체제 비판한 말을 트집 잡아 그를 잡아 넣고는 20개월째 옥고를 치르게 하고 있습니다. 훙샹그룹의 마샤오훙 회장도 장성택과 각별한 사이를 유지하면서 북한 내 군부 관련 무역을 독점하다시피 했습니다. 장성택이 노동당 행정부 54부를 만들어 석탄 수출을 독점할 때도 마샤오훙 회장과 함께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 마샤오훙 회장이 북한내부의 핵심 숙청대상이었던 장성택과의 친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거래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훙샹과의 교역이 그만큼 북한 지도부로서는 중요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전: 유엔의 제재로 고립된 북한으로서는 핵 미사일 개발 전략물자 확보에 훙샹의 마샤오훙 회장이 절대 필요했다는 얘기군요.
강: 그렇습니다. 마샤오훙 회장은 자신의 미모를 앞세워 중국 내 고위관리들을 구워 삶으면서 사업을 확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단둥시 시장을 포함해 요녕성 주요 간부들이 마샤오훙 회장과의 유착 관계로 줄줄이 체포돼 법적 처벌을 받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산화알루미늄 등 특수합금재료들을 중국당국의 눈을 피해 대량으로 북한에 수출한 것은 사실상 밀수를 통해 이뤄졌는데 중국 공안당국이 눈감아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장거리 미사일 운반체인 대형트럭 80대를 수출하는 것도 마샤오훙 회장의 수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마샤오훙 회장의 활약 정보는 한미 정보 당국에 들어 갔고, 결국 중국도 이러한 불법적 행위를 더 이상 눈감아주는 것이 한계에 왔다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 이번에 훙샹그룹과 함께 제재의 대상이 된 북중 합작은행인 조선광선은행도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광선은행이 문을 닫게 되면 제 2의 방코델타아시아 사태처럼 북한에게는 심각한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습니다.
강: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조선광선은행은 39호실의 대성은행과 더불어 북한군부의 자금줄을 관리하는 위장 은행입니다. 훙샹그룹과도 긴밀한 연계를 유지하고 있고 훙샹그룹의 지분 절반을 소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북한 측 은행 책임자들은 사실상 군부의 핵심 간부들과 연계된 특수임무를 맡고 활동하는 사람들입니다. 조선광선은행은 유엔의 금융제재를 피해 사실상 해외에서 오는 군부자금들을 세탁해 북한으로 보내고 또 북한자금들을 군사물자들을 구입하는데 필요한 절차들을 교묘하게 만들어 가능케 했던 대표적인 북한의 자금줄입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조선광선은행이 문을 닫게 되면 훙샹그룹 만큼 중국의 강도 높은 대북 제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상 북한 측이 주도하는 금융시스템을 중국 내에서 완전히 차단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 중국은 평양에 나가있던 자국의 은행들을 지점 폐쇄시키고 중국은행이 북한내부에 송금하는 활동을 금지시켰습니다. 결국 김정은의 무모한 5차 핵실험이 스스로의 올가미가 되어서 김정은의 목을 조이고 있는 셈입니다. 지금 북한 내 군부와 39호실 핵심간부들은 북한체제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자금줄을 확보하는 것조차 어려운 심각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