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의 정치국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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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즈음해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등극하면서 김정은 김여정 남매의 공동정권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에 비해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가진 권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일까요?

강철환: 김여정의 나이는 이제 20대 후반, 많아야 30대 초반입니다. 아직 한참 놀아야 할 나이인데 그의 어깨에 너무나 큰 짐이 지어진 것 같습니다. 김여정은 과거 김정일 시대에 김경희보다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집권 초기부터 김여정은 김정은 옆에서 붙어 다녔는데 김정은의 파격적인 활동 모습과 인민들과의 신체 접촉 등 서민적 면모 등이 김여정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수령의 그 어떤 행동도 함부로 조정할 수 없는데 그런 중요한 일을 김여정이 맡은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실수들이 나왔지만 그 누구도 처벌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큰 실수는 김정은의 헤어스타일, 머리 모양인데, 물론 김정은 본인이 선호하기는 하지만 그 누가 봐도 흉물스러운 김정은의 깍두기 머리는 김여정이 구상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간부들은 그런 김정은의 머리가 흉물스러운데도 감히 누구도 말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은 과거 김경희에게 정치 중심이 아니라 변두리에서 활동하도록 직책을 두었습니다. 공과 사를 구분한 측면도 있고 여자가 나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김정일의 특성이 가미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은 파격적으로 여동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강.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아버지에 비해서 가부장적인 스타일이 아니고 여성도 남성과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김정일은 가부장적 권위주의적 상황에 익숙한 사람이고 김정은은 서방세계에서 여성을 존중하는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김정은이 좋든 싫든 을 떠나서 습득한 교육이기 때문에 김정은이 여성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의 아버지 김정일은 단 한번도 아내를 공개한 적이 없었고 항상 그들을 무시했지만 김정은은 처음부터 자기 부인을 공개하고 겉으로 보기에도 상당한 파격적인 대우를 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김정은은 과거 김경희가 하지 못했던 권력의 핵심에 김여정을 들여놓고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 김경희의 경우 노동당 국제부, 경공업부에서 활동했지만 김여정은 당 선전부, 정치국 후보위원 등으로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십니까?

강. 김정일은 과거 부하들에게 여동생 김경희를 자신과 같이 대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감히 김경희에게 누가 함부로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김경희가 맡은 공적인 업무는 당 국제부에서였고 당 경공업부장 직을 맡은 것이 마지막 공직이었습니다. 권력의 중심은 아닌 것입니다. 인민생활은 거의 내팽개친 김정일이기 때문에 당 경공업부는 사실 실세와는 거리가 먼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김여정은 김정은 등장 초기부터 노동당 선전선동부 행사부를 책임지고 김정은의 모든 동선을 관리하는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최근 김여정의 직책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 노동당 선전선동부 산하 행사부를 노동당 중앙위 행사부로 격상시키고 그 부장을 김여정이 직접 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행사부는 김정은의 1호행사를 관장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김정은과 가장 가깝거나 신뢰하는 자가 맡을 수밖에 없는 자리입니다.

전.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과의 말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북한에 대한 군사적 선택지가 현실화 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핵심지도부 제거 작전 이른바 참수작전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안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상당히 우려한다는 참수작전과 같은 외부의 위협이 자신의 친 여동생을 핵심 지도부에 자리매김하는 것과도 어느 정도 관련 있을 것 같은데요.

강.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수령 절대옹위입니다. 수령의 생명과 안전이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중요한 것도 수령의 안위가 지켜지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절대로 이행되기 힘든 것이지요. 한미연합군의 참수작전은 상호전력과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북한을 제압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북한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의 제거를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김정은이 최고지도부 안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자신의 혈육을 두려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

전: 그러니까 김정은 자신의 신변 안위와 관련된 동선을 직접 챙기는 일을 관장하는 노동당 행사부를 여동생 김여정이 맡아 한다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기도 하겠네요.

강. 그렇습니다. 사실 김정은은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권력에 무임승차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아버지의 권력을 그냥 내려 받았지만 그 권력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고 그 과정에 자신이 확실히 믿는 사람들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김정은은 아버지에 비해서 사람 파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 고모부도 믿지 못해 처형할 정도로 불안정한 사람입니다. 요즘같이 참수작전이 현실적으로 실행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생명을 가장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여동생 김여정은 오빠 김정은이 가장 믿을 수 있는 혈육이고 동지인 셈입니다. 김여정이 김정은의 근접경호 친위부대인 974부대와 김정은 관련 일체 행사를 직접 관장하고 통제 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해결되는 것입니다.

전. 김여정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중요 직책을 맡게 되면서 김여정의 남편, 그러니까, 김정은의 매제가 누구이고 그가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도 관심사가 될 것 같습니다. 마치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와 그의 남편이자 김정일의 매제였던 장성택의 관계를 또 다시 보는 묘한 느낌이 듭니다.

강. 사실 북한의 다수의 간부들은 김여정의 남편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정은과 김여정 다음으로 권력을 가질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김여정의 남편은 외부로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장성택 사건의 후유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믿을 사람이 많지 않은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앞으로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 김여정의 남편, 즉 자신의 매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 강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