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의 긍정적 북한 민생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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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올해 북한의 4차, 5차 두 차례의 핵실험과 잇따른 미사일 시험발사로 유엔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북한 내부에서는 그 제재가 인민생활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하죠?

강철환: 그렇습니다.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김정은의 핵개발로 무고한 북한동포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도 높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저희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유엔제재 이후 북한내부에서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바람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대북제재가 북한정권의 외화벌이에는 타격을 주고 있지만 주민들의 생활에는 오히려 도움을 주는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북한정권에 대한 족집게 식 압박이 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전.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다는 것인지요?

강.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력분야입니다. 북한은 전력생산의 대부분을 수자원과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비가 많이 안 올 때에는 화력을 추가 가동하기도합니다. 과거 15년간 북한의 전력체계는 거의 마비되었습니다. 수력발전소가 노후화되고 화력발전소는 석탄 고갈로 발전소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대표적 화력발전소인 북창화력과 평양화력의 경우 주요 에너지인 석탄이 공급되지 못해서 제대로 가동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평양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주요지역에서는 제대로 된 전기를 공급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평양을 비롯한 북한 지역을 다녀본 사람들에 따르면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 전력사정이라고 합니다. 북한주민들도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는 것이 20년만인 것 같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전력사정이 좋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전. 화력발전소가 가동하기 시작했다면 석탄 공급이 원활하게 됐다는 얘긴데요.

강. 그렇습니다. 중국에 수출하던 석탄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그만큼 내수로 돌려졌다는 것이죠. 석탄 수출은 북한의 외화벌이 기관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수단입니다. 이 기관들이 헐값으로 석탄을 매입해 중국에 수출하면 앉은자리에서 떼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성택이 처형당하기 전에 노동당 39호실을 압도하기 위해 자신이 만든 당행정부 54부의 주력 수출 품목으로 석탄 수출권을 독점한 것입니다. 나중에 장성택이 처형당할 때 그의 가장 큰 죄목가운데 하나가 나라의 자원인 석탄을 중국에 헐값으로 팔아먹었다는 것이 포함돼 있을 정도였습니다.

전. 그런데 장성택 처형 이후에도 북한은 중국에 석탄 수출을 계속하지 않았습니까?

강. 그렇습니다. 장성택이 처형되고 나서 노동당 39호실과 보위부와 군부는
행정부 54부를 공중 분해시킨 다음, 노른자위 수출권을 나눠가졌습니다. 그 가운데 석탄 수출권은 39호실과 군부가 나눠가졌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외화원천인 만큼 김정은의 비자금과 군수물자 도입에 필요한 외화벌이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인민들은 장성택이 석탄을 팔아 죄를 지었다고 해놓고서 자기들은 더 많이 팔아먹으니 그 놈이
그 놈이라는 말까지 하며 당국을 맹비난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전. 그런데 유엔제재로 중국이 석탄 수입을 전격 중단했으니 북한 기관들에는 매우 큰 타격이 될 수도 있겠군요.

강. 그렇습니다. 장성택 처형이후 석탄 수출권을 독점했던 노동당 39호실과 군부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약 10억달러 어치의 석탄을 팔아왔기 때문에 그 만큼의 외화소득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들 부서들이 입는 타격은 심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강제적으로 군사비를 축소시키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돈이 없으니 무기를 구입할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다 이번에 훙샹그룹에 대한 중국정부의 철퇴까지 가해져 무기 거래는 사실상 붕괴된 상태입니다. 핵과 미사일에 필요한 자금수요가 강제적으로 중단되면서 이 부분에 소요됐던 자원들이 자연스럽게 민생으로 돌려지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전. 이제 곧 겨울이 닥치겠지만 그 덕에 북한 주민들은 예년보다는 덜 추운 겨울을 날 수 있겠군요.

강. 그럴 수 있을 겁니다. 북한만큼 에너지난이 심각한 나라는 드뭅니다. 겨울철 월동준비를 위한 땔감 해결은 모든 북한주민의 최대 생존 경쟁입니다. 북한에서 가장 살기 좋은 지역은 석탄이 나오는 지역입니다. 하지만 석탄이 부족한 외화를 챙기는 주요품목이 되면서 무차별적인 석탄수출이 이뤄지면서 가격이 올라가고 공급량을 부족해져 서민들은 석탄을 활용한 땔감해결에 큰 애로를 겪어왔습니다. 석탄 에너지가 줄어들면 그만큼 나무가 훼손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됩니다. 최근 수년간 가뜩이나 심각한 산림훼손이 더 확대된 것도 석탄 수출과 무관치 않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석탄 수출이 중단되면서 석탄 그 자체는 땔감으로밖에 쓰일 데가 없으니까 그야말로 민생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석탄 가격이 폭락해 서민들이 때감 구입에 상당한 부담을 덜게 됐고 물량공급도 대부분 민간으로 활용되면서 올 겨울은 혹독한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북한주민들이 많아 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전. 그렇긴 하지만 유례없는 중국 국경 지역의 물난리 후과가 적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특히 두만강 지역의 복구가 지연되면서 수해지역 주민들은 이번 겨울 나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 않습니까?

강. 그렇습니다. 수해지역이 제대로 복구되지 않고 주민들의 생활이 심각한 것은 북한내부에서 재난을 만날 때 다른 지역에 대한 지원을 위한 체제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은데 있습니다. 재난은 무조건 감추고 발표하지 않아 어떤 지역에서 어떤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지 잘 모릅니다. 따라서 수해지역 사람들을 위한 국민성금 같은 것도 없는 것입니다. 국가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 주어야 하지만 김정은 정권은 이미 핵과 미사일에 막대한 자금을 퍼부으면서 두만강 수해 지역에 들어갈 현금은 극도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북한당국은 수해 복구 지원을 위한 자원을 국내 각 기관들에 할당해서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각 기관들이 어떻게 할당 지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강. 물론 고위층 간부들이 자기들의 재산을 헐어서 수해지역 인민들을 지원할 사람이 있었으면 저 나라가 이 모양이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수해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가라앉지 않자 북한당국은 돈이 있는 39호실 자금은 한 푼도 안 쓰면서 각 기관별로 자금을 모아서 수해지역을 도우라는 지시를 하달한 상태입니다. 지금 해외에 나가있는 외교관들까지도 수재민들을 돕는 물자들을 도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지원에 모두 냉담한 상황이어서 올해 겨울 북한 두만강 지역 수재민들은 최악의 겨울을 보내야 할 처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