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강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강철환: 네, 안녕하십니까?
전: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후 북한은 4차 핵실험에 장거리미사일 발사준비 등 예측불허의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내부에서 군부 강경세력의 행동을 제어할 수 없는 길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김양건 사망이후 북한내부는 어떤 분위기 입니까?
강: 김양건 통전부장 사망이후 그의 장례를 국가장례로 치르면서 김정은이 직접 나와 슬픔을 표시하며 애석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김양건의 타살설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김양건이 음주운전을 하지도 않고 숙달된 기사가 운전했는데 우연의 사고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또 새로운 통전부장에 정찰총국의 김영철이 임명됐다는 일부 소식통의 주장도 있습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군부 강경 권력과 김양건을 비롯한 통일전선부의 온건세력간에 권력투쟁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전: 김양건은 목함지뢰 사건이후 김정은의 측근으로 등용돼 상당한 신임을 받았는데 그것이 권력 견제를 불러온 것인가요?
강: 김양건은 정찰총국에 의해 발생한 목함지뢰 사건을 마무리하면서 김정은의 신임을 받게 됐습니다. 황병서와 8.25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김정은의 위상을 올리기 위한 남북정상회담의 길을 닦았습니다. 대중관계도 체계적으로 풀기 위해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한 행동은 생각하지 않고 국제사회의 탓만 생각하는 김정은이 한국과 중국이 북한에 대해 대하는 태도를 보고 김양건의 대외정책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김영철 정찰총국장 등은 목함지뢰 사건때 당한 김양건에 대한 불만을 권력투쟁으로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김양건의 장기적 전략대로 한중관계를 이간질 하고 한국이나 중국과의 정상회담이 실제로 성사된다면 김양건의 대외정책의 성공으로 군부 강경세력의 설자리가 없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군부 강경세력에게는 김양건이 눈안의 모래처럼 상당히 껄끄러운 존재가 됐었던 것 같습니다.
전: 김양건의 사망이 교통사고가 아니라면 타살일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한 증거들은 발견되고 있습니까?
강: 과거 통전부의 주요 간부들 중에 교통사고로 죽은 자들이 더러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용순 아태위 위원장입니다. 운전수와 밤늦게 귀가하다가 차가 굴러 사망한 사건입니다. 당시 운전수는 살았고 멀쩡한데 김용순만 죽어있어 타살 의혹이 제기됐었습니다. 차가 크게 구르지 않았는데다 운전수는 멀쩡한데, 별 상처없는 김용순이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북한에서는 김용순이 교통사고로 위장한 타살로 보는 견해가 우세했고 지금까지 그렇게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노동당 조직부 이제강 부부장도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그러한 사망들이 우연한 것으로 발생한 것 같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번 김양건 교통사고도 김용순 비서의 교통사고와 비슷하게 북한 지도부의 음모로 짐작하는 북한 내 주민들이 일부 있는 것 같습니다. 자동차도 별로 없는 북한에서 주요 간부들의 교통사고가 너무 빈번해 사람들이 믿을 수 없어하는 것입니다.
전: 김양건 사망으로 북한 내 정보기괸들이 새로운 변화에 직면해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북한 내 상황은 어떻습니까?
강: 과거에도 대남공작부의 변화는 늘 이뤄져 왔습니다. 김일성 시대에는 인민무력부 중심의 대남공작이 대세였다면 김정이 시대에는 노동당 중심의 대남공작이 핵심 라인을 이뤄냈습니다. 김정일 시대에는 노동당 내 대외연락부, 35호실, 작전부 등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국가적인 전폭적 지원을 받고 굵직굵직한 테러행위들을 자행해왔습니다. 그러한 전성시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대폭 바뀌었습니다. 대남공작 부서의 핵심이 그야말로 대남공작이 아닌 대남현금흡수에 전력을 추구했습니다 당시 북한의 통전부는 남쪽에서 보내오는 현금과 식량, 물자를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흡수하느냐는 결과를 통해 자신들의 실적을 평가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서부터는 대남압박정책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3차 핵실험 이후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조치는 강화됐고, 북한 내부에서는 북남관계가 정상화 되기에는 더 이상 힘들게 됐다고 판단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러한 대외변화를 읽고 통전부 중심의 대남라인을 정찰총국 중심으로 옮겨놓았습니다. 저희 소식통에 따르면 강관주 대외연락부 부장은 이미 사망직전까지 갔고 거의 살아있는 송장처럼 되어 있다고 합니다. 통전부는 과거의 힘 있던 공작부서의 일부 직원들을 흡수통일을 위한 문화적 침투에 투입했습니다. 또 당시 북한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자행했습니다. 이런 북한이 다시 최근 통전부 중심으로 정책을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목함지뢰 사건이후 김영철은 공식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쫓겨 갔던 최룡해가 깜짝 등장을 한 것입니다. 전: 최룡해의 등장이 빨라지면서 그가 김양건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맡지 된 것 아닌가 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강: 최룡해의 등장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는데요, 3개월 만에 이례적인 혁명화 처벌에서 풀려난 것은 그만큼 인재들이 부족하고 김정은 자신도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김양건이 사라지자 김정은은 대외관계에서 최룡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최룡해는 최근 추방된 사람같지 않게 김정은과의 동행이 잦아지면서 실세로 다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최룡해가 실제적인 권력을 가지게 된다면 북한 내부도 세력 대 세력으로 편가르기를 하면서 상대방 세력을 모함하고 처리하는 것이 하나의 관행처럼 되어지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만약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영철 정찰총국장 등이 같은 군부의 무리에서 하나의 이익을 위해 뭉친다면 엄청난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김정은 권력이 겉으로는 김정은 중심으로 체계가 잡힌 것 같지만 군부 세력에 대한 김정은 정권의 취약함을 우려해야 할 만큼 지금 체제 내부 정세가 불안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 같습니다.
전: 강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강: 네. 감사합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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