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 최근 유엔의 대북제재에 중국이 동참한 사실이 북한 내부에 알려지면서 북한주민들은 오히려 이 제재를 내심 반기고 있다지요? 국제사회의 보다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된 자국의 상황에 대해, 해당 국가의 국민이 오히려 그걸 달갑게 여기고 있다는 건 역설 같은데요, 어떤 배경이 있는 겁니까?
강: 간단히 말해서 북한의 연료사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북한은 그들이 말하는 대로 늘 대북압박을 받으면서 살아온 국가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유엔제재에도 끄떡없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3월 첫 주 유엔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대북제재는 북한의 핵무기, 미사일 개발에 들어가는 자금을 차단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지 인민들에게 쓰여지는 현금이나 물자를 끊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번 유엔의 제재로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겪고 있는 만성적인 에너지, 연료 문제가 풀리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 유엔제재와 에너지 문제 해결과는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강: 이번에 유엔제재 차원에서 북한의 석탄 등 광물자원 수출 등의 대외교역을 전면 중단시켰습니다. 철광석이나 기타 광물자원은 북한 인민생활과 큰 연관성이 없습니다. 무산광산의 철광석 같은 경우 무산철광이 중국으로 수출되면 식량과 기타 부식물 공급이 제대로 되는 것을 제외하면 광물수출은 북한정권의 현금수요를 충족시키는 주요 달러벌이 수단입니다.
하지만 석탄 수출은 북한의 민생경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습니다. 한반도 북쪽지역인 북한은 추운 겨울이 가장 견디기 힘든 혹독한 계절입니다. 겨울만 되면 땔감과의 전쟁이 벌어질 정도입니다. 목탄차와 땔감 때문에 북한의 주요 산들은 이미 민둥산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석탄은 북한주민들에게 가장 요긴한 난방 연료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이 석탄 대부분을 수출해왔기 때문에 내부 수요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해왔고 석탄이 귀하니까 값이 올라가 일반 서민들은 석탄을 구할 수조차 없습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와 민생경제와 연관성이 없는 사치성 건설과 미사일, 핵실험이 연이어 실행되면서 달러가 많이 필요하게 되니까 석탄수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이 석탄이 중국에 대량으로 수출되다 보니, 북한 내 석탄 가격은 폭등할 수밖에 없고, 먹고 살기도 힘든 빈민계층에게는 석탄은 그림의 떡처럼 구입하기 어려운 값비싼 연료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유엔제재에 적극 동참한 중국 정부가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시키면서 북한내부 석탄 재고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북한 정권으로서는 아연실색했지만 인민들은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라고 저희 북한정보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전: 북한 당국이 석탄수출에 목메는 것이 달러 이외에 다른 이유가 있는가요?
강: 석탄은 북한지역에 가장 풍부하게 매장된 자원입니다. 평안도, 함경도 일대에 석탄이 다량 매장되어 있습니다. 한때 석탄은 북한공업의 주요 원료이기도 했습니다. 중국 수출이 적을 때에는 내수 땔감으로 풀려 주요 도시에서 석탄은 주민들의 난방연료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하자원들은 고갈되고 생산하기 쉬운 석탄이 달러벌이에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북한내부의 땔감문제는 심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김정일 사망 이후, 당 행정부에 외화벌이를 전담시킬 목적으로 조직한 54부가 석탄수출권을 장악하면서 석탄 수출이 크게 늘어났지만 내부 공급용 석탄은 급격하게 줄어들게 됐습니다.
전: 김정은이 장성택 행정부장을 처형할 때 석탄을 중국에 대량으로 팔아 넘겨 북한의 지하자원을 낭비했다는 것이 죄목 중에 들어 있지 않았습니까?
강: 장성택 행정부장이 석탄수출을 전담해 외화벌이를 한 것은 김정은이 바라는 핵과 미사일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북한 내각을 비롯한 민생경제에 필요한 외화를 벌기 위해서였습니다. 물론 장성택이 자신을 따르는 측근세력들을 챙겨주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군사비에 쓰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석탄수출을 증가시킴으로써 2012년 북한 내부의 석탄 수급사정은 어렵게 됐고 엄청 추웠던, 그 해 겨울 난방비 증가로 인민들이 고통을 겪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김정은 일당은 장성택 처형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석탄수출을 장성택의 큰 죄 인 것처럼 부풀려서 만들어낸 것입니다.
전: 하지만 장성택 처형 이후 당 행정부 54부는 공중 분해됐고, 외화벌이 수단들은 군부와 보위부가 나눠가지지 않았습니까?
강: 그렇습니다. 장성택 세력이 숙청된 이후 모든 외화벌이 수단은 남은 세력들이 모두 나눠가졌습니다. 김정은 일당은 장성택의 석탄수출을 비난하면서도 그 수단을 인계 받고는 석탄수출을 더 확대시켰습니다. 인민들은 장성택 처형 이후 석탄 수출이 중단되면 내부 인민들의 땔감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큰 기대를 가졌었지만, 오히려 장성택 시대보다 더 어려워 진 것입니다. 그나마 장성택은 인민경제를 위해 달러벌이를 했지만 지금 군부와 보위부가 벌이는 석탄 수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인민들의 분노는 큰 것입니다. 결국 김정은 세력이 장성택을 모함하고 억지로 죄를 씌우려 석탄수출 명분을 내세운 것이 드러난 것입니다.
전: 작년에 국제 광물가격이 폭락하면서 북한의 광물, 특히 석탄 수출에 차질을 빚지 않았습니까?
강: 그렇습니다. 세계경기 침체로 국제 광물가격이 폭락하면서, 값이 싸기로 유명한 북한 석탄과 광물가격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광물가격과 비슷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북한산 석탄, 광물 수출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북한은 석탄 수출로 연간 10억달러 수준의 현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유엔제재 이전에는 6억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개성공단 연 수익이 1억달러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석탄수출이 북한 군수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큰 것입니다.
전: 이번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조치로 중국 정부는 북한의 석탄 등 광물자원 수입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는데요, 북한의 군수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받겠군요.
강: 그렇습니다. 사실상 북한의 광물 수출로 버는 달러는 39호실의 김정은 궁정경제와 군수경제에 사용되어 왔습니다. 석탄, 광물 수출로 벌어들이는 연 15억달러 수준의 현금은 현재 김정은이 진행하고 있는 핵과 미사일 전력 현대화에 쓰이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재래식 전력에 대한 기본적인 자금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번 유엔대북제재가 김정은 정권의 외화벌이에 엄청난 압박으로 계속 작용할 것이라고 봅니다.
전: 강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강: 네. 감사합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