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 최근 북한의 언론매체에서는 미사일 엔진시험에 참가해 공로를 세운 군수공업부 간부를 김정은이 업고 축하하는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수령절대주의 사회에서 수령이 하급 관리를 그런 식으로 친밀하고 극진하게 처우하는 모습은 상당히 이례적이지 않습니까?
강. 그렇습니다. 아버지 김정은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미사일과 핵에 미친 사람처럼 집착하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엔진개발에서 공로를 세운 간부를 어부바하는 모습은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간부들과 담배를 함께 피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핵심 측근인 황병서가 주석단에서 손을 입에 대고 무릎을 끓고 김정은과 대화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입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모습은 김정은이 매우 즉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주변 간부들도 이런 김정은의 파격적인 행동을 제지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김정은이 자기 기준으로 마음에 드는 행동이나 결과에만 국한되는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찾아간 평양 자라공장에서는 전력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자라들이 변변치 않은 모습에 버럭 화를 내며 간부들을 질책했는데 보위부는 자라공장 당비서와 지배인 모두를 처형까지 시켰습니다. 그가 어떤 기분으로 하급관리들을 만나는가에 따라 어떤 사람은 업히기도 하지만 누구는 공개처형장으로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전. 김정은의 개인적인 기분이야 언제든 바뀔 수 있겠지만, 자라 공장의 전기가 부족한 것은 북한 자체의 전력 공급량이 만성적으로 부족해서일 텐데, 당비서나 공장 지배인들이 잘하고 잘 못하고 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처형 당하는 간부들은 억울하겠네요.
강. 그렇습니다. 사실 북한 내 간부들이 초능력을 가진 홍길동이도 아니고, 국가에서 제대로 물자를 공급하지 않는데 알아서 과제를 척척 해 낸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미사일 사업부분만 해도 국가적으로 집중적인 지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지원도 해주지 않고 결과만 따지는 김정은의 행동 때문에 간부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는 것입니다.
전. 그와 관련해서 최근 북한에서는 강원도 정신이 새롭게 뜨고 있다지요?
강. 맞습니다. 국가의 지원 없이 강원도에서 자체 수력발전소를 건설해 전력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국가 지원 없이도 각 기관이 알아서 해결하는 것을 김정은이 선호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평양시 만경대구역 당비서도 국가의 지원 없이 학생소년궁전을 지었다고 하는데 요즘 김정은은 쩍하면 그 당비서를 모범사례로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당비서나 해당 지역 책임자라도 국가의 지원 없이 스스로 알아서 일을 해낼 재간은 없는 것입니다. 지역 유지들의 이른바 자발적 헌금을 받아내거나 특단의 대외거래를 통해 자원을 마련해야 가능합니다. 다만 그런 것들이 자발적 달성으로 포장되고 있는 것뿐입니다. 김정은의 행태는 너무나 현실을 무시하는 처사로 볼 수 있습니다.
전. 김정은의 현지지도 이동 수단에서도 아버지 김정일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기차여행은 거의 하지 않고 비행기와 자동차로 움직인다고 하지요?
강. 그렇습니다. 김정은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기차보다 비행기 여행을 더 선호하고 그것이 경호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경호부대가 대규모로 뜨면 외부에서 포착되기가 쉽기 때문에 안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김정은은 자신의 신변 안전문제와 관련해 국내보다는 외부의 위협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 김정은이 사전 통보 없이 현지지도 방문을 하는 것도 그런 외부의 위협 맥락으로 봐야 할까요?
강. 그렇다고 판단됩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김정은의 동선을 파악하기가 과거 김정일보다 더 힘들다고 합니다. 일단 김정은은 자신이 방문하고자 하는 곳에 미리 준비시키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고 합니다. 임의 순간에 자신이 방문해 제대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최근 수년간 군부대를 그런 식으로 방문해 제대로 기강이 잡혀있지 않는 모습을 보고 엄청난 질책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김정은의 현지방문은 경호에도 상당한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김정은이 움직일 때 대규모 이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김정은을 지키는 호위부대는 약 20만명에 이릅니다. 여기에 974부대로 불리는 김정은의 친위부대도 1000명에 이릅니다. 과거 김정일 시대에는 기차여행으로 움직일 경우 이런 경호인력도 함께 움직였기 때문에 외부에서 감시할 경우 지도자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 시대는 외부의 적보다는 내부의 적을 더 두려워했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든 말든 대규모의 경호인력을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김정은은 내부의 적보다는 외부의 적을 더 두려운 존재로 보는 것 같습니다.
전. 한미 연합군의 북한 지도부 제거와 같은 참수작전을 의식하고 있다는 얘기인가요?
강. 그렇습니다. 지금 김정은이 두려워하는 것은 미군이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지도자였던 빈라덴을 제거한 것처럼 무인기나 드론을 활용해 북한 지도부를 제거한다는 그런 특수 군사작전입니다. 각을 떠내듯 김정은과 그 지도부만 드러내는 군사작전인데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대북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면서 북한이 유엔제재를 무시하고 계속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할 경우 전략적 군사적 수단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과 호위사령부는 대규모적인 경호가 오히려 김정은 동선을 더 노출시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소규모의 경호인력으로 전환된 상태입니다.
전. 현지지도가 아닌 일반 행사에 참석할 때에도 사전 준비나 대규모의 경호부대가 투입되지 않는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강. 그렇습니다. 경호인력의 경우 김정은이 비행기로 이동해서 현장까지 SUV 스포츠 실용차로 움직인다면 대규모 경호부대는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김정은이 인민들을 사랑한다는 이른바 '애민' 지도자의 영상을 부각시키는 데에도 소규모의 경호인력이 제격인 셈입니다. 저희가 입수한 김정은의 현지지도를 목격한 북한주민들 정보에 따르면 불과 김정은의 도착 몇 시간 전에 호위국 부대원들이 동원돼 준비를 하고 김정은 동선에도 일반 사람들이 일정한 거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놔둔다고 합니다. 그래서 청소년 관련 행사장에서도 아이들이 무리 지어 무질서하게 환호해도 제지하고 않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서해지구 군부대에서도 군인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은 모습이 보도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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