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최근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근무하던 종업원들이 잇따라 집단 탈북을 하고 있는 배경과 관련해 권력이 비대해진 국가안전보위부의 횡포가 한 원인이란 얘기가 나옵니다.
강철환: 그렇습니다. 북한에서 국가안전보위부는 김씨 지도자를 제외한 그 누구도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무소불위의 집단입니다. 그래서 김정일 시대에는 국가보위부 부장을 김정일 자신이 겸직했습니다. 한 때 김병하가 김정일 시대에 보위부장을 맡으면서 김정일의 후계구도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들을 모조리 숙청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론이 악화됐습니다. 그래서 김정일은 김병하를 희생양으로 삼아 그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체포하려고 하자 김병화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이후 보위부 고위간부들의 운명은 항상 순탄치 않았습니다. 김정일은 국가보위부 제1부부장을 내세워 대리 운영을 시키면서 항상 보위부를 적절하게 관리 통제해왔습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사냥개 역할을 하도록 하되 권력행사의 적정선을 넘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에 와서는 그 선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김정은의 충실한 맹견처럼 보이지만 안으로는 점점 비대한 권력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전: 최근에 국가안전보위부는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같은 권력 핵심까지 감시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강: 그렇습니다. 국가안전보위부가 아무리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도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보위부 자체가 조직지도부 한 개 과에 속해있으면서 지도를 받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보위부장 김원홍은 당 조직지도부 간부들까지 무자비하게 잡아가면서 이제는 김원홍 세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전: 당 조직지도부 핵심간부들이 보위부에 의해 처형당한 사건이 있었지요?
강: 그렇습니다. 사실 장성택 처형 사건이 가장 큰 사건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 내부에서는 당 조직지도부 안의 간부부 부부장 사건을 더 크게 보고 있습니다. 장성택 처형사건 이후 발생했는데요, 김 아무개 간부부 부부장을 중심으로 한 소위 종파사건입니다. 조직지도부의 간부부 부부장은 권력 핵심 중에 핵심입니다. 간부 사업을 하는 조직지도부 최고의 간부이기 때문입니다. 간부부 부부장은 자신의 측근들로 황해도 지역의 당 비서들을 교체하는데 사건은 거기서 생겨납니다. 김 모 부부장이 황해도 지역에 나가면 해당지역의 측근 당 비서들이 그를 김정은 보다 더 위대하게 영접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유곽까지 차려놓고 부부장을 대접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이 김원홍의 보위부 정보망에 걸려든 것입니다. 사실 당 조직부 간부들의 동향은 보위부가 직접 손을 대기는 어려운 사건입니다. 하지만 김원홍은 이 사실을 김정은에게 보고했고 김정은은 현대판 종파의 원흉으로 규정하고 모조리 체포하게 했습니다.
전: 체포된 뒤에 이들은 모두 처형됐습니까?
강: 그렇습니다. 조직지도부의 간부부 부부장을 비롯한 황해도 해주 시당 책임비서, 신천군당, 연안군당 등 핵심 당 비서들이 줄줄이 체포돼 모조리 처형당했습니다. 당 조직지도부 핵심간부들을 포함한 당 비서들의 처형사건은 사실상 국가보위부의 세상이 된 것을 북한 내부에 확실하게 각인시킨 사건이 됐습니다. 그리고 장성택 사건 때에도 김원홍이 나서서 조직지도부의 의견을 묵살한 김정은의 지시대로 장성택과 그 일파를 무자비하게 처형했습니다. 당시 조직지도부는 장성택을 처벌하되 처형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보고했습니다. 김경희의 적극적인 반대를 반영한 것이었죠. 여하튼 요즘 간부들은 김원홍에게 잘 못 보이면 언제든지 황천길로 간다고 비웃고 있다고 합니다.
전: 국가안전보위부의 권력이 너무 강력해지면 김정은도 보위부를 견제하지 않을까요?
강: 그래서 북한내부에서는 김원홍이 나는 놈이라는 소리가 나옵니다.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은 김원홍을 토사구팽 시키려고 준비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황병서와 짜고 김원홍을 밀어내려고 했는데 이것을 미리 눈치 챈 김원홍이 김정은에게 적극 아부하면서 더 사냥개 역할에 열을 올린 것입니다. 김정은에게 김원홍은 위험해 보이지만 자기 말을 무조건 따르는 김원홍이 아직은 쓸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계하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김원홍은 보위부를 관리하는 당 조직지도부에까지 손을 뻗어 자신의 세력을 앉혀놓을 정도로 치밀하게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원홍은 김정일 시대부터 지금까지 보위부 최고위 간부들이 최고지도자에게 어떻게 당했는지를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살아남기 위해 김정은에게 최대한 아부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자신의 세력을 키우고 있는 것입니다.
전: 그렇다면 언젠가는 김정은도 김원홍을 제거하려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한 핵심세력 내부의 권력투쟁이 본격화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강: 그렇습니다. 지금 북한에서 김정은과 상대가 될 인물은 황병서도 최룡해도 아니라고 합니다. 오직 김원홍만이 김정은과 겨룰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김정일이 보위부의 류경 부부장을 체포할 때에도 보위부 건물을 포위하지 않고 그를 자기의 관저로 불러 즉결 처형했다고 합니다. 보위부는 그 자체가 중무장한 세력이기 때문에 권력이 큰 간부를 치려면 분란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김원홍은 요즘 북한 당 간부들 사이에서는 두려움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전: 최근 발생하는 최고위층 간부들과 중국 내 식당 종업원들의 잇단 탈북사태가 국가안전보위부 김원홍의 무소불위적인 전횡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강: 그렇습니다. 해외에서 문제가 생긴 최고위 간부들이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행을 택하는 것은 보위부의 무지막지한 처벌 때문이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해외 파견 간부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소명할 기회라도 주었지만 지금은 잡아들여 무조건 잔인하게 죽이고 처벌하기 때문에 관련 간부들이 조그마한 문제가 생겨도 일단 도망부터 생각합니다. 보위부의 횡포가 악화될수록 최고위 간부들의 이탈은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