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 순서에서도 '북한전략센터'가 최근 입수한 조선인민 내무군 내부 문건에서 드러난 강력 범죄행위들에 관해 알아 보기로 하죠. 참고로, 이 문건은 '조선인민내무군출판사'가 인민보안부에서 조사한 내용을 인민내무군 출판사에서 주체 103년, 그러니까 작년 9월에 출판한 '해설담화자료'입니다.
강철환 대표님, 오늘은 어떤 소식부터 전해주시겠습니까?
강철환: 조선인민내무군 내부 문건에는 직장리탈자나 무직건달자들의 범죄행위도 심각한 것으로 지적했습니다.
전: 어떤 범죄행위 사례들이 나와 있는지 그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전해 주시죠.
강: 네. 우선,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복면강도들이 북한내부에서 창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문건에 지적된 사례를 보면, 몇 년 전 어느 고속도로에서는 명절후방물자를 싣고 오던 자동차가 복면을 한 여러 명의 범죄자들에게 강도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문건 원문에 따르면 '이놈들은 흉기로 운전수와 차에 탔던 사람들을 위협하여 돈과 밀가루포대를 털어낸 다음 뒤에 오는 소형버스를 세워 같은 방법으로 강도하고 나서 차에 짐을 옮겨 싣고 도주하다가 뒤에서 제놈들의 차를 따라오는 기미가 보이자 고속으로 단속초소의 차단봉까지 들이받고 꽁무니를 사리였다‘ 고 돼있습니다. 후에 인민보안기관에서 수사적발한데 의하면 이들은 모두가 무직건달자들로써 패를 무운 범죄집단이었다고 합니다.
또 지난해 어떤 군의 어느 인민반 단층집 한 주민세대에서도 ‘초저녁에 날씨가 더워 출입문을 열어놓고 TV를 보다가 어디서 갑자기 나타나 달려든 6명의 복면강도들에게 위협을 받고 재산을 강도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이들 역시 대부분이 직장리탈자 또는 무직건달자들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건은 ‘공장, 기업소들을 비롯한 단위들에서 직장리탈자,무직건달자들에 대한 교양사업과 장악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처럼 사회적 안정을 파괴하고 국가와 인민의 생명재산을 침해하는 범죄의 구렁텅이에 빠져들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함경남도의 어느 군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이 생활이 어려울수록 조직과 집단에 더욱 철저히 의거하여 생활하는 대신 미상의(정체불명의) 범죄자로부터 마약밀매가 돈벌이에 좋다는 말을 듣고 마약범죄자들의 뒤를 따라다니며 마약구입, 밀매방법을 배웠으며 나중에는 자기도 모르게 마약중독자가 되여 살인행위까지 저지르는 범죄를 감행하였다’고 나와 있습니다.
전: 마약 문제는 진짜 북한의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것 같군요.
강: 그렇습니다. 마약 제조도 이제는 집단적으로 이뤄져 하나의 이익집단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북한내부에서 조폭들이 마약을 무기로 해 상당수의 자금을 확보하고 보안기관을 매수하는 등 조직적 범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북한은 떼강도 사건들을 무직건달자, 범죄 집단으로 묘사고 있는데 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창궐한 조폭집단, 그러니까 조직폭력집단이 성행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무직건달, 조폭집단이 성행하는 것은 법체계가 무너져있고, 직장 간 이직할 떼 서류정리가 정확하지 않아 공중에 떠버린 건달자들을 양산하고 그런 자들이 떼를 지어 다니며 온갖 불법행위들을 자행한다는 것입니다. 북한내부에서 이러한 범죄 집단들이 창궐하고 조직화되어 치안을 어지럽히는 것은 그 만큼 북한내부의 경제사정이 열악하고 젊은이들이 그 체제에서 꿈을 잃고 타락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매해 엄청난 숫자의 특수부대 군인들이 제대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합당한 직업이 주어지지 않아 생계를 위해 범죄조직을 뭇거나 가담하는 현상이 지속돼 북한체제의 구조적 모순이 범죄를 더 양산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 문건에는 김정은이 '미신행위가 계속 성행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는데요,
‘미신행위’가 얼마나 북한 주민들 사이에 퍼져있길래 시급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시했을까요?
강: 북한내부에서 유행하는 미신행위는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처럼 믿고 있습니다. 관상, 점 등을 전문으로 하는 무속인 들이 늘어나고 용한 점집은 뇌물을 줘야 새치기가 가능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물론 인민보안부는 당국의 지시에 의해 이러한 점쟁이들을 통제하고 심지어 교도소에 넣기도 하지만 이러한 미신행위는 기독교 신자와 비교해 그렇게 정치적으로 매장할 정도로 탄압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사회가 불안정해지고 앞날이 불투명해지자 중앙당 고위간부들 사이에서는 무당굿까지 벌이고 액운을 없애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고요.
북한 곳곳이 이러한 무당 굿 놀이가 벌어지고 점쟁이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당국은 기독교를 제외한 다른 미신행위들은 관대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아무리 통제를 가해도 이러한 흐름을 막기는 이제 불가능할 정도로 사회가 타락해가고 있습니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종교는 기독교로 기독교 신자로 밝혀질 경우 살아남지 못할 만큼 가혹한 처벌을 하고 있습니다.
전: 탈북자들 얘기로도 교회에 간 적이 있거나 선교사를 만난 적이 있으면 혹독하게 다룬다고 하지 않습니까?
강: 그렇습니다. 한국행을 시도한 경우나 기독교를 접촉한 경우에는 엄벌하고 있습니다.
전: 앞에서 언급된 살인, 강도, 강간, 마약 사용 및 거래 등과 같은 강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이 문건에서는 당국은 주민들의 신고, 이른바 '군중신고사업'과 '자위경비체계'를
강조하고 있다고 강 대표께서 전하셨는데요, 그럼에도 당국은 주민들이 신고와 자위경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함을 '한탄'하고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왜 이런 신고와 자위경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강: 북한당국은 각종 범죄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적대세력의 준동과 때를 같이해서 공화국 내부를 흔들려는 적대세력의 동조자들의 책동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사실 심각한 경제난과 관리들의 부정부패, 희망이 없는 젊은이들의 자포자기 상태의 범죄가 그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 문건에는 5월과 11월이 ‘사고방지대책월간’ 인데도 사고는 평소 다른 때 보다 더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지요? 어떤 사고들이 많이 일어나는지와 실제 사례들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강: 교통사고가 제일 많습니다. 문건에서는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고 다수의 운전수들이 당국의 포고를 망탕으로 여기면서 중대 교통사고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됐습니다. 문건에 나와 있는 사례를 그대로 소개하자면,
혜산시 어느 공장의 한 운전수는 ‘돈벌이를 목적으로 화물자동차적재함에 26명을 태우고 술을 마신 상태로 차를 운전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두 명의 남자를 앞반바로 쳐 현장에서 사망시키고 차를 높은 령길에서 전복시킴으로써 18명을 사망시키고 8명을 중경상입히는 중대교통사고를 발생시키었다’고 합니다.
또 원산시 어느 기관에 소속된 한 운전수 역시 ‘화물자동차적재함에 20명의 사람들을 태우고 고속운전을 하다가 전복사고를 발생시켜 엄중한 인명피해를 냈다’고 합니다.
그뿐 아니라, 평양시 어느 김치공장 로동자는 ‘청년거리 기본도로에서 건늠길로 가지 않고 제멋대로 차길을 가로질러가다가 차에 치워 현장에서 사망하였으며 어느 군부대의 로동자 역시 광복거리의 지하 건늠길을 이용하지 않고 차길에 들어섰다가 승용차에 치워 사망하였다’고 합니다.
전: 기본적인 교통 규칙이나 규정을 무시해 발생한 교통사고라고 생각되는데요,
교통사고 말고, 또 다른 종류의 사고도 문건에 지적됐다면서요?
강: 네. 폭발물 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고가 많이 발생해 인민과 국가의 생명재산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나라의 영상이 흐려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사례를 입수된 문건그대로 전해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3월 19일, 그러니까 이 문서 발간이 작년 9월이니까 그해 봄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남포시 어느 한 공장에서는 불비한 전기시설을 제때에 퇴치하지 않아 작업 장중천반 우로 지나간 전기선 이음부위에서 접점불량으로 불꽃이 튀면서 엄중한 화재를 발생시켰다'고 합니다.
또 그 며칠 뒤 평성시 어느 한 비누공장에서는 '종업원이 목공칸에서 술을 마신 후 나무난로에 불을 피워놓고 잠을 자다가 그 주변에 있던 대패밥에 불찌가 튀여나와 화재를 발생시켜 많은 국가재산이 불에 타게 하였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그보다 며칠 전에는 '장풍군 석둔소학교에 다니던 9살 난 한 학생이 야산에서 집에 쓸 땔나무를 하면서 불발된 박격포탄 1발을 얻어가지고 집에 와서 자기의 동생과 방안에서 가지고 놀다가 폭발하여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다'는 사례도 올라 있습니다.
그리고 '6월 2일에는 선천군 20 인민반에서 부양으로 생활하는 한 녀성이 자기 집에서 가스곤로로 밥을 짓던 중 20kg짜리 가스통의 발브주변에서 가스가 새여 폭발하는 통에 그 녀성과 방안에서 놀고 있던 8살 난 아들까지도 심한 화상을 입는 사고를 발생시키였다'는 사례도 적어 놨습니다.
전: 인민내무군 문건에 공식적으로 기록된 사고들만해도 3월 한 달 안에 연속해 세 건이나 일어났는데, 만일 기록이 안 된 사건들까지 포함한다면 훨씬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국으로서도 정말 골치 아픈 일이겠습니다. 그런데 당국은 사고 방지를 위한 교육을 하거나 대책을 세우지 않습니까?
강: 북한도 각종 사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단위별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나름대로 여러 사건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단속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만, 주민들의 국가 재산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공공건물이나 대상에 대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고, 선진국에 비해 안전 불감증이 심각해 당국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이런 종류의 사고가 계속 터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사회에 모범이 되어야 할 지도층들이 음주운전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런 것이 시정되지 않는 한, 일반 주민들에게만 법규를 지키라는 당국의 지침이나 교육에 그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전: 강 대표님, 감사합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