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강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어떤 소식을 전해 주시겠습니까?
강철환: 네. 북한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처형된 지 4개월이 지났는데요. 지금까지 현영철 인민무력 부장의 처형설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가 나왔지만 최근에 북한전략센터가 북한 내 정보원으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마약 흡입에 의한 사고로 결국 처형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전: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에 해당하는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올 5월 13일 현영철의 처형을 공개 발표하면서 '김정은의 지시에 대꾸를 하고 군 행사에서 조는 모습이 적발된 것이 반역죄의 사유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근데, 마약이 원인이 된 것이라는 내막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강: 군부 권력서열 2위인 현영철이 지난 4월 30일경 수백 명의 군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건군관학교에서 고사포에 의한 처참한 처형을 당했다고 합니다.
이 처형방법과 장소에 대해서는 국가정보원에서도 확인 발표한 바 있습니다만- 지금까지 현영철 처형에 대해 졸음에 의한 불손죄, 김정은 명령 불복종죄 등 여러 가지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정보에 따르면 마약에 의한 사고로 인한 불상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정보에 따라 현영철 사건의 진상을 시나리오처럼 살펴보면 이번 사건은 아주 어이없는 일로 시작돼 엄청난 사건으로 비화된 경우입니다.
지난 4월 25일 인민군 창건일에 맞춰 진행된 군 관련 회의에서 주석단 정면에 앉은 현영철 부장이 졸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회의는 김정은이 직접 참석했고 군부의 핵심간부들과 중간간부 수천명이 참석한 대규모 회의였습니다. 김정은이 직접 나와 보고서를 읽었는데요.
바로 김정은 옆에 앉아있던 현영철이 어떻게 된 일인지 회의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졸음이 아니라 아예 눈을 감고 잠이 들어버린 것입니다.
TV로 생중계되는 김정은이 참석한 회의에서 군 수뇌부의 최고 책임자란 사람이 잠을 잔다는 것은 불경죄 중에 가장 큰 죄가 될 수 있어, 참석한 다수의 간부들이 현영철의 조는 모습에 조마조마했었다고 합니다.
김정은도 이 조는 장면을 계속 목도했고 결국 회의가 끝난 이후 화가 날대로 난 김정은에 의해 체포돼 결국 처형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전: 그렇다면, 현영철이 졸게 된 것과 마약이 어떤 연관이 있다는 말입니까?
강: 저희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현영철이 마약을 한 것은 김정은이 참석한 회의에서 기운을 내서 잘 보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최근 북한군 간부들 가운데 웬만한 사람들은 거의 다 마약 중독자라고 합니다. 나이 어린 김정은을 따라다니려면 체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되는 나이 많은 고위 간부들은 고급 마약을 조금씩 흡입해 순간 체력을 보충하는 식으로 마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영철도 70대 체력으로 김정은이 참석하는 3시간 회의에서 버티기 위해 고급 마약을 흡입했는데 그 양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해 과다 흡입하면서 힘이 나지 않고 거꾸로 잠들어 버렸다는 겁니다.
김정은이 직접 나와 중앙보고서를 읽는 와중에 옆에서 자는 현영철이 거슬려 김정은도 자주 옆을 봤다는데요, 많은 군인들이 지켜보는 상황이라 자고 있는 현영철을 깨울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일부 탈북자 단체에서는 현영철이 북한에서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공개처형 방식으로 처형됐다고 했지만 실제는 장성택의 부하들처럼 고사포로 처참하게 처형됐다고 합니다.
전: 현영철이 나이도 많고 김정은의 측근으로 그에게 잘 보이겠다고 마약까지 한 것인데 너무 참혹하게 처형된 건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현영철의 처형을 지켜본 군 간부들의 반응은 어땠을 지 궁금하네요.
강: 현영철 말고도 이미 많은 고위 간부들이 처형됐기 때문에 현영철의 고사포 처형이 새로운 것도 아니지만, 나이 많고 별다른 죄도 없는 노 군인을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고사포로 처형한 것은 너무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대다수였다고 저희 정보원은 전했습니다.
과거 김정일 시대에는 웬만한 잘못은 수용소로 보내거나 일정기간 혁명화를 통해서 죄를 씻을 기회라도 주었는데, 아들 김정은 시대에는 걸핏하면 죽여 버리니 간부들의 반응이 좋을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전: 김정은의 최측근 마원춘도 알콜과 마약 중독으로 결국 좌천된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마원춘은 현영철처럼 죽이지는 않았는데요, 김정은과의 인맥 때문인가요?
강: 네. 그렇습니다. 사실 마원춘이 현영철 보다 더 큰 죄를 지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영철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공식행사에 실수를 했기 때문에 김정은의 얼굴에 먹칠했지만, 마원춘은 술과 마약에 중독돼 김정은의 호출에 제대로 응하지 못해 김정은의 분노를 샀다고 합니다.
마원춘은 김정은의 모친 고영희의 측근으로, 고영희의 별장을 직접 설계해 환심을 샀고, 어린 시절 김정은과도 오랜 인맥을 이어오는 인사입니다. 그래서 김정은은 마원춘이 불경죄를 지었음에도 죽이지 않고 지방으로 추방시키는 처벌만 한 것입니다.
전: 마원춘이 평양 순안공항 확장공사 책임자로서 무슨 문제가 있었다던데 그것과도 관련이 있습니까?
강: 그렇습니다. 마원춘이 김정은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한 것은 마원춘이 설계한 평양 순안공항 확장건축 공사가 그 계기가 됐습니다. 순안공항을 베이징 서두후 공항과 닮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김정은의 분노를 샀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원춘으로서는 김정은의 허락을 받은 공항 설계도로 공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사실상 김정은의 확인을 받고 공사를 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중국공항을 닮았다며 화를 내서 마원춘이 내심 죽을 맛이었다고 합니다.
마원춘의 입장에서는 '당신이 시켜서 한 것인데 왜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느냐'고 말하고 싶었겠지만, 그런 말을 했다가는 고사포로 맞아죽을 판이기 때문에 자신이 잘못했다고 비는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마원춘의 수난이 시작되는데요, 결국 좋아하는 술 때문에 김정은의 호출을 받고도 횡설수설했고 그것 때문에 지옥문 앞에 갔다 올 정도로 보위부에 끌려가 혼쌀이 났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술은 거의 끊었지만 마약만큼은 끝내 끊지 못해 결국 김정은에게 완전히 찍혀서(미움을 사서)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 지방으로 쫓겨 갔다고 합니다.
전: 최근 마원춘의 모습이 북한 언론에 다시 나오면서 재기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강: 마원춘이 나선시를 방문한 김정은 일행 속에 모습을 드러내, 숙청된 이후 다시 전격 기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원춘이 마약과 술을 다시는 입에 대지 않겠다는 서약을 김정은에게 맹세하고 다시 기용된 것 같습니다. 아마도 마원춘이 가지고 있는 천재적 설계 능력과 과거의 인맥을 다시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북한은 김정은의 지시에 의해 숙청된 일부 인사들이 반역죄가 아닌 이상 TV에서 삭제하거나 불필요한 기록 제거작업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처형된 이후에도 TV에 나온 것과 유사한 현상이라고 합니다. 최근 처형된 당정군의 고위간부들이 너무 많아서 언론매체에서 이들의 기록을 모두 삭제하기 시작하면 아예 프로그램을 다시 해야 만들어야 할 정도로 누더기가 된다고 합니다.
또 국제사회에서 고위간부들에 대한 처형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 북한인권문제가 이슈화 (쟁점화) 되기 때문에 당장 처형됐다고 해서 바로 해당 인물이 나왔던 매체에서 삭제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전: 현영철, 마원춘 사건으로 김정은이 고위 간부들 속에서 만연된 마약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배경일까요?
강: 최근 김정은이 현영철을 처형하고 나서 그가 회의장에서 자게 된 것은 마약을 과도하게 흡입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마약과 공금횡령은 민족반역죄"라고 규정했다고 합니다. 북한사회에 만연한 마약이 이제는 최고위층 간부들 속에서도 만연하면서 더 이상 마약을 방치할 경우 지도부 까지도 무너질 판이라고 김정은도 판단한 것 같습니다.
전: 네. 강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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