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셰스쿠 처형이 김정은에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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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27년 전 1989년 12월 25일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는 충격적인 소식을 루마니아 주재 북한대사로부터 보고 받았습니다. 바로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대통령 겸 루마니아 공산당의 서기장이 부인 엘레나 차우셰스쿠 제1부수상과 함께 루마니아 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후 즉각 처형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중 나이든 당 간부들은 알고 있을 줄 압니다만 1971년 북한을 방문했던 차우셰스쿠는 북한 노동당과 인민들로부터 김일성이 '민족의 태양'으로 불리는 것을 보고 돌아가자마자 자신을 '카르파티아 산맥의 천재'라고 부르게 했고 자기 부인 엘레나 차우셰스쿠 제1부수상을 '자애로운 어머니'로 부르도록 명령했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숙의 우상화를 그대로 본 딴 것입니다.

여기에 끝나지 않았습니다. 차우셰스쿠는 북한 방문에서 만경대혁명유자녀학원을 보고 이를 본 따서 고아들을 모아 자기의 친위대 세쿠리타테(보안대)를 만들고 이들을 '차우셰스쿠의 아이들'이라고 불었습니다. 이들에게 높은 월급을 주면서 인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했고 차우셰스쿠와 그 일가에 대해 불만을 가진 자들을 적발하여 처형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했습니다. 많은 당, 군, 정부 관리들이 처형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북한의 김일성 왕조처럼 루마니아에 차우셰스쿠 왕조를 세우려 했습니다. 그래서 세계는 김일성과 차우셰스쿠를 '의형제'로 불렀습니다.

정책면에서도 차우셰스쿠는 김일성을 흉내 냈습니다. 차우셰스쿠는 1974년 대통령제를 도입하여 자신이 초대대통령 겸 당 총서기를 겸임하면서 김일성처럼 자주노선을 선언했고 경제건설은 중공업우선 정책을 채택했습니다. 자주노선이란 '대 소련자주'를 의미하는 것이었는데 소련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면서 중공업정책을 제대로 펼 수 있었겠습니까? 결국 1970년대 후반에 들어서자 경제난관이 심화되고 국민생활이 궁핍해졌습니다. 이처럼 나라사정이 어렵게 되자 차우셰스쿠는 국민에 대한 정치적 통제 압박을 강화했습니다. 당과 정부 요직에 자기친척이나 연고자들을 배치하였습니다. 마치 북한에서 '백두혈통' '항일빨치산혈통' '만경대학원출신'을 기용하여 '권력공동체'를 만든 것과 꼭 같은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경제가 거덜 나서 국민생활이 궁핍해진 현실을 외면한 채 차우셰스쿠 대통령은 호화궁전을 지었습니다. 루마니아 경제 통계를 보면 1984년부터 5년간 루마니아 국민총생산의 30%를 궁전 짓는데 쏟아 부었습니다. 그러니 국민의 원성 특히 루마니아 지식인들의 불만과 비판, 비난이 아니 일어날 수 있었겠습니까?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여자 체조 종목에서 10점 만점에 10점을 받아 3개의 금메달을 딴 저 유명한 나디아 코마네치 선수도 더 이상 차우셰스쿠의 공포정치, 부패정치를 참을 수가 없어 미국으로 망명하게 되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상황에서 1989년 12월 티미쇼아라 지방에서 헝가리계 주민들이 체제를 비판한 목사의 신원보호로 데모가 일어났습니다. 차우셰스쿠는 이 데모를 반사회주의, 반당데모로 규탄하며 대중 앞에서 자화자찬의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청중 속에서 반 차우셰스쿠 구호가 튀어 나왔고 이에 놀란 차우셰스쿠는 헬리콥터를 타고 도망하다 지방 민병들에게 체포되어 루마니아 군부에게 인계되자 루마니아 군부는 즉시 군사재판을 열어 반 인민, 반국가, 부패혐의로 사형을 선고하고 즉석에서 처형되고 말았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정권의 붕괴, 이것은 김일성 김정일에게 깊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더없이 큰 교훈을 주었습니다.

그 교훈은 무엇입니까? 인민대중은 대통령 보다 당위원장보다 내각의 총리보다 비밀경찰의 번득이는 눈과 귀보다 더 현명하고 예리하게 현실을 꿰뚫어 본다는 점입니다. 인민대중은 압박과 착취, 공갈, 위협에 굴하지 않습니다. 강한 인내심으로 압제를 이겨내지만 결정적 시기에는 분연히 일어나 압제자 독재자 불의와 싸워 이긴다는 것입니다.

최근 김정은은 충성스러운 당 간부, 군 장병들을 자신이 참가한 회의장에서 졸았다고 하여, 건성건성 박수를 쳤다고 하여, 안경을 닦았다고 하여 자기의 비위에 거슬리는 언동을 했다고 하여, 공개처형에 처하고 있는데 당 간부 여러분은 이런 폭거를 정당한 수령의 통치 행위로 평가 합니까?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적대세력의 사상적 침습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처형이라고 인정합니까? 지금 전 세계는 김정은의 무자비한 폭거를 보면서 더 이상 그대로 방임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국제사회는 김정은의 반인민적 반인권적 범죄행위를 멈추기 위한 강력한 제재조치를 제시할 것입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북한의 최대 반 인민, 반인권 범죄자로 김정은을 제재 대상으로 지명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본 방송자가 27~8년 전에 일어났던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정권의 몰락을 떠올리는 이유는 인민대중을 속일 수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진정으로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당 간부 여러분은 지금 현재 여러분 당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면밀히 보고 그것이 당과 정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결단의 시간이 가까워 오고 있음을 알고 그 준비에 들어가야 할 것임을 지적해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