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해가 바뀐 지도 10여 일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여러분은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중점과제, "인민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강화하고 인민생활을 개선, 향상 시키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토의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작년처럼 "핵 무력건설과 경제건설을 병진시키자"는 딱 부러진 말은 아니고 "사회주의 강국건설을 위해 혁명적 총공세로 모든 전선에서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자"고 했으니 좋게 평가한다면 인민 경제건설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기야 작년에 핵무력건설을 완성했다고 선언했으니 금년에 경제건설에 전력하자는 말이 나올 듯합니다. 그런데 김정은은 금년에도 핵탄두와 탄도로켓들을 대량생산하여 실전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했으니 기본정책은 작년과 크게 다른 것이 없겠다고 하겠습니다. 문제는 핵탄두와 탄도로켓들을 대량생산하면서 인민경제부문을 활성화시킬 재원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특히 금년은 작년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강한 제재와 압력이 국제사회로부터 올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무슨 돈으로 인민생활 향상을 기할 수 있는 경제건설과 경제생산을 보장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천상 여러분 당이 취할 수 있는 정책은 극한적인 노력동원과 절약 이외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김정은은 "인민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강화하고 절약과 새로운 생산방식을 발굴하여 인민생활 향상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무엇인가 비벼댈 수 있는 언덕이 있어야 즉 약간의 여유라도 있어야 절약하고 새로운 생산방식을 연구해 볼 수가 있는데, 지금 북한의 경제형편은 최악의 상황인 것을 여러분도 느끼고 있지 않습니까? 미국이나 일본 또는 서유럽 국가와의 무역이 전면 중단된 정도라면 모를까 금년은 지난 1월 초부터 전통적인 혈맹국가인 중국과의 수출입 업무가 중단된 형편입니다.
지난 1월 5일 중국 상무부가 '2018년 제4호 문건'으로 공포한 내용을 보면 원유공급만 종전처럼 계속 지원하되 기타 물품에 대한 수출입을 전면 중단한다는 것입니다.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문건을 보면 중국산 철강, 금속류, 공업용 기계, 운수차량 등은 대북 수출을 1월 6일부터 전면 중단한다고 했고 원유 즉 휘발유나 경유 등 정제된 연료의 경우 50만 배럴로 제한 즉 종전의 10분의 1로 줄인다고 했습니다. 반면 북한으로부터 수입하던 물품 즉 식량, 농산물, 수산물, 마그네사이트, 산화마그네슘, 진흙(희토류), 석재와 목재, 기계와 전자설비 그리고 선박 등의 수입은 전면 중단한다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중국과의 거래가 이토록 엄혹해진다면 러시아와의 무역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작년 12월 23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 2397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금년입니다. 이런 경제 환경 속에 과연 여러분 당의 경제정책이 담보될 수 있을까요?
김정은의 신년사에는 선행과제로 전력생산, 철생산, 운수 등 5개년 전략과제의 달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런 강요는 하나마나한 소리입니다. 도저히 실현 불가능한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시장이 잘 돌아가던 40여 년 전에도 달성할 수 없었던 이 경제과제들을 어떻게 지금 성취할 있다는 것입니까? 여러분도 시인하고 있는 대로 1980년 제6차 당대회에서 제시했던 10대 경제전망목표가 오늘 현재까지 그중 단 한 가지라도 성취하지 못한 형편인데 반면 그때와 비교해 보면 오늘의 여러분 당이 직면한 경제 환경은 수십 배 엄혹한 형편입니다.
김정은의 신년사에서 지적한 전력생산문제 하나만 보아도 현실의 엄혹함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김정은은 우선 전력부문에서 전력자원개발과 전력손실 방지를 강조하며 중소형 수력발전소의 전력생산을 정상화함과 동시에 전력 낭비현상을 없애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대로 옛날부터 겨울철 북한의 강수량은 갈수상태가 지속됩니다. 아무리 샛강을 막고 수력발전소 시설을 설치해도 물이 적은데 무슨 방법으로 수력발전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까? 1990년만 해도 자강도, 양강도는 압록강, 두만강 건너 중국으로부터 상당한 발전설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이런 지원도 딱 끊긴 상태입니다. 중국에 대한 석탄수출이 중단되었으니 그 석탄을 화력발전에 전용한다면 전력증산이 가능하겠는데 오늘의 북한의 화력발전소 설비는 낡을 대로 낡았습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발전설비로 교체할 방법이 없는 형편입니다.
전력소비를 줄여라, 전력 낭비를 방지하라고 했지만 오늘날 북한의 송전시설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전선의 피복이 벗겨졌는가 하면 전선주에 전선이 매여 있는지 전선에 전선주가 달려있는지 모를 형편입니다. 도대체 무슨 방법으로 전력생산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까요?
당 간부 여러분! 결국 한 가지 방법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핵탄두와 탄도로켓 생산을 중단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얻는 것입니다. 지난주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문제를 놓고 남북간의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대화가 평창올림픽에 북측 선수단의 참가 여부를 넘어 핵개발 중단, 탄도로켓 생산 중단과 같은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조류를 강화시키지 않을 수 없게 만든 핵심문제에 대해 여러분 당의 성의 있는 태도가 보인다면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자주성이니 주체성이니 하면서 핵탄두 생산과 탄도로켓의 실전배치를 위해 박차를 가하려 한다면 여러분 당의 명운은 얼마 넘기지 못할 것입니다. 핵심문제를 제쳐놓고 남북관계 개선이니 우리민족끼리 운운해도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할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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