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하게 문 열고 외국기자를 초청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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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인민군 열병식을 참관하라고 외국기자 200여 명을 평양에 초청한 바 있었습니다. 이때 평양에 갔던 외국기자들의 방문인상기가 계속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들 기사에는 인민군 열병식에서 보인 새로운 로케트와 대형 트레일러에 실렸던 원통형 발사관,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된 대륙간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특수작전군이라고 소개한 630대연합부대 군인들에 대한 얘기가 많습니다. 한마디로 여러분 당의 핵미사일 개발 실태를 현지에서 보고 전하는 기사들이 많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정작 이들 평양방문기자들의 관심은 인민군 열병식보다도 북한주민의 생활상, 평양거리의 모습, 뒷골목, 장마당 등이었습니다. 틈을 주지 않는 안내원이 보여주지 않으려고 애쓴 그런 곳을 다니며 취재하기를 원했는데 이런 취재 기회를 끝내 얻지 못해 서운하고 유감이었다고 했습니다. 김정은 시대가 열렸다면 좀 더 대담하게 이들 초청한 기자들의 요구를 들었어야 하는데 여전히 지난날과 같이 일방적 안내, 취재통제, 기사송부통제, 통제로 일관했다는 인상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번 평양에 다녀온 기자들은 여명거리의 새로 지은 고층건물들에 대한 인상도 소개했습니다. 김정은 자신이 직접 개통 테이프를 끊는 큰 행사였으니 취재 대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새로운 건물에서 사는 사람 또는 그곳에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저 높은 곳을 오르내리고 있는가? 과연 승강기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전기는 제대로 송전받고 있는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이 저 주택에서 살고 있는가? 등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없다고 실토하고 있습니다.

초청받았던 기자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저 높은 건물들 뒤편, 골목에 들어갈 수 없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왜 뒷골목도 마음대로 취재하도록 허용하지 않았는가? 그러니까 영화촬영소의 세트 장치와 같은 것이 바로 저 고층건물이었다는 평가가 나온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아직도 여러분 당의 선전, 선동부는 고루하기 짝이 없는 소비에트식 공산국가의 선전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좀 더 북한사회를 개방하여, 외국기자들이 지방구석 구석을 여행하며 볼 수 있도록 해야 할 때입니다.

"김정은시대에 와서 이만큼 국민생활이 나아졌다, 고난의 행군시대는 이미 사라졌다"라고 말하고 싶다면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아낙네들의 모습에서 열리기 시작한 북한의 모습을 보여줄 때입니다. '조선화보'에서 그림으로 보는 일용품이 아니라 실제로 만져볼 수 있는 장마당에서 그 상품들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금 여러분 당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크게 보면 두 가지입니다. 그 하나는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것인가의 여분입니다. 최룡해 부위원장의 연설은 분명히 국제사회가 무슨 압력과 제재를 가해도 계속 개발하고 실전배치하겠다고 했으니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한국, 일본, 중국 등 주변국가의 대응태세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그 진행상황을 취재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국제사회의 관심은 북한인민의 인권문제입니다. 과연 북한주민의 일상생활은 어떠한가? 장성택 숙청이후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북한 사회를 뒤덮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이런 억눌린 북한사회의 실상이 어떤 것인가를 취재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궁금증을 해소시킬 수 있도록 지난 4월 평양을 방문한 기자들에게 보여주고 설명해주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인민군의 위용을 보여준다고 해서 국제사회가 김정은의 핵미사일개발에 순응하고 핵보유국 지위에 동의할 수 있겠습니까? 현실은 그 반대입니다. 여러분 당이 새로운 미사일과 화생방부대, 특수작전군을 보여준 결과 더 이상 생각할 여지없이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차례 밝힌 대로 모든 선택가능한 방법과 수단을 다 꺼내놓고 여러분 당의 핵미사일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할 것입니다.

그동안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던 연료수입 군수물자수입을 막기 위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어느 정도 실시할 것인가가 관심의 대상입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 주민의 일상생활은 영향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연 이런 결과가 김정은에 대한 북한주민의 신뢰를 높이는 결과로 되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 당이 무너진 당내민주주의를 회복하여 현실을 놓고 정책을 입안하는 당내 분위기가 조성되길 희망합니다. 김정은의 전쟁놀이가 북한 인민의 경제생활을 더 이상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수립에 전념하는 당이 되길 희망합니다. 중국의 등소평 옹이 개방, 개혁정책을 선언하고 비효율적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꾼 것을 북한에서도 본받기를 희망합니다. 이런 희망을 지닌 기자들이기 때문에 평양시내의 장마당을 취재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당은 모처럼 초청했던 200여 명의 외국기자들을 또다시 실망시켰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제는 영화촬영소의 세트장 같은 평양시를 보여줄 시대가 아닙니다. 틈을 주지 않는 안내원이 따라붙어 취재를 통제하는 그런 방식으로는 여러분의 선전이 먹혀들 수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중국 항공사들이 평양과 베이징 간 여객기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외국인의 북한 나들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당은 좀 더 대담하게 비행기 항로가 아닌 육지의 통로, 기차와 자동차로 외국인여행자들, 기자들이 지방을 여행하도록 문호를 개방함으로 대처하십시오. 그리하면 여러분 당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바뀔 것입니다. 이것이 선전 선동의 정도임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