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11년 전인 2005년 9월 15일 미국정부는 애국법 31조에 의거하여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라는 은행에 대한 제재조치를 취한바 있었습니다. 아마도 당시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나 재정경리부, 특히 39호실과 같은 해외 외화벌이 사업과 관련된 부서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다 알고 있을 것입니다만 이 방코델타아시아에 대한 미국정부의 제재조치로 김정일 위원장은 심대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에 대한 제재조치를 취한 이유는 북한이 마약밀매, 위조지폐살포, 불법무기수출 등 갖가지 불법행위로 벌어들인 불법외화가 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서 세탁되고 있다는 사실이 적발되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즉각 이 은행을 불법자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방코델타아시아은행으로서는 자기 은행 북한계좌에 예치된 2500만 달러의 북한외화를 동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우려대상국으로 지정된 이상 북한계좌를 동결하지 않으면 미국의 그 어떤 은행과의 거래도 중지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북한당국이 방코델타아시아에 예치한 2500만 달러가 동결조치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 여파는 순식간에 퍼져 북한의 해외자금거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북한의 계좌가 설치돼 있는 다른 은행들도 미국의 우려대상은행으로 지목되지 않을까 염려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카오 지역의 은행은 물론 싱가폴, 스위스등 다른 지역은행들도 미국을 의식하여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중단하기 시작했습니다. 2006년에 들어서자 미국 재무부는 “3월 30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활동을 지원한 혐의로 스위스 공업물자 도매회사인 ‘코하스AG’와 ‘야콥스타이거코하스AG’라는 회사 사장 소유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2006년 5월 8일에는 미국 기업들은 화물선이나 유조선을, 심지어 어선까지 북한선적으로 등록하지 못하도록 대북선박제제를 가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한마디로 북한의 해외자금동결은 물론 북한으로 들어가는 달러, 외화의 유입을 실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였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러한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조치가 곧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제제재조치라는 것을 인식한 여러분 당과 내각은 강력 반발했습니다. 당장 김정일 위원장의 통치자금, 2500만 달러가 동결되었으니 가만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취한 조치가 2005년 6자 회담에서 합의한 ‘9.19합의’ 이행을 거부 한다던가 2006년 7월 5일의 미사일 발사, 나아가 10월9일 1차 핵실험 강행 등으로 대항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끄덕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재무부는 보다 강한 금융제재로 임할 것임을 천명했습니다.
결국 여러분 당이 2007년 2월에 개최된 제5차 6자회담에서 ‘2.13합의’ 즉 핵시설의 폐쇄, 봉인 및 국제원자력기구 IAEA요원의 북한 핵시설 사찰 허용, 60일 내 모든 핵 프로그램 목록의 작성 등을 받아들인 ‘2.13합의’에 서명함으로서 2007년 중반에 가서 방코델타아시아에 동결되었던 2500만 달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왜 본 방송자가 11년 전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사건을 말하는지 이해가 되십니까? 지난 11월 4일 미국정부의 재무부금융범죄단속반(FCEN)은 금년 6월에 미의회가 채택한 ‘북한을 주요자금세탁우려국으로 지정한 법’에 의거하여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를 다시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11년 전에 비해 더욱 혹독한 제재조치가 가해질 것이 명백해졌기 때문에 여러분에게 다시 상황을 회상시킨 것입니다. 이번의 ‘자금세탁우려국 지정’은 지난 2월 발효한 ‘대북제제강화법’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금융기관과 미국의 금융기관간의 금융거래가 전면 금지되는 것은 물론 중국 등 제3국의 금융기관이 북한과 거래하는 경우에도 미국의 제재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의 재무부는 이미 제3국의 금융기관이 북한과 실명 또는 차명을 빌려 설정한 계좌일지라도 드러나기만 하면 가차 없이 동결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만약 세계각국 그것이 유럽은행이던 중국은행이던 러시아은행이던, 큰 은행이든지 작은 은행이든지, 제3국의 그 어떤 은행이라도 실명으로 계좌를 설정했던지 차명으로 설정했던지 간에 드러나기만 하면 그 액수의 다소를 불문하고 자산동결을 실시하지 않으면 미국과의 금융거래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미국정부재무부의 방침은 아마도 북한과의 금융거래가 가장 많은 중국은행들의 경계심을 높이게 될 것입니다.
지난 9월 9일 여러분 당이 제5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2개월이 되는 지금까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의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지 않고 있지만 더 이상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의 합의가 없다 하더라도 이번 미국이 제재조치발동으로 여러분들에게 주는 타격은 심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11년 전 방코델타아시아에 대한 제재조치가 가해질 때 김정은의 나이는 10대에서 20대로 들어서던 때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아버지 김정일이 얼마나 고심하고 있는지, 제대로 느끼지 못하였을 것임으로 미국의 금융제재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모를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김정은도 미국의 금융제재가 북한경제에 어떤 타격을 가져올 것인가를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핵개발과 미사일 실험이 몰고 온 위험이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알고 언동해야 할 때임을 다시 한번 권고 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이러한 외부세계의 대북제제가 북한인민의 경제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진데 이런 난국이 도래하지 않도록 무모한 핵개발과 미사일발사를 중단하도록 당내여론을 환기하고 고양시켜 정책수정을 강요해야 함을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