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취·부정부패로 병들어 가는 북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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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년 한 해 동안 당 간부 여러분이 담당할 과제가 막중하여 전력을 다해 임무수행에 나서도 김정은의 요구에 부응하는 성과를 올리기가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 이유는 오늘의 북한 현실, 정치, 경제, 사회, 외교, 군사 등 여러분 당이 직면한 대내외 정세가 너무나 엄혹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북한의 경제, 사회적 현실과 김정은의 지시가 너무 동떨어져 그 가운데 위치한 당 간부 여러분의 입장은 상호모순되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아니 취할 수 없을 것입니다.

김정은은 이번 신년사에도 어김없이 당 간부 여러분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말하길 “당 7차대회 결정관철을 위한 올해 전투의 승패는 당조직들과 근로단체조직들의 역할에 달려 있다. 당조직들은 자기 부분, 자기 단위 앞에 제시된 당 정책 기본혁명과업을 철저히 하는데 당 사업의 화력을 집중하여야 한다. 당에서 중시하는 문제, 생산적 앙양을 일으키는데서 중심고지로 되는 문제를 정확히 포착하고 역량을 총동원하여 풀어나가야 한다. 당조직들은 정치사업무대를 들끓는 전투현장으로 옮기고 혁명적 사상공세를 들어대여 대중을 당의 사상과 정책을 관철하는 총동원적 공세로 힘있게 불러 일으켜야 한다. 모든 초급단체조직들은 제1차 전당초급단체위원장회의의 기본정신을 구현하여 올해의 ‘전민총돌격전’에서 계속 전진의 기상이 나래치게 하여야 한다” 라고 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이런 김정은의 지시를 관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특히 초급당위원회위원장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직접 인민대중과 접하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생산현장에서 병원 위생현장에서 학교와 사상교육현장에서 또는 인민군대내 중대, 소대의 대원들 가운데서 사업하고 있습니다. 과연 김정은이 말하는 생산의 앙양을 일으키고 당의 사상과 정책을 관철하는 총돌격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지금 북한 인민대중의 관심이 어디있는가? 당 정책관철이나 김일성의 주체사상이나 김정일의 선군사상에는 아무 관심도 없다는 것을 여러분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23일 개최되었던 제1차초급당위원장회의에서 다룬 주제가 무엇이었습니까?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은 초급당위원장의 사업태도를 질타하면서 “일부 당일꾼 속에서 나타나는 부족점(부족한점)이 대중 속에서 당의 역할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주제토론에 나선 당 정치사상 선동, 선전을 담당하는 김기남 당부위원장은 “관료주의 부정부패행위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왜 관료주의 부정부패 등 당 간부들의 사업에서 부정적, 또는 부족점이 드러나는가? 여러분의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일이 아닙니까? 당중앙위원회나 도당위원회에서 하달되는 모든 사업, 예를 들면 ‘발전소를 건설하라’, ‘무너진 다리를 재건하라’,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라’, ‘새로운 주택을 지어라’, ‘낡은 학교 교사를 고치라’, ‘새로운 병동을 지어라’ 등등 중앙당과 도당위원회에서 건설과제를 내릴 때 이에 필요한 자금, 기자재, 노동력을 충분히 보장해줍니까? 그렇지 않지 않습니까?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고 현장에서 자금, 기자재, 노동력을 확보해서 건설하라는 것이지요.

김정일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정치사업무대를 들끓는 전투현장으로 옮기라“는 이 말의 참뜻이 무엇입니까? 현장에 내려가서 그곳 주민들을 정치선동으로 고양시켜 현지에서 확보할 수 있는 기자재로 현지의 청년들을 동원하여 70일 200일 전투처럼 횃불을 밝히고, 철야관철 강제노동으로 하달된 과제를 완성하라는 뜻이지요. 이런 사업작풍(事業作風)의 실상은 무엇입니까? 강제동원, 관료주의적 사업작풍이지요. 인민대중에 대한 경제적 징발 바로 그것이 아닙니까? 인민을 쪼아대는 강제징발, 강제동원이지요.

무모하기 끝이 없는 이런 지시를 내리면서 어떻게 강제력을 동원하지 않고 경제건설이 가능하겠습니까? 초급당위원회 당원들은 이런 지시를 수없이 받아왔고 실제 지시한 건설을 수행한 경험도 있어서 지금은 이골이 났으리라 생각하지만 이런 사업방법 자체가 관료주의의 전형적 현상이라 할 것입니다. 인민대중의 경제적 입장을 고려함이 없이 사실상 무시하고 강제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이것이 바로 관료주의 표출이 아닙니까?

이러한 강제적 방법으로 건설자금, 건설자제, 건설노동력을 짜내다보니 인민대중의 불평불만이 분출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이런 인민대중의 불편, 불만을 누그러뜨리려 하다보니 근로대중이 요구하는 비사회주의 요구, 법에 어긋나는 행위도 눈감아 줄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북한사회에 만연되는 비사회주의 경향을 이용하여 일부 보안일꾼, 감독일꾼들은 눈감아 준 대가로 뇌물을 받고 그 아랫사람은 받은 일부를 윗사람 상부에게 바치다보니 부정, 부패가 모든 사업장, 개인생활에 자리잡게 되었지요. 전에도 지적한 바 있습니다만 북한에서 뇌물만 고이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수치스러운 사회현상이 정착된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상황에서 여러분의 마음이 편할리 없을 것입니다. 항상 당의 독촉에 시달려 심정이 불안하고 혹시 명령불이행으로 숙청되지 않을까 공포심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불안, 초조, 공포에서 하루 속히 해방되어야 합니다. 노예생활이란 바로 여러분이 당하고 있는 생활을 지칭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런 고통의 막장에서 벗어나는 길은 세습체제의 종식과 체제개혁 밖에 없음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