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년 5월에 개최될 제7차 노동당대회를 바라보는 북한인민과 해외동포들의 기대는 큽니다. 지난 5년동안 김정은은 여러 차례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소비품 생산이나 농업, 축산업, 수산업 등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는 무엇인가 실효성 있는 전망계획이 제시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1961년 김일성 주석이 7개년 경제계획을 발표했다가 여의치 않아 3년 연장하여 1970년에 완성했다고 선언한 이후 북한은 지금까지 40여 년이 지나는 동안 5개년 계획 또는 7개년 계획이나 연도별 경제건설과 생산계획을 발표한 적이 없었습니다.
특히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이후 김정일 시대 17년간에는 전혀 연도별 계획이나 장기 계획을 제시한 일이 없었습니다.
남한에 망명한 황장엽 노동당 국제 담당 비서는 “1990년대 들어서자 내각의 총리에게 몇 백만 달러의 외화사용 권한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도별 경제계획은 고사하고 1개월간의 경제계획도 수립할 수 없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1980년대 전세계적 규모에서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되자 북한이 직면한 경제적 난관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밀어 닥쳤습니다. 식량난, 에너지난, 외화난 이 3대 난관에 직면했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경제체제의 개혁에는 손도 대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인민경제를 희생시키더라도 핵개발을 계속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이 3대 난관 – 식량, 에너지, 외화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긁어 모을 수 있는 만큼 외화를 긁어 모아 핵개발에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가 3년간의 “고난의 행군”으로 나타나 300만명의 북한인민은 물론이고 특히 군소공업분야의 기술자 5,000여 명이 굶어 죽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당간부 여러분! 여러분 중에는 해외에 나가 공산주의 체제에서 개혁 개방으로 전환한 중국이나 베트남의 생산공장과 기업소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작업환경과 작업모습을 보았을 것입니다. 무슨 차이를 느꼈습니까?
첫째 북한 근로자의 노동의욕보다 해외 각국 근로자의 노동의욕이 높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맨 처음에 겪는 고통은 도저히 그 나라의 근로자의 노동강도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북한의 공장, 기업소에서는 대강대강 일해도 제 월급을 받을 수 있어 일하는 둥 마는 둥 일했던 그 습성 때문에 외국 근로자의 노동능력을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북한 근로자의 노동의욕이 지극히 낮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노동환경이 나쁘니까 자연히 노동의욕도 상실한 것입니다.
둘째로 북한 생산품의 경쟁력이 지극히 낮다는 점입니다. 낮은 기술과 조악한 원자재를 가지고 만든 생산제품이 어떻게 외국제품과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겠습니까?
셋째로 외국기업과 생산공장에 비해 북한의 생산공장과 기업은 새로 개발된 기계나 기술설비의 도입이 지극히 늦다는 점입니다. 선진공업국가의 수준은 고사하고 개발도상국가에 비해서도 북한의 공장, 기업소의 기계나 생산설비는 보잘것없을 정도로 낡은 것이라는 점입니다.
1989년 1월 북한을 방문했던 남한의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구성기계공장에 갔더니 수백 대의 새로운 선반과 녹색 페인트가 그대로인 새로운 기계설비를 보여 주었다. 나는 이 선반과 기계설비를 보고 아직도 1940년대 기술로 만든 이 기계들을 가장 우수한 선반, 기계설비라고 설명하는 것을 듣고 우물 안 개구리같이 북한의 과학자, 기술자들이 변화하는 외부세계를 제대로 모르거나 그런 설비를 도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당간부 여러분! 생산환경이 나쁘고 기계설비가 노후화 된 공장과 기업소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생산의욕이 높아질 수가 없다는 것은 당간부 여러분도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 점을 고치지 않으면 경제강국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때문에 이번 7차 당대회는 이러한 북한의 생산공장과 기업소의 작업환경을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겠다는 약속을 북한 근로 대중 앞에 내 놓아야 합니다. 김정은 자신도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난 5년간 몇 가지 개선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문제는 진정으로 인민대중을 위한 경제건설에 나설 의지가 있는가? 없는가입니다.
김일성, 김정일 두 명의 수령들도 생존시에는 큰소리쳤습니다. 그러나 경제발전을 근원적으로 막는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포기하겠다 아니 근본적인 개혁을 하겠다고 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바로 이런 태도가 문제입니다. 김정은 자신도 우리식 사회주의 운운하고 있으니 어떻게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경제운영이 가능하겠습니까? 이번 7차당대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임을 지적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