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시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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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사회·윤리·도덕적 측면에서 보나 국제사회의 협정과 국제질서의 관점에서 보나 김정은 위원장이 이복형 김정남을 VX독약으로 살해했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여러분 당 간부들 중에서는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이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줄 압니다만 다시 한 번 언급한다면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첫 번째 동거녀였던 성혜림과의 사이에서 낳은 장남이 바로 김정남입니다. 오늘날 북한의 최고 존엄으로 행세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바로 큰 형입니다. 이런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형제간 혈육을 국제사회가 제조 보관하는 것은 물론 절대 사용할 수 없다고 합의한 국제조약을 무시하고 VX독약으로 큰 형 김정남을 살해한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이 사실을 부모, 처자, 형제간에도 주고받아서는 안 될 극비사항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북한사회에는 이 알아서는 안 될 이 백두혈통 내부의 골육상잔, 김정은이 친형을 독살했다는 사실이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쏟아져 나오는 김정은과 북한 정권에 대한 비난을 어떻게 해서라도 은폐,축소해보려고 외무성의 리길성 부부장을 중국에 파견하고 유엔에서 활동하며 우수한 외교관이라고 당이 인정하는 리동일 전 유엔주재 북한 부대사를 말레이시아에 파견했지만 사건 은폐나 축소는 고사하고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자국의 주권을 침해당한 말레이시아의 정부가 북한대표의 어설픈 변명에 귀를 기울일 리 없습니다. 결국 북한의 강철 대사가 추방되었습니다.

아무리 돈독한 우방이라 하더라도 1997년 유엔회원국 대부분이 서명하여 발효된 이 국제화학무기협정을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비록 북한은 이 국제화학무기 협정에 가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조약의 규정을 공공연히 위반하고도 온전한 국제관계를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이 VX가스로 무고한 국민을 살해했던 이라크의 독재자 후세인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당장 말레이시아 정부는 북한 사람들의 무비자 말레이시아 입국을 취소했습니다. 지금 말레이시아에 파견된 북한근로자가 수백에서 이천 명 정도나 된다고 하는데 이들에 대한 추방조치가 취해질 것입니다. 김정남에 대한 VX독살사건은 말레이시아와 북한과의 관계에 한정되는 사건이 아닙니다. 과거 수십 년 동안 비동맹을 주장하며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유지해왔던 ASEAN제국과의 외교관계에 심각한 타격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미 세계 각국은 관용여권을 소지하고 말레이시아에 입국하여 이 사건을 자행했던 공작요원 홍성학, 오종길, 리지현, 리재남 등 4명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거쳐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하여 북한으로 귀국했다는 도망경로를 확인했습니다. 이런 독살공작은 주로 정찰총국 19과에서 계획하고 실행한다는 사실도 확인되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의 수뇌부들은 김정은의 명령이면 자신의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 이런 무모한 암살공작을 결의하고 집행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렇다고 이런 국제범죄가 숨겨질 수 없다는 사실쯤은 분명히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국제사회가 이 반인륜적 암살 사건, VX 가스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그것을 제조하거나 보관하지도 말자고 합의한 이 국제화학무기협약을 공공연히 위배한 여러분 당을 그대로 놔두리라고 생각합니까?

이미 미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북한을 테러지원국가로 재지정하게 될 것입니다. 유엔은 이 문제를 인권위원회에서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악당’으로 지명하고 핵·미사일 개발문제로 발동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외교적 제재조치를 더욱 강화시킬 것입니다. 국제사회는 이번 김정남 독살사건을 우야무야로 넘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동안 잊어버렸던 북한의 테러행위를 다시 회상시키면서 이 지구상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악당 국가범죄집단으로 여러분 당을 낙인찍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난 3월초부터 한미양국군의 연례합동 군사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이 동시에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훈련에는 항공모함 2척과 각종 첨단 전략폭격기가 참가할 뿐만 아니라 참수작전요원들이 직접 참가하였습니다. 김정은은 평양근교 인민군 방위부대를 방문하여 싸움준비의 만전을 기하라고 현지 지도한 모양인데 이제는 당 간부 여러분 자신이 인민군의 통상전력, 탱크, 항공기 방사포, 로케트포, 잠수함 등등 4.25기념식에 등장하는 북한군의 장비들이 실제 어떤 성능을 갖고 있는가를 알아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여 북한인민군의 장비들은 모두 1980대 이전 아니 60여년 전 6.25전쟁시 사용했던 장비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실험에 성공했다는 대륙간탄도유도탄이나 잠수함발사미사일 등은 우리 한국군의 입장에서 특히 미군의 입장에서 보면 가소롭기 짝이 없는 초보적 단계 미사일입니다. 한 가지만 예로 들겠습니다. 이번 한미연합훈련에 우리 한국군은 ‘타우러스 미사일’을 사용할 것입니다. 이 폭탄은 6개의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4개의 유도장치를 갖고 있지만 이중 한 두 개가 피습받아 고장나도 정확하게 목표물 2m 반경에 명중합니다. 상대를 알고 행동해야 합니다. VX독극물로 큰 형 김정남을 암살하고 무슨 전쟁준비 만전을 기하라고 인민군 부대를 방문하는 김정은의 행태야 말로 여러분 당, 조선로동당과 여러분 정권의 멸망을 자초하는 길로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스스로 김정은에 대한 비판의식을 높일 때임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