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당대회,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가?

0:00 / 0:00

노동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몇 개월 동안 전 당이 떨쳐나서 준비해온 제7차 당대회가 이제 곧 개최될 것입니다. 각급 당조직에서 전당대회 참가 대표들의 선발은 물론 이번 당대회에서 논의할 과제들에 대한 토의도 모두 끝냈으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당간부 여러분에게는 그동안 북한주민 전체를 동원하여 전개했던 70일전투 과제를 초과 수행하여 말 그대로 ‘승리의 축제’로 맞이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난 4월 23일 동해안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관하여 잠수함 탑재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이 성공하여 광명성호 장거리 미사일 발사실험 성공 때만큼 대대적으로 보도한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군사무기의 개발성공으로 7차당대회의 역사적 의의가 부각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번 당대회에서 토의 결정해야 할 중요한 과제는 산적해 있습니다. 향후 지향해야 할 당의 진로문제, 특히 당 규약개정문제와 조직문제, 인민경제의 정상화 문제, 이를 통한 북한 인민의 경제적, 문화적 생활 향상 문제 등등 지난 36년간 당대회가 개최되지 못해 누적된 토의과제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런 많은 문제 중에서도 지난 70년간 해결하지 못한 국토의 분단을 끝장내고 민족 통일을 이룩하는 통일문제는 절대로 빠트려서는 안 될 여러분 당의 토의과제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의 당은 김정은 시대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이번 대회에서 어떤 통일방식을 제시하려 합니까? 김일성 시대처럼 “통일은 반미 해방투쟁인 동시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혁명과 반혁명 사이의 날카로운 계급투쟁이라는 혁명적 제도 통일방안을 그대로 계승한다”고 할 것입니까? 아니면 냉전시대가 끝난지 30년이 가까워 더 이상 사회주의 위력을 언급하려 한들 남한 인민들, 아니 북한 인민들조차 믿지 않는 판이니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사이의 혁명운운 하는 말은 빼고 ‘반미, 민족해방’ 운운하며 고려연방제통일 방안을 계승하자고 할 것입니까?

아니면 김정일 시대에 채택한 통일방안 즉 “남조선에서 미제의 무력을 몰아내고 온갖 외세의 간섭을 끝장내며 일본 제국주의의 재침행동을 짓 부시며 사회의 민주화와 생존의 권리를 위한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 성원하며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평화통일, 민족 대단결 원칙에서 통일을 위해 투쟁한다”고 할 것입니까?

아마도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5년간의 성과 - 핵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의 진전을 바탕으로 “핵보유 국가의 당당한 위치에서 온갖 외세의 침략기도를 핵에는 핵으로 맞서며 김일성의 주체사상과 김정일의 선군사상을 계승하여 평화통일 방법에 기초하여 민족단결원칙으로 통일한다”는 식으로 선대의 의지를 계승한 ‘제도통일’ 방식을 제시하리라 예상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금 현재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2270호 대북제재 결의가 그 효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개최되는 당대회이기 때문에 여러분당은 보다 호전적인 어구로 여러분당의 입장을 과시하려 할 지 모릅니다. 또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여러분당의 의지를 보여주려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분명히 지적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여러분당이 노리는 정치적 목적은 달성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여러분당이 직면하고 있는 난관이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더 이상 남한의 주민은 물론 미국, 중국 등 국제사회는 여러분당의 핵 위협, 미사일 위협이 겁나서 타협하자고 나설 가능성은 없습니다.

여러분당이 주장하는 평화협정체결 제의는 이미 국제사회로부터 거부당했습니다. 핵개발의 포기와 폐기를 담보하는 구체적이고 성의 있는 행동으로 나오지 않는 한 미국은 여러분이 제시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입니다. 남한 인민 역시 핵으로 위협한다고 하여 북한식 제도통일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전무합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 기회에 분명히 여러분에 밝혀둘 것은 이미 인간의 창의력 발휘를 억제한 악평등의 사회주의 체제는 더 이상 인류사회의 진보를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입증되어 20년전에 이 지구상에서 붕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하물며 인민을 노예처럼 부리며 세습 절대 독재체제 사회를 구축하려는 반인민적, 반미주적 봉건왕조체제인 북한 정치 체제를 남한의 그 어떤 사람이 받아들이려 하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국제사회가 김정은의 핵위협, 미사일 위협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잘 알 것입니다. 지난주에도 리수용 외무상이 미국을 방문하여 “핵에는 핵”이라는 발언을 했는데 이에 대해 미국의 거부는 당연하다 하더라도 중국 측 반응이 어떠한지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중국은 리수용 외무상의 발언이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이처럼 국제사회의 엄혹한 환경 속에서라도 북한의 숨통을 터주려 노력하는 중국인민의 노력마저 완전히 사라지게 했다”는 것이 중국 지식인의 반응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의 당이 아무리 강력한 말로 핵위협을 가해도 국제사회는 이에 굴하여 평화협정 체결에 나설 가능성이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불필요한 위협보다는 성의 있는 행동으로 핵폐기에 나서겠다는 진의를 여러분의 당이 보여야 할 때임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