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미 대남사업 담당부서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내외 정책에 대한 예측과 평가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만, 지난 2개월간의 선거기간 중 발표된 선거공약을 보면 문 대통령이 얼마나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다양한 복안과 이를 집행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문재인 신임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협정 체결 등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구축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기고 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문제 해결을 병행 추진하면서 금강산관광사업의 재개, 개성공단의 재가동, 남북 민간교류의 확대, 평창올림픽 남북공동사업 발굴 추진,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선언 등의 이행 등을 제창해 왔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일 위원장과 10·4 공동성명에 합의하던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바로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습니다. 이러한 문재인 대통령 과거의 경력을 보아도 지난 9년간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개성공단사업, 금강산 관광사업 등이 중단된 것을 다시 회복시킬 유일한 남한 지도자임을 여러분도 인정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처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채 일주일도 안 된 시점, 불과 나흘 밖에 안 된 시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화성 12호’라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입니다. 이런 식으로 군사도발을 자행하는 한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이려고 생각하던 남한 당국이 무슨 긍정적 조치를 취할 수 있겠습니까? 이번 화성 12호 발사는 우리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에게만 타격을 준 것이 아니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일본의 아베 총리,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등 모든 주변 국가 지도자의 분노를 사게 되었습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미·북 대화를 거론하며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한 외무성 최선희 국장과 미국 국무성 안보회의 전 간부간의 1·5회담을 개최한 것은 바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당국의 대화재개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함이 있습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결의를 언급하면서 6자 회담재개와 병행할 것을 주장해왔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화성 12호를 발사한 5월 14일, 중국 베이징에선 중국의 거대한 국가계획인 ‘일대일로’의 성과적 진행을 다짐하며 ‘일대일로 국제협력 수뇌포럼’이 개막되던 날이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 세계 29개국 정상과 130개국 대표단을 초빙하여 거대한 국제외교행사를 시작하는 그 시점에 ‘화성 12호’를 발사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 9월, 중국 항저우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을 때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바 있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3월 중국의 최대연례행사인 인민대표자회의가 열리고 있을 때 4발의 미사일을 쏘았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자강군사력을 과시하여 미국의 본토와 태평양일대의 미군전략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단계에 왔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이러한 여러분 당의 미사일 발사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주장이 여러분 당과 인민공화국의 장래에 어떤 영향이 올지 생각하고 떠드는 것입니까?
중국의 어떤 정치평론가는 이번 화성 12호 발사를 지적하며 북·미간 대화, 남북간 대화 국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몸값을 올릴 목적으로 한 짓”이라고 평하는가 하면 “북한의 미사일발사는 곧 중국의 뺨을 때린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도대체 지금 이 시점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여러분 당이 얻을 것이 무엇입니까? 높이 2000km 올리고 700여km 비행했으니 이제는 우주에서 지구로 재진입한 탄두가 700도 이상의 열을 내도 녹지 않는 기술적 성공을 과시하고, 발사각도를 조절하면 미국의 알래스카나 태평양의 괌도까지 도달할 수 있는 말 그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완성했다고 해서 아니 여러분의 미사일개발수준이 세계수준에 올라섰다고 해서 그 미사일을 어디에 무슨 목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입니까? 어느 나라를 공격하겠다는 것입니까?
미국이 여러분의 미사일 공격을 당할 정도로 어수룩한 국가입니까? 중국이 여러분의 미사일 개발이 몰고 올 안전보장상의 위험을 좌시할까요? 일본이 자국영토를 겨냥한 미사일을 못 본 채 할까요?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의 수뇌부는 남한의 서울이 장사포의 사정거리 안에 있고 거의 1000기에 가까운 단거리 미사일로 남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데 감히 남한 당국자가 우리의 위협에 굴하지 않고 견딜 수 있는가? 연평도를 포격했을 때도 대항조치를 취하지 못한 남한 군당국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북한군의 위협으로 사전 제압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까?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실제 남북간의 경제력이나 통상전력의 격차, 그 우열이 얼마나 극심한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향후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에게 가할 압력과 제재가 얼마나 강할 것인지, 짐작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북한의 핵이 미국본토나 일본, 한국, 태평양의 미국 전략기지를 때리도록 놔둘까요? 선제타격으로 북한의 전략기지를 일거에 파괴할 미국의 전력과 전략자산을 지난 2개월간의 한·미 합동군사훈련으로 분명히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6.25때 같은 동족상잔을 원치 않습니다. 그러나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는 자국의 안전보장의 위험을 느끼면 가차없이 군사력을 사용합니다. 여러분 당 수뇌부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전쟁준비는 여러분의 전매특허가 아닙니다. 모든 나라가 전쟁에 대비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