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와 빈곤’의 북한식 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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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7차당대회도 끝나 70일 전투와 행사 준비로 부산했던 여러분의 일터, 가정 그리고 이웃주변이 일시적이나마 정상을 되찾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마 지금쯤 여러분은 각급 당조직 또는 소속 기관 단체조직에서 김정은 당위원장이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언급한 여러 문제들을 여하히 준수 또는 수행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토론과 학습에 들어갔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방송을 담당하고 있는 저도 72,000자에 달하는 방대한 사업보고 – 김정은 위원장이 이틀에 걸쳐 나누어 3시간 이상 걸려 행한 이 보고서를 읽어보면서 여러분이 겪은 6차당대회 이후의 36년간의 일을 회상해 봅니다.

당간부 여러분 이 사업총화 보고를 보면 서두에 6차당대회 이후 36년간 – “주체사상과 선군정치”의 위대한 승리를 기록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하기야 김정은 위원장의 지적처럼 그간 여러분당은 “세기말, 세계적 반사회주의, 반혁명의 역풍 속에서 엄중한 도전에 부닥쳤다”고 언급한 것은 말 그대로 역사적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세기말, 반사회주의적 역풍”이 김정은 위원장의 주장처럼 “반사회주의 세력, 제국주의 세력의 충동이나 간섭에 의해 일어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 역풍은 1917년 10월 레닌이 주도한 러시아 볼세비키 혁명, 공산당 혁명에 의해 이 지구상에 탄생했던 전체주의적 공산당 1당 독재체제의 내부에서 일어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모순의 누적으로 인해 일어난 역사적 현상이었습니다.

세계 2대 군사대국의 한쪽이던 소련이 미국과의 전쟁으로 인해 붕괴된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 체제 내부에서 일어난 모순이 변증법적 변화를 일으킨 것입니다. 1980년대 등장한 고르바쵸프 당서기장을 비롯한 당수뇌부는 이 모순을 제거하지 못한다면 소련의 노동자, 농민, 지식인 – 프롤레타리아의 반공산당, 반사회주의 유혈혁명으로 발전될 것임을 예상하고 이를 미리 방지한 것입니다.

이미 이러한 위기 도래의 징후는 1950년대 이후 사회주의 각국에서 나타났습니다. 1956년의 헝가리 반소, 반공폭동, 1960년대의 체코슬라바키아의 지식인들의 자유, 민주선언, 1970년대의 폴란드 노동조합의 연대운동 등으로 각국 공산당은 개혁의 길로 나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중국에서 1958년 3면홍기(三面紅旗)의 사회주의 개조사업의 후과로 파생한 경제생산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유소기(劉少奇) 국가주석을 비롯한 등소평(鄧小平) 당서기 등이 급진적 당 노선의 수정을 제시했습니다.

1965년 중국에서 일어난 문화대혁명은 바로 전통적 사회주의로 무장한 당내 보수파와 인간의 창의력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물질적 자극을 강화해야 한다는 개혁세력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모택동(毛澤東) 주석의 강수에서 비롯된 사건이었습니다.

당간부 여러분!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김정은이 언급한 “세계적인 반사회주의 역풍”은 공산당 독재가 이 지구상에 출현한지 70여년만에 사회주의 국가 내부에서 누적된 모순의 분출로 인해 일어난 “개혁의 폭풍”이었습니다. 세계적 규모에서의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는 역사적 필연의 산물이었고, 이 폭풍을 피해가자면 개혁 개방의 길 이외에 다른 길이 없었습니다.

당간부 여러분! 오늘날 경제개혁을 단행한 중국과 베트남은 여전히 공산당 1당 독재체제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2010년을 기점으로 중국은 미국 다음의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반면 이 개혁, 개방의 역사적 조류에 편승하기를 거부하며 소련,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 중국 베트남을 ‘사회주의 배신자’, ‘수정주의 집단’, ‘제국주의 앞잡이’로 통렬히 비난했던 여러분당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북한 노동당은 반사회주의 책동을 짓부시고 주체사상의 기치 밑에 사회주의 우월성을 높이 발양시키며 사회주의 완전 승리를 앞당겨 실현할 수 있는 튼튼한 토대를 구축했다”고 했는데 여러분 당간부들도 같은 생각입니까? 인민대중이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는 저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까?

당간부 여러분! 진실은 이러한데 김정은 위원장은 왜 “빛나는 승리를 거두었다”고 거짓주장을 계속 하는가? 그 이유는 명백합니다. 3대 세습 왕조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사회주의 완전 승리’라고 호도하고 있습니다. 세습왕조가 사회주의입니까?

이번 7차당대회에서 한 김정은의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읽으면서 진실을 은폐하고 거짓으로 진실을 감추려해서는 그 어떤 사소한 문제나 큰 문제도 해결할 수 없으며 내부모순만 확대재생산할 뿐임을 새삼 느낍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보고에서 당장 드러난 거짓말 한 가지만 예를 들겠습니다. “우리 당은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를 전략적 노선으로 틀어쥐고 그 실현을 위한 투쟁에 인민을 조직동원하여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10대 전망목표수행에서 커다란 전진을 이룩했다”고 했는데 여러분도 6차 당대회때 김일성 주석이 제시했던 ‘10대전망목표’ 수행에서 커다란 진전을 이룩했다고 평가합니까?

핵개발 성과는 인정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인민경제가 거덜났다는 사실을 숨길 수가 없을 것입니다. 역사적 진실은 결코 숨길 수 없으며 따라서 6차당대회 이후 노동당이 저지른 역사적 과오와 김일성, 김정일 선대가 저지른 범죄도 결코 숨길 수 없음을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