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7월 13일 한·미 양국정부는 그간 검토해 왔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남한의 경상북도 성주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란 한마디로 북한에서 개발하고 있는 대륙간탄도로켓을 파괴하기 위한 방어무기입니다.
지난 5월에 개최되었던 제 7차당대회에서 리명수 인민군 총참모장이 “인민군은 수소탄과 대륙간 탄도로켓까지 보유하게 되었다”고 큰 소리쳤는데 바로 이러한 인민군의 전쟁준비를 무력화시킬 목적에서 주한미군과 한국군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한반도에 배치키로 한 것입니다. 지난 6월 23일 조선중앙통신이 화성 10호 지대 지 중거리전략탄도로켓 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런 여러분의 전쟁준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과학기술의 정예무기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한·미양국은 사드라는 새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함에 따라 중국이나 러시아의 반발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두 나라의 반발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입니다. 왜냐하면 도입 결정한 사드는 공격무기가 아니라 순전한 방어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서해 건너 한국 맞은 편 중국 땅에는 수많은 공격용 미사일이 배치돼 있습니다. 중국은 공격용 대륙간탄도 미사일, 잠수함 탑재 탄도미사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한국 건너편 대륙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이렇다 저렇다 항의한 바 없습니다. 중국의 군사주권문제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한국은 중국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여 사드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북한의 대남미사일공격에 대비하여 사드 방어체계를 구축한 것입니다. 때문에 탐지레이더의 작동범위도 600km-800km내로 좁혀 중국 산동반도의 최동단만 탐지지역이 되도록 조정한 것입니다. 같은 이유에서 러시아에 대한 레이더 탐지 범위는 애당초 두만강에도 미치지 않는 겨우 북한의 함경북도의 남쪽 또는 함경남도 정도가 포함되도록 조정한 것입니다. 이 지역에 무수단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중국이나 러시아가 이 사드 배치에 대해 비난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처럼 한미 양국은 지금 여러분 당이 추진하는 핵 미사일 개발을 끝까지 막을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만약 김정은이 우리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이유로 무슨 도발이던 자행한다면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를 빌린다면 북한지역이 일거에 불바다로 될 것입니다. 북한의 지배집단은 자기들이 개발한 수소탄이나 대륙간 탄도로켓의 위력이 대단한 것처럼 떠들지만 미국의 첨단공격무기체계에 비한다면 아직도 어린 아이 장난감 수준인 것입니다.
굳이 북한 땅에 전략폭격기를 진입시키지 않아도 태평양과 동북아시아 지역 또 해안에 배치된 핵잠수함과 이지스구축함으로 얼마든지 평양을 비롯한 주요 전략기지를 초토화할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은 북한의 고위 군 지휘성원들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들 한국의 군사력의 경우도 북한의 그 어떤 도발에 대해서도 응징할 충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휴전선 연선지대에 배치된 인민군의 중장거리 방사포의 위력이 상당하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공격무기들이 땅 속에 은폐돼 있다 하더라도 지하 60m~80m 깊이까지 파고 들어가 지하진지 자체를 붕괴시킬 벙커 버스터 폭탄으로 공격하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습니다. 이동식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사전탐지 능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각종 공격무기들이 한·미 양국군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민군 지휘성원들도 잘 알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혹시 여러분 당은 이번에 한미양국이 사드방어체계를 구축한 것 때문에 거세진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를 보면서 잘하면 1950~1960년대처럼 한반도를 중심으로 새로운 냉전체제 – 중·러·북한의 북방3각동맹체제 대 한·미·일 3개국의 남방3각동맹체제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희망적 기대를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환상에 불과합니다. 지금 미·중·러·일 4대국간에는 서로 전략적 협력관계가 형성돼 있습니다. 군사적으로 티격태격한다고 그것이 정치, 외교, 경제 등등 모든 분야에서 대결관계를 갖게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각국은 각국마다의 국가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대립과 갈등이 일어나지만 흑백논리로 대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만큼 국제 정세는 변했습니다.
이번 한미양국이 사드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성하게 된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김정은 주도하에 북한군사당국의 분별없는 핵실험과 미사일발사에 있습니다. 금년 1월 이후 여러분 당이 자행한 위험한 불장난을 여러분 당 간부들은 냉정히 되짚어 봐야 합니다. 이번 한미양국이 취한 사드 체계 도입으로 기존의 한·중 한·러 관계가 크게 훼손되어 김정은 일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될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한·중 양국간의 전략적 협력체제, 한·러간에 형성된 전략적 협력체제의 근간은 결코 훼손되는 일이 없을 것이며 오히려 북한에 대한 책임추궁의 강도가 높아질 것임을 지적해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