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5월 7차당대회 결정이 나온 이후 오늘까지 북한선전선동 매체들이 전하는 보도내용은 크게 보면 두 가지입니다. 그 하나는 김정은에 대한 북한 청년들의 충성심이 하늘에 닿아 이른바 200일 전투의 공격 목표 달성을 위해 불철주야 투쟁하고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전략군 화성포병부대가 탄도로켓발사 실험을 성공적으로 전개하여 한미 양국군의 전투역량 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에 핵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7차당대회가 결정한 ‘핵개발과 경제건설 병진정책’ 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과연 지금 김정은 일당의 선전 선동처럼 핵개발과 경제건설 병진정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나요? 여러분은 당 선전매체의 이런 주장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주장인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 남한에서는 매년 실시되는 을지연습이 시작되었습니다. 금년의 훈련규모는 작년에 비해서 더욱 확대, 강화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여러분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의 결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큰 규모, 더 높은 최신정예군사자산의 동원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보도를 통해 발표되었지만 태평양 미군의 전력이 급격히 강화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B-1B 전략 폭격기 괌도 배치입니다. 이 전략 폭격기는 종전의 B-52 폭격기보다 폭탄 적재량이 3배 이상에 달합니다. 한편 남한에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여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배치는 물론 PAC-3 미사일 요격미사일을 배치키로 했습니다. 더 이상 한국과 미국은 중국의 비난에 관계없이 막대한 군사자산을 한반도에 배치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혹시 여러분은 최근 강화된 한국에 대한 중국의 비난에 동조하며 그 영향이 남한의 종북세력이나 일부 진보세력의 반정부 평화운동에 큰 보탬이 되리라고 판단하는지 모르나 우리 남한 국민들은 중국의 한국비난에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우리 한국 국민은 수백 년 전 오랑캐의 조선침략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1882년 임오군란 이후 1895년 청일전쟁에서 청나라가 패배하여 우리 조선에 대한 종주적 지위를 상실할 때 까지 10여 년 동안 원세개가 정치 깡패처럼 행동하여 우리 조선 조정을 얼마나 무시하고 유린했는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의 중국이 우리나라 군사주권에 대하여 특히 우리나라의 안전보장의 기축이 되는 한미 군사동맹에 무슨 영향을 미치려 기도할 경우 결코 이를 용납지 않을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이번 기회에 소원해진 중조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지 모르나 그 추이가 북한에게 유리해지든 말든 우리는 개의치 않습니다. 이미 결정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2270호 대북제재조치가 계속 북한에 대한 정치, 경제, 외교, 군사 등 다방면에 걸친 제재와 압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고, 중국도 이 제재조치에 찬동한 이상 자의로 이탈하지 못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러한 정세 하에서 과연 7차당대회가 결정한 ‘핵개발과 경제건설 5개년 전략’이 순조롭게 전전될 수 있는 것인가? 지금부터 40여 년 전 김일성 세대의 일을 회상하게 합니다. 1971년 9월 25일 일본의 아사히신문 편집장과 10월 8일 일본 공동통신기자와 가졌던 김일성의 담화를 다시 꺼내 읽어 보십시오. 김일성 저작집 제6권 84쪽 이하에 나옵니다. 그때 김일성은 “경제적인 우세에 있는 우리에게 즉 북한에게, 남조선당국자는 실력배양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는데, 과연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우리보다 우세할 수 있도록 힘을 키울 수 있겠는가? 남한 당국자들의 이러한 생각은 도저히 실현될 수 없는 망상이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김일성의 주장이 과연 옳았습니까?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 남한보다 우위의 지위를 확고했습니까? 김일성이 아사히신문과 공동통신 기자들과 담화한지 5년 만에 남북 간의 경제력 격차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80년대에 들어서면 사회주의 시장을 상실한 북한경제는 급속도로 추락했고 1990년대 후반에는 여러분 당 간부 자신들도 몸서리친 고난의 행군, 수십만의 주민들이 굶어 죽는 참변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먼 역사가 아니라 가까운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합니다. 김정은 일당은 물론 중국의 당국자들도 대한민국의 역량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중화사상적 잣대로 또는 주체사상적 잣대로 우리 대한민국을 재단하며 내정간섭적 주장이나 공갈 위협을 한다고 우리 국민이 끄떡이나 하겠습니까?
변화된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지금은 해방 후와 같은 냉전시대가 아닙니다. 서로 평화공존하며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전, 국민의 풍요로운 경제, 문화적 생활을 위해 협력할 때입니다. 이 지역 한반도의 재난은 전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해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