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9월 중순 여러분 당의 고위 외교담당관들이 아프리카와 중남미 몇 개국을 순방하여 여러분 당의 정책 지지를 호소한 바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난 9월 17일부터 18일까지 베네수엘라에서 개최된 비동맹회의 각료회의와 정상회의에 리용호 외무상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가한 것과 9월 24일 뉴욕 유엔총회에 리용호 외무상이 참가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 리용호 외무상은 UN총회에서 “북한은 앞으로 질·양면에서 핵· 미사일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며 이것은 북한의 불변의 국가 방침”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이에 대해 얼마나 지지를 받았습니까? 9월 9일 실시한 제5차 핵실험은 “미국의 적대시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다. 남한에 THAAD라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가져오려는 미군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다.” 등등의 여러분 당 주장에 대해서 방문국 당국이 호응하며 동의해 주었습니까? 아니면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함경북도의 회령, 무산, 라진, 선봉 등지에 내린 호우로 6백여 명이 희생되었고 16만여 명의 피난민을 냈고 도로, 교량, 철로 등이 떠내려갔고 주민의 살림집 수천동이 피해를 입었으니 구호물자를 보내자며 내민 손길이 얼마나 있었습니까? 미국은 북한이 요구한 대미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지지가 나왔습니까? 왜 200mm-300mm의 호우가 쏟아진 직후인 9월 2일부터 1주일 동안이나 입 다물고 그렇다할 보도자료도 내보내지 않다가 핵실험을 실시한 9월 9일 직후인 9월 10일부터 수재복구를 지원해 달라고 국제기구와 각국에 요구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5차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노가 얼마나 높은지는 유엔총회에 참가한 리용호 외무상이 직접 보았을 것이므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지만 과연 이 핵실험을 통해 여러분 당이 얻은 성과는 무엇입니까? 이미 금년 3월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강력한 2270호 대북제재의 결과를 조사하고 있던 와중에 또다시 제5차 핵실험을 했으니 그 어떤 나라가 여러분 당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것이며 여러분이 내민 구호물자 요구에 응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이미 8월 하순 기상관측소의 예보로 함경북도 두만강일대에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고 그렇기 때문에 9월 5일경부터 남한의 기독교를 비롯한 천주교, 불교의 인도적 지원 단체와 사회각계의 대북지원기관들이 무엇을, 어떻게, 얼마만큼 보낼 것인가를 논의하고 어느 정도 보낼 의료품, 식료품, 어린이 영양제등을 모아놓고 있던 그 도중에 5차 핵실험 보도를 접하여 어리둥절하며 손을 놓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5차 핵실험은 왜 하는가?’ ‘우리를 선제공격하기 위함이 아닌가? 이런 주장을 공공연하게 북한군사당국이 보도하고 있지 않는가?’ 이런 상황에서 남한 국민을 설득하여 대규모 구호물품을 모아 보낼 수 있는가? 이런 말들이 친북 지원 단체들에서도 나오고 있는 판국이 되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더욱이 한심한 것은 선제공격의 첫째 대상으로 여러분 당이 꼽고 있는 미국의 자선단체에까지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으니 아무리 선량한 미국시민들이라 하더라도 여러분의 요구에 응할 수 있겠습니까?
진즉 대규모지원을 요청할 대상은 압록강,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변함없이 전통존중, 선린우호, 미래지향, 협력화목을 내걸고 북한을 도와온 중국입니다. 함경북도 라진, 선봉, 회령, 무산 등이 큰 피해를 입었다면 두만강 건너편 길림성의 여러 도시들도 피해를 입었을 것인데 그런 사실을 중국 신문 방송은 크게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하기에 200mm-300mm 정도가 하룻밤사이에 내린 것이 아니고 2~3일 동안에 내렸다면 웬만큼 홍수대책을 준비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들리는 말로 이 지역의 제방들은 당초부터 시원치 않았다는 것입니다. 왜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는가? 그 이유는 식량부족을 메꾸기 위해 이 지역주민들이 제방에다가 콩을 심고 옥수수를 심어 제방의 강도를 약화시켰기 때문에 밀려오는 물살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는 얘기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당의 수해복구 현황보도를 보면서 등짐으로, 맨손으로 돌과 흙을 날라 무너진 둑을 쌓고 흐르는 물길을 바로 잡고 무너진 다리와 철로를 복구하기에 구슬땀을 흘리는 청소년들의 작업현실을 보면서 측은하기 짝이 없는 심정입니다.
도대체 그처럼 많은 석탄, 아연과 희토류, 마그네시아크린카등 지하자원을 팔고 10만에 가까운 외화벌이 노동자를 20여 개국에 보내 벌어들인 외화는 갈취하여 어디에 쓰고, 변변한 중장비조차 동원하지 못하는가? 평양의 여명거리건설을 중단하고 동원된 근로자와 군인들을 함경북도 수해지역에 파견했다고 하지만 이들이 철도, 자동차 등 수송수단이 부족하여 몇 일씩 걸려 현지에 도착했다고 하니 과연 얼마만큼의 지원역량을 발휘할지 의문입니다.
이들 급파된 근로자인들 변변한 장비가 없는데 순전히 인력으로 무슨 큰일을 해낼 수 있겠습니까? 만리마 속도로 달리는 무적의 근로자라고 하지만 우리의 눈에는 ‘그저 젊은 청년들의 피땀만 흘리게 되는 구나’하는 생각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제는 여러분 당, 김정은의 사고가 바뀌지 않을 수 없는 정점에 왔습니다. 이번에 채택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조치는 금년 3월의 2270호 제재보다 훨씬 더 강할 것입니다. 더 이상 여러분당의 외교노력이나 주민의 읍소로는 통하지 않는 강경한 것임을 알고 핵·미사일개발의 중단여부를 결심할 때임을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