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5년 2월 24일 김정은은 당 국가경제기관 책임일꾼들과 한 담화 “수산부분을 추켜세우고 수산업발전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키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었습니다.
“우리 당이 오늘 수산부문을 중시하고 수산업 발전에 큰 힘을 넣고 있는 것은 바로 위대한 장군님 즉 김정일의 간곡한 유훈을 관철하여 인민들에게 더 많은 물고기를 먹이기 위해서 입니다. 지금 인민군대 수산부문에서는 당의 의도를 받들고 결사관철의 정신으로 어로전투를 힘 있게 벌려 물고기를 많이 잡고 있습니다. 사회의 수산부문에서도 지난해 물고기를 적지 않게 잡았지만 인민군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인민군대 수산부문에서 사회의 수산부문 산업소들에서는 엄두도 못하는 많은 량의 물고기를 잡은 것은 결코 조건이 더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인민군대 수산부문 일꾼들과 어로공들이 한 몸이 되어 그대로 추진기가 되고 그물이 되어서라도 당 정책과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기어이 관철하려는 혁명적 투쟁정신이 발휘되었기 때문에 같은 어황조건에서도 많은 물고기를 잡아 당 정책의 정당성을 실천으로 증명하고 황금해의 새 역사를 창조할 수 있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인민군 수산부문일꾼과 어로공’이라는 말은 세계 그 어떤 군대에도 없는 편제입니다. 오직 북한의 선군정치하의 인민군대에서만 볼 수 있는 부대편제입니다. 그런데 이 인민군 수산부문에 종사한 인민군 배와 어로공들이 어떤 형편에서 고기잡이에 나서는지요? 물론 인민군대는 사회부문 수산사업소보다 연료공급도 많고 어선의 크기도 크겠지만 김정은의 말은 결코 그러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사회부문 수산사업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물고기를 잡았다고 했습니다. 이 말이 사실일 겁니다. 왜냐하면 고기잡이를 전투로 생각하고 작전명령으로 받아들이며 물고기 잡이 전투를 할 수 밖에 없는 일꾼들이 바로 인민군 수산부문 지휘관들이기 때문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런데 이 물고기 잡이 작전을 전개하는 인민군 어로공들 중에 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초 일본 당국은 고기잡이하다 표류되어 일본 연해안에 밀려온 북한 어선에서 거의 해골이 된 시체를 10여 구를 찾아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보도에 의하면 길이 12m의 목선 윗부분에는 “8,9월은 배사고 방지 월간이다”라고 쓰여 있었고 그 아래에는 “조선인민군 제 몇몇 군부대 배 번호 594-56843, 관리자 조천일”이라고 써 있었으며 낚싯대, 구명조끼, 그물,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진이 들어간 배지, 그리고 사람의 신체 일부 그러니까 잘려나간 몸통 한 부분이 발견되었습니다.
또 12월 7일 하루 동안에만 표류하는 북한 어선 5척이 발견되었습니다. 지난 12월 9일까지 17건의 표류한 북한 어선을 일본 항구로 끌어왔는데 이 배들에는 총 5구의 시체가 있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매년 이렇게 표류된 북한어선이 수십 척씩 일본 해안에 밀려옵니다. 2013년에 80척, 2014년에 65척, 2015년에 45척, 2016년에 66척 그리고 금년은 12월 8일 현재 78척이었습니다.
떠내려온 배를 본 일본 어부와 우리나라 어부들은 “이런 배 가지고는 3m 이상의 파도를 넘기 어렵고 육지에서 8km이상 가기가 어렵다. 겨우 해안에서 눈에 보이는 거리까지 갈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이런 목선으로 여름에도 힘들지만 풍랑이 심한 겨울에 저런 배로 조업하는 것은 정말 무리한 일이다. 아마도 북한에서는 식량이 부족해서 그런다는 보도를 듣고 있지만 우리 쪽 즉 일본 쪽도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부패하여 냄새가 요동치는 그 어선 근처에 갈 수가 없을 정도인데 시체조차 송환할 수 없어 우리가 화장하여 절간에 유골을 모신다”고 한탄스럽게 말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작년 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이 수산업의 현대화 과학화를 떠들면서 동·서해 바다에서 무슨 큰 일이나 일으킬 듯 “황금해의 새 역사를 창조하자!”고 떠들었지만 겨우 해안가에서 조개잡이나 할 정도의 목선을 타고 생명을 걸고 먼 바다로 나아가 물고기 잡이 전투를 벌이도록 인민군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도 듣고 있을 줄 알지만 김정은은 이미 외화벌이를 위해 중국 어선들에게 북한 수역에서 고기잡이하도록 어업권을 팔아 넘겼습니다. 수백 척의 중국 어선 심지어 대만 어선까지 북한 수역에서 어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어부들은 기관도 없는 돛대 목선을 타고 먼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 구조된 북한어부들 중에는 눈에 보이는 물건이 탐나 훔치다가 잡히기도 합니다. 지난 12월 9일 일본 홋카이도의 무인도 마스마에코 섬에 표류했던 북한 어부들이 비상대책으로 이 무인도에 설치한 가옥에서 이불과 식량, TV, 심지어 발전용 태양전지판을 뜯어내 훔쳤다가 선장 이하 3명이 체포되어 현재 구류 중에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왜 이런 한탄스럽고 슬픈 일들이 일어나는 것입니까? 핵·미사일 개발에 처넣고 있는 자금의 극히 작은 부분 아니 탄도로켓 한 발 만드는 제조비용만 이들 수산부문사업소에 투자한다면 수십 척 아니 수백 척의 어선을 건조할 수 있고 북한 어부들이 그처럼 갈망하는 어군탐지기, 장거리 통신시설, 현대설비를 갖춘 냉동시설, 가공시설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시설을 갖추고 어민들의 어로작업을 안전하게 보장하지 않는 것입니까?
당 간부 여러분! 7차 당대회의 결정을 제대로 이행하고 진정으로 인민들에게 필요한 물고기를 공급하려면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에 드는 그 막대한 예산부터 줄이십시오. 빈곤과 기아, 속절없는 희생의 원인이 바로 핵, 미사일 개발입니다. 지금도 생사를 몰라 슬픔에 쌓여 있을 가족의 입장을 생각하십시오. 그래야 당 간부의 체면이 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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