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6년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고 2017년 새해의 여명이 비춰지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당 간부 여러분의 노고가 컸다고 생각됩니다. 우선 1980년 제 6차 당대회 이후 36년 만에 7차 당대회를 개최하며 김정은 3대 세습체제를 구축했습니다. 본래 당대회 개최는 앞의 당대회에서 결의한 전략적 과제들을 완성하고 그 결과를 총괄하며 새로운 전략과제를 제시할 때 비로소 당대회 개최의 뜻이 이루어지는데, 7차 당대회는 6차 당대회에서 결정한 10대경제전망목표 중 그 어느 하나도 달성하지 못한 채 오직 김정은의 3대 세습체제를 구축할 목적에서 개최된 것이어서 북한 인민의 입장에서는 그렇다할 기대를 가질 수 없는 대회였습니다. 한 가지 뜻있는 성과였다면 김정일 체제라 할 수 있는 ‘선군정치’ 체제에서 김정은 체제라 할 수 있는 ‘당 중심’ 체제로 원상 복귀했다는 점을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문제는 7차 당대회에서 당 규약을 개정하여 김정은 중심의 당 위원장체제로 이행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여러분 당이 직면한 최대의 전략적 과제인 경제정상화의 길은 여전히 아득합니다. 자강제1주의에 의거하여 수소폭탄제조 수준까지 핵개발을 진전시켜 핵 보유국가 위치에 도달함으로서 그 어떤 외세에도 대응할 수 있는 군사역량을 구축하였다고 공언했지만 세계의 그 어느 나라, 아니 여러분 당과는 형제적 관계에 있고 혈맹관계에 있다는 중국마저 북한의 핵 보유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금년 1월과 9월 두 차례의 핵실험으로 여러분 당 지휘부는 더 이상 여러분 당의 핵 보유를 부인하지 못하도록 못을 박으려 했지만 그 결과 엄청난 국제사회의 반격에 직면하고 말았습니다. 금년 1월의 핵실험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2270호 대북제재결의를 자초하더니 9월의 핵실험으로 2270호 제재보다 훨씬 강한 2321호 제재조치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7차 당대회가 내놓은 ‘경제발전 5개년전략’은 이미 그림의 떡에 불과하게 되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혹시 여러분 당은 남한에서 일어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결의로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출구가 열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에 더하여 내년 1월 새로 출범할 미국의 트럼프 정권에 대한 무슨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만약 여러분 당이 새해에 전개될 국제정세에 어떤 기대를 갖고 있다면 이는 환상에 불과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이 여러분의 핵개발을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그 때문에 정치, 경제, 외교적 제재조치는 더욱 강화되면 되었지 완화될 가능성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하여 여러분 당의 인민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유엔은 김정은을 비롯한 여러분 당의 최고 간부 10여 명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게 될 것입니다. 유엔은 북한내부의 인권탄압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외화벌이 사업을 위해 송출된 북한근로자들에 대한 인권문제를 엄중히 평가하고 그 제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난 1년을 회고하면 여러분 당의 최고 지휘부가 어떤 긍정적 결과를 성취했는가? 반대로 어떤 부정적 결과를 초래했는가를 총괄해보기 바랍니다. 2016년의 여러분 당이 성취한 성과라면 두 차례의 핵실험과 미사일발사로 과연 여러분 당이 어떤 긍정적 결과를 가져왔는가? 국제사회로부터 핵 보유국가의 지위를 확보했는가? 여러분 당이 그처럼 갈구하는 미국과의 평화협정체결의 기회를 조성했는가? 남한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굴복하며 남북관계개선을 기대하는 기운이 솟아났는가? 유감스러운 일이나 김정은이 기대하는 그 어떤 정황도 일어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전례 없는 강력한 제재의 응징조치를 자초했습니다.
이제 남북관계는 인민의 권리를 향상시키며 풍요한 경제생활을 담보하는 체제경쟁에서 더 이상 우열을 가늠할 여지가 없어졌습니다. 그 대표적인 현상이 3만여 명의 탈북자가 남한 땅에 정착했다는 사실입니다. 2016년 한 해 동안에 천여 명의 탈북자가 남한에 들어왔습니다. 이들 탈북자야말로 남북 두 체제 중 어느 체제가 인민을 위한 체제인가를 분명히 가늠해준 증거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이 선군사상을 계속 옹호하며 군사강국건설을 장담하지만 오늘의 첨단과학기술은 여러분의 군사력을 일거에 무너트리는 새로운 무기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군사력으로는 그 어떤 우위도 유지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누가 국민을 더 잘살게 하는가 누가 더 인민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해주고 향상시키는가 이것만이 인민대중제1주의의 핵심원리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온 사회의 김일성 김정일화, 유일영도체제, 200일 전투니 강성대국건설이니 하는 잡다한 구호로 무슨 건설을 이룩한다는 것입니까? 인간의 창의력을 발동시킬 수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 법에 의한 지배와 인권향상 그리고 시장원리를 존중하는 보편가치가 주체사상이니 사회주의니 하는 낡은 사상보다 월등하다는 것이 입증된 이상 새해에는 이런 새로운 이념을 도입하고 체제개혁과 개방을 다그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해야 할 것입니다. 새해 여러분 당 간부들의 궐기와 분투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