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 들여다보기 시간입니다.
-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국정운영 능력이 떨어지면서 북한 실세들 사이에서 권력을 둘러싼 갈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 천안함 사건 이후 한국으로 수출되던 북한 수산물 반입이 금지되자, 북한 무역기관들이 중국을 통해 우회반입을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한국도 차단에 나섰습니다.
- 북중 국경지역에서 밀수품이 고갈되자, 인신매매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와 알아봅니다.
MC: 정영기자 안녕하세요? 최근 북한 권력 실세들 사이에서 권력 갈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북한 권력의 2인자로 떠오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오극렬 부위원장 사이에 외자유치를 놓고 권력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한국의 중앙일보가 지난 5일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이 같은 정보를 입수해 진위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정보 소식통은 “군부를 기반으로 외자유치를 주도해온 오극렬 부위원장이 장성택 부위원장과 함께 외자유치에 나선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을 상대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 신문에 전했습니다.
MC: 오극렬과 장성택은 모두 국방위원회 요직을 차지한 김정일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는데 그럴만한 가능성은 있습니까,
정영: 두 사람은 김 위원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사람들인데, 후계자인 김정은의 권력세습을 위해서도 책임적인 역할을 해줘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오극렬은 군부계통에서, 장성택은 당계통에서 한몫해야 하는 데 이들의 권력 분배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들이 권력의 힘을 쓰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돈이 필요한데, 그래서 각자 외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나섰습니다. 이 돈은 물론 김정일 위원장에게로 충성자금 형태로 들어가긴 하지만, 그래도 돈을 벌어들여야 능력을 인정받고 측근들을 쟁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극렬 부위원장은 외자유치 전담기구로 조선국제상회(총재 고귀자)를 설립하고 2009년 7월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자, 장성택 부위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대북투자를 위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을 설립하고 김양건을 이사장으로 앉혔습니다.
그리고 중국 조선족 출신 사업가 박철수를 ‘조선대풍그룹’ 총재로 영입하고 대대적인 외자유치작업에 나섰습니다. 장 부위원장은 내각 산하에 있던 대풍그룹을 국방위원회 소속으로 바꾸고 지난 1월 20일 ‘국방위원회가 국가개발은행 설립을 결정했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방침이 내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극렬은 자신이 먼저 뛰어든 외자유치 사업에 장성택이 뛰어든 것에 대해 상당히 불쾌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장성택이 주도하는 조선대풍그룹과 오극렬이 내세운 조선국제상회가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습니다.
MC: 그러니까 오극렬 부위원장이 독점적인 외자유치 기관을 만들려다가 장성택 부위원장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말씀이군요.
정영: 문제는 둘 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서 이러한 권력 갈등을 어떻게 다스릴지가 문제입니다. 오극렬은 이미 북한에서 위조지폐를 제조하는 주모자로 찍혔지요. 위조지폐를 유통시켜 얻는 외화만 해도 김정일 위원장에게 들어가는 충성자금 중에서 큰 몫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그는 김 위원장의 충성자금 마련에서도 일등 공신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지난 6월 7일 김정일 위원장의 제의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른 장성택은 북한에서 2인자로서 최측근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장 부위원장은 올해 상반기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45회나 수행해 최고의 ‘지근거리’를 유지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와병이후 일가친척에게 기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MC: 이렇게 되면 북한 내부에서 예견했던 권력 갈등이 심화되는 것입니까,
정영: 권력은 사실 부모와도 나눠가질 수 없듯이 김정일 사후에는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북한 엘리트들의 갈등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보입니다. 왜냐면 오극렬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고, 장성택도 부위원장인 상황에서 권력이 비등하거든요, 김정일 위원장은 절대로 권력을 몰아주지 않았습니다.
‘너도 장군님의 부하였고 나도 같은 부하였는데, 내가 왜 당신 말을 들어야 하는가?’이렇게 나오면서 서로 지시를 받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김정일 사후에 권력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MC: 장성택의 입장에서는 권력 장악 과정에 군부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되지 않겠습니까.
정영: 현재 북한 군부에서도 장성택을 ‘야심가’로 부르면서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쇠약해지고 권력의 추가 자기에게 쏠리는 틈을 타서 장 부위원장이 자신의 정적들을 제거하고 자기 측근들로 등용시키기 때문에 군부에서는 상당한 견제심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성택과 갈등을 빚었던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장 부위원장이 승진하기 닷새 전에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고, 리용철 제1부부장도 사망해 사실상 당내에서는 그에게 도전할 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이상한 것은 리제강과 리용철 두 사람의 사망부고는 나왔는데 장례식이 진행됐다는 소리는 없습니다. 그리고 장성택 부위원장의 측근인 박명철이 체육상에 오르는 등 측근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습니다.
MC: 북한 권력 실세들의 이런 이권다툼이 김정일 사후에 후계구도 방향이나 정책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수산물 3국 통한 우회반입 시도
MC: 다음 소식입니다. 천안함 사건이후 북한 수산물 반입이 금지되자 북한 무역기관들이 중국을 통해 우회반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천안함 사건으로 북한 수산물 반입이 중단되었습니다. 지난 5월 24일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대국민담화에서 “남북간 교역과 교류도 중단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동해안의 속초항으로 수산물을 싣고 들어오던 북한 선박들도 입항이 거부되었습니다. 북한에서 외화벌이 하는 기관은 인민무력부, 호위사령부, 국가보위부 등 특수기관들인데, 속초항으로 수산물을 반입하던 기관들도 모두 이러한 군부 산하 기관들입니다.
한국에로 무역통로가 막히자 북한 군부에서는 무기구입과 군수물자, 군복 등 군수품을 구입하기 위한 달러가 없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MC: 그래서 중국을 통해 무역통로를 새롭게 개척한다는 소식이 있군요.
정영: 남한 수출길이 막히면서 북한 군부 산하 무역기관들은 중국으로 판로를 뚫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군 외화벌이 기관들은 동해안 일대의 청진, 리원, 홍원 등 지구에 외화벌이 기지들을 꾸리고 수산물을 잡아왔는데 판로가 막히자, 중국과 교섭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제시하는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아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MC: 중국 사람들은 북한 수산물을 수입해 무엇을 합니까,
정영: 사실 중국 사람들은 소비를 위해서 북한 수산물을 수입하는 게 아닙니다. 한국으로 되팔기 위해 수입합니다. 결국 북한 무역기관이 남한에 직접 팔면 이윤이 많이 나는데, 중국 사람들을 가운데 끼고 하자니 중국 사람만 먹여 살리는 꼴이 된다고 불평이 많습니다.
한편 중국 사람들은 남북관계가 경색되면 으레 자기네 쪽으로 북한 물건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오히려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반기는 상인들도 있다고 합니다.
MC: 한국정부도 이렇게 중국을 통해 들여오는 북한 수산물이나 농토산물들을 통제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정영: 한국의 통일부는 지난 30일 원산지를 속이고 북한산 물품을 제3국을 통해 우회 반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관세청,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등 3부가 협동하여 인천. 평택. 부산 세관 등에서 현장 검증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통일부는 천안함 사건이후 북한산 물품 반입이 금지되자, 북한과 중국 무역업자들이 제3국을 통해 우회반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회반입 가능한 북한 물품들로는 무연탄, 바지락, 고사리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MC: 결국 천안함 여파로 북한군에 주는 영향도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북중 국경지역 인신매매 기승
MC: 다음 소식입니다. 북중 국경지역에서 어린이를 비롯한 10대의 소녀들의 인신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지난 4월과 5월 경 북한에서 중국으로 건너오는 탈북자들 중에는 어린이와 10대의 소녀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중국 사람들의 요구해서 건너간 경우인데, 어린이의 경우에는 자식이 없는 중국인들이 입양하기 위해 데려갔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리고 10대의 여성들은 15~20살 안팎의 여성들인데 이들은 중국의 인신매매 조직들에 팔려갔다고 합니다.
MC: 지난 90년대 중반에도 중국으로 탈북한 사람들 중에는 어린이들이 많지 않았습니까,
정영: 그때도 꽃제비라고 하는 어린 탈북자들도 많았는데, 당시는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강을 건넌 상황이라면 지금은 중국인들 속에 자식이 없는 가정들에서 북한 어린이들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3살 이하의 말을 하지 못하는 영아들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지난 4월경에 함경북도 고무산에서 3살짜리 어린이가 중국에 유괴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어린이 가격은 딸애의 경우, 인민폐 2만5천~3만 원가량 하고 남자애의 경우에는 1만 5천 원가량 했다고 합니다.
MC: 그러면 10대의 여성들은 무엇 때문에 요구합니까,
정영: 10대 여성들은 요즘 중국에서 유행인 노래방이나, 성매매 조직에 팔아넘기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요즘 북한에서 팔아먹을 게 더는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자원이 고갈되었다고 합니다. 마약통제도 엄격하게 하지, 파동. 파철밀수도 못하지, 나무 밀수도 통제하지 하니까 이젠 팔아먹을 것은 사람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MC: 나라의 경제가 엉망이니 사람도 물건처럼 팔려 다니는 참극이 21세기에도 버젓이 감행되고 있군요. 북한 주민들도 하루빨리 인간답게 사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