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들여다보기] 장성택 ‘건강 이상’ 후계승계 변수 될 것

MC: 북한 들여다보기 시간입니다.

- 북한 권력의 2인자로 꼽히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얼마 전 병치료를 위해 중국을 다녀왔다고 한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북한 권력승계 과정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 최근 들어 중국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북한에서 쌀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북한 보안당국이 탈북하는 주민들을 막기 위해 서해상에서 전마선에 대한 통제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MC: 정영기자, 북한권력의 실세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병치료를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있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12일 남한의 동아일보는 베이징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지난달 7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거된 이후에 신병치료를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장 부위원장이 1990년대 중반 이후 프랑스 등에서 전립샘암 치료를 받은 점을 들어 이번 병치료도 암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장 부위원장의 건강상태가 김정은의 권력 구축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김정일 위원장에 이어 장부위원장까지 병을 앓을 경우 군부세력이 김정은을 제거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MC: 이처럼 장 부위원장의 건강상태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영: 현재 북한 권력층에서 장 부위원장만한 실세가 사실상 드물다는 의미에서 북한 권력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장성택은 노동당 행정부장으로서 북한의 사법검찰,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를 통솔하고 있으며 지난 6월 7일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제의에 따라'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자리에 오르면서 사실상 군에 대한 지도력까지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오는 9월 열리게 될 제3차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는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MC: 장 부위원장이 후계문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정영: 그리고 장 부위원장은 후계체제에서 지대한 역할을 해야 할 위치에 있습니다. 장 부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의 가까운 친척일 뿐 아니라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가장 많이 보필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중풍으로 쓰러졌다 일어난 후 장 부위원장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3남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우는데 장 부위원장이 후견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C: 장 부위원장이 보도 내용대로 진짜 중국에서 치료를 받고 왔다면 북한 간부들 중에 성한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네요.

정영: 장 부위원장은 북한 간부들 가운데 비교적 젊은 세대에 속합니다. 장 부위원장이 현재 64세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은 현재 북한 간부들의 나이가 70~80대이고 그나마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장기 환자'들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김정일 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75세로 보청기가 없으면 주변 사람들의 말을 거의 듣지 못하는 상태이고, 같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용무는 80세의 나이로, 몇 년 전 유럽의 한 국가에서 암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84세의 전병호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는 나이가 많아 거의 실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장 부위원장도 역시 병을 앓는다면 북한의 장래가 문제 된다는 것입니다.

MC: 한편에서는 장성택 부 위원장의 '와병설'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 않습니까,

정영: 한편에서는 장성택 부위원장이 북한매체에 보도되지 않은 20여 일간을 근거로 그의 신병설을 제기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즉 지난달 6월 19~20일 사이 김정일 위원장이 평안북도 신의주시 송한리 축구장 시찰에 장 부위원장이 함께 가지 않은 것을 두고 '와병설'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입니다. 그가 빠진 시점이 당대표자회 발기를 위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결정서가 발표된 점으로 봐서 그가 중차대한 국가정책을 챙기느라 바빴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MC: 물론 여러 가지 추측이 있겠지만, 장성택 부위원장이 90년대 중반 러시아에서 치료를 받은 전적도 있는 것을 보면 그의 건강에 전혀 문제없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위안화 오르자 쌀값도 치솟아

MC: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의 식량사정이 최근 들어 좋지 않다는 소식이 있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지난달까지 주춤했던 식량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습니다. 현재 함경북도 지방의 장마당에서는 쌀 1kg에 650~700원 가량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초에 kg당 530~550원 가량에 팔렸던 것에 비하면 약 100원 가량 상승한 셈입니다.

MC: 식량가격이 갑자기 상승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영: 함경북도의 외화벌이 기관들에서 장마당 쌀 도매상인들에게 넘겨주는 가격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현재 쌀 1kg당 590원에 넘겨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5월 중순에는 쌀 kg당 490~510원에 넘겨주었다고 합니다.
외화벌이 기관들에서 쌀 도매가격을 높게 설정된 것은 최근 위안화 가치가 계속 오르고 상대적으로 북한 원화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국 돈 100위안은 북한 돈 1만4천 원가량에 거래됩니다. 지난 6월초만 해도 100위안은 1만2천 원가량에 거래됐지요.

MC: 북한에서 식량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외화벌이 기관들에는 쌀이 있습니까,

정영: 현재 북한 외화벌이 창고에는 중국산 쌀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지난 1월 북한 지도부가 외화벌이 기관들에 중국으로부터 쌀을 수입하도록 지시한 다음 외화벌이 기관들이 앞 다퉈 쌀을 수입했기 때문입니다. 이 외화벌이 기관들은 중국에서 다시 쌀을 사오기 위해 위안화를 받고 쌀을 팝니다. 쌀 도매상인들에게 파는데 청진시의 한 장사꾼은 외화벌이 기관에 가서 한번에 1t씩 받아 장마당에 되팔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국내산이 적고 중국산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지구 장마당에는 현재 쌀 장사꾼 10명중 2명 정도가 북한 쌀을 팔고 나머지는 모두 중국 쌀을 판다고 합니다.

MC: 북한 당국이 한때 장마당 통제를 엄격하게 했는데 지금은 외화벌이 단체들의 식량 거래를 통제하지 않습니까,

정영: 당국은 지난 1월부터 외화벌이 기관들에 쌀을 수입하라는 지시를 주고 여태까지 검열을 붙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국가에서 배급을 주지 못하니 외화벌이 단체들의 상행위를 사실상 눈감아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해상탈북 방지 위해 서해 전마선 회수

MC: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이 바다로 전마선을 타고 탈북하는 주민들을 막기 위해 서해상의 전마선을 없애라고 지시했다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최근 북한이 서해상을 통해 탈북하는 주민들을 막기 위해 전마선을 모두 없애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대북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이 최근 밝혔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서해안의 군사분계선 북측지역에서 주민들이 전마선(傳馬船)을 타고 탈북 하는 사건들이 빈번하자, '그 지역의 전마선들을 모두 회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합니다.

MC: 얼마 전에도 서해상으로 목선, 그리고 전마선을 타고 내려오는 탈북자들이 있지 않았습니까,

정영: 올해 5월 8일과 6월 1일, 6월 24일, 이렇게 세 차례에 거쳐 해상으로 북한 주민들이 목선과 전마선을 타고 귀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전마선을 타고 귀순하는 주민들이 늘자, 북한이 전마선을 아예 회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C: 탈북자들이 대부분 북중 국경을 통해 탈출하고 있는데, 서해상으로 탈북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까,

정영: 바다를 통해 탈출하는 것도 위험하기는 하지만 때를 잘 잡으면 성공률이 높다는 게 서해상으로 탈북해 성공한 사람들의 말입니다. 황해남도 강령군, 옹진군, 연안군 쪽에서 보면 남한의 백령도가 어렴풋이 보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곳 주민들 사이에서는 "남조선에 가려면 10리터짜리 비닐 장통만 하나 있어도 갈 수 있다"는 말이 돌만큼 가깝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지방 사람들은 전마선을 가지고 고기 잡는 척하다가 어둠을 타서 서해북방한계선(NLL)을 넘는다고 합니다.

MC: 북한 당국이 전마선을 모두 회수하면서 오히려 피해 보는 주민들도 있겠군요.

정영: 전마선은 서해안 지역 주민들에게 있어 유일한 생계 수단입니다.

MC: 북한 당국이 최근 들어 탈북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중국에도 요원들을 파견한다는 소식이 있지 않습니까,

정영: 북중 국경지역에서 탈북자 색출 및 검거를 위한 감시가 북중 양안에서 대폭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쪽에서 국경경비대와 보위부 산하 국경 봉쇄 보위지도원들이 탈북자 체포를 위해 국경 지역 주택에서 검열을 강화하고 중국 변방 부대들도 탈북자 체포에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전문 뉴스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에 있는 탈북자 검거를 위해 지난 6월 중국 정부의 비공식 협조를 얻어 운남성(雲南)과 산동(山東)성에 체포조를 대거 파견했다고 합니다. 이 매체는 북한의 보위사령부와 국가보위부가 합동으로 탈북자들의 기본 통로로 알려진 중국과 라오스 일대의 주요 탈출 통로를 매복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북한 체포조가 중국의 내륙 서남부까지 파견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중국 공안이 체포와 송환에 협조하기 때문에 활동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MC: 결국 먹을 것이 없다고 떠난 사람들을 멀리 다른 나라의 국경까지 가서 잡아가겠다는 의도이군요. 북한 경제가 안정되어야 탈북하는 사람들도 줄겠는데,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정영: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