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 들여다보기 시간입니다.
- 지난해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을 무단 방류해 비난을 받았던 북한이 올해에는 미리 남측에 통고하고 물을 방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여름철 삼복더위를 막기 위해 북한이 여름철 보양식 몇 가지를 소개했습니다.
- 최근 중국 위안화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북한에서 식량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다른 물가도 덩달아 올라 구매력이 없는 주민들의 생활고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소식에 대해 정영기자와 자세히 나눠봅니다.
MC: 정영기자, 안녕하세요? 북한이 지난 18일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을 사전에 열겠다고 남측에 통보하고 열지 않았습니까,

정영: 북한은 18일(한국시간) 오후 2시, “지금과 같이 비가 많이 내리게 되면 오늘 저녁 8시 이후 임진강 상류댐의 물을 불가피하게 방류할 수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북한은 18일 밤 11시부터 황강댐 수문을 열고 초당 500~1,200톤 가량의 물을 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미리 통보하고 물을 방류하면서 지난해 임진강 하류에서 밤에 천막을 치고 야영하다 급류에 휩쓸려 내려간 한국 국민 6명과 같은 사고는 피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임진강 댐 수문을 열 때 사전통보하지 않던 북한이 왜 이번에는 통보했느냐는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나돌고 있습니다.
MC: 황강댐을 방류하는 정도이면 북한에 비가 많이 온 것 같지 않습니까,
정영: 북한의 중부지방에 장대비가 내린 것 같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보도에서 16일~19일 사이에 북한의 중부지방에 폭우가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개성시 장풍군, 판교군, 개풍군 지방에는 각각 332㎜, 287㎜, 274㎜의 비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평양시와 남포시, 평안남북도, 강원도, 자강도, 함경남도 지방의 약 70개 시 군 지역에 100㎜의 비가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렇게 북한의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임진강 상류의 물이 크게 불어나 북한이 황강댐의 수문을 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MC: 그럼 작년에는 어떻게 했기에 남한 국민 6명이 휩쓸려 내려가는 사고가 있었습니까,
정영: 북한은 지난해 9월 6일 새벽 1시 경에 임진강 상류에 위치한 황강댐의 수문을 아무런 통보도 없이 열어놓았습니다. 그래서 임진강 하류 남쪽지역에서 물고기 잡이를 하며 야영하던 남한 국민 6명이 홍수에 휩쓸려 내려갔습니다.
이 황강댐은 지난해 2월 북한이 군인들을 동원시켜 완공한 댐으로, 저수용량이 3억~4억 톤에 달합니다. 이 댐은 황해북도 토산군 황강리에 위치해 있으며 비무장지대로부터 북쪽으로 27km되는 곳에 있습니다.
북한은 사고가 난 다음날 ‘관계기관’ 명의로 된 통지문을 보내 “임진강 댐의 수위가 높아져 긴급히 방류하게 되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황강댐을 열 당시 그 지방에 며칠 새 비가 내리지 않은 점과 그 댐을 북한군이 관리하는 점을 들어 ‘수공작전’이 아니냐는 의혹이 많았습니다.
MC: 그러면 이번에 북한이 임진강 댐 방류를 사전에 통보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정영: 북한이 이번에 황강댐 방류를 미리 통보한 것은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예고 없이 댐을 방류했다가 또 문제가 되면 도움이 될 게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요즘 가뜩이나 천안함 사건으로 시끄러운 마당에 또 댐 방류로 인한 ‘도발의 구설수’에 오르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4일 사고발생 이후 가진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에서 인명피해에 대한 유감과 유가족에 대한 조의를 표시하고 “앞으로 사전에 통보하고 수문을 열겠다”는 약속을 한바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이번 북한의 사전 통보가 남한에 대화의 제스처를 보낸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MC: 남한이 북한의 물 방류에 대처해서 대응댐도 건설했다고 하던데요,
정영: 남한은 북한이 임진강 상류에 댐을 건설할 때부터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것을 타산해 군남홍수조절지(군남댐)이라는 대응댐을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군남댐은 2006년에 착공되어 건설되기 시작하다가 지난해 북한의 황강댐 방류로 사망자가 발생하자, 당초 계획보다 14개월이나 빨리 완공시켰습니다. 이 군남댐의 높이는 26m, 길이는 658m로 총 저수량은 7천만 톤에 달하는 홍수조절 전용 콘크리트 중력댐입니다.
이 댐이 완공됨으로서 이번에 북한이 사전통고하지 않고 물을 내려 보냈어도 충분히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게 한국 국토해양부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MC: ‘유비무한’이라고 그래도 군남댐이 있어 북한의 있을 수 있는 도발에 대처할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삼복더위 피하는 ‘건강 보양식’
MC: 다음 소식입니다. 요즘 북한에서도 삼복더위 때문에 건강 보양식을 많이 소개하는 것 같은데, 여름철 보양식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정영: 올해는 달력에 7월19일이 초복, 7월 29일이 중복, 8월8일이 말복으로 되어 있습니다. 북한에도 삼복더위는 잘 알려졌는데요, 삼복더위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온몸이 나른해지고 자꾸 졸리는 등 영양이 급속히 저하되는 시기입니다. 이런 삼복더위를 맞아 북한 언론들도 각종 건강 보양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9일 조선중앙통신은 ‘삼복철에 먹어야 할 보양식 몇 가지’라는 기사에서 “강서약수와 삼방약수, 옥호동 약수 등이 인기가 있고, 음식으로는 단고기장과 삼계탕, 소고기 매운탕 등이 기본이고 뜨거운 팥죽과 보리밥에 파국 같은 것도 오른다”고 전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단고기장은 몸에 빨리 흡수되고 몸보신에도 좋고 질병을 예방하고 더위에도 견디게 한다고 소개했습니다.
MC: 한국에서는 단고기보다는 삼계탕을 많이 먹는 편인데 북한은 좀 다르지 않습니까,
정영: 한국에서는 닭고기로 만든 삼계탕을 많이 먹는데, 북한은 단고기를 많이 먹습니다. “오뉴월 개장국은 발등에만 떨어져도 보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은 오뉴월이지만 삼복철에는 개장국 추념을 좋아합니다. 원래는 북한에서 개장국, 개고기라는 말을 쓰다가 외국인들이 ‘개’자가 들어간 간판을 보고 혐오스러워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언제부터인가는 개고기를 ‘단고기’, 개장집을 ‘단고기국집’으로 고쳐 불렀습니다.
북한에서의 단고기 가공방법은 한국과 조금 다릅니다. 그래서 탈북자들은 남쪽에 와서 단고기를 먹어보고 북한에서처럼 맛이 나지 않아 실망했던 적도 있습니다.
MC: 그럼 한국과 북한의 단고기 가공법은 어떻게 다릅니까,
정영: 청취자들은 이미 다 알겠지만, 그래도 잠간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한국에서는 개를 잡아 삶는 것까지는 비슷한데, 다 익은 다음에 칼로 썰지만 북한에서는 뼈가 문드러질 때까지 푹 삶습니다. 그리고 손으로 뜯습니다.
한국에서는 단고기 양념을 들깨나, 참기름, 그리고 겨자 소스를 쓰지만, 북한의 양념 방법은 개곱, 즉 개의 밸에 붙은 기름을 뜯어내고 그것을 잘게 다져 기름에 볶고, 거기에 파와 마늘, 소금, 고춧가루, 내기, 참기름 등을 섞어 만듭니다. 여기에 단고기를 찍어 먹거나 단고기국에 풀어먹으면 맛이 아주 좋습니다.
MC: 이외에도 북한에 삼복철 보양식이 더 있습니까,
정영: 지방마다 특성에 맞는 보양식이 있습니다. 이때 먹는 음식은 삼복철 보양식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몸이 허약해졌을 때 먹는 영양식품입니다. 예를 들어 함경도 단천 지방에서는 ‘소껍데기 묵’과 ‘추어탕’, 즉 미꾸라지탕이 있는가하면 가물치나 잉어, 소가리 등 민물고기 탕도 보양식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MC: 그래도 북한에서는 단고기, 남쪽에서는 삼계탕이 대표적인 삼복철 보양식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중국 위안화 상승으로 쌀값 급등
MC: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북한에서 식량가격이 급상승 한다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최근 북한에서 쌀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부 국경지역에서는 1kg에 1천 원대를 넘어섰다고 대북 인권단체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북한전문 뉴스 사이트인 ‘데일리NK’ 는 19일 함경북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회령시 장마당에서 쌀 가격은 최고 1,050원을 넘어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1천원, 신의주에서는 95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MC: 지난주에도 북한의 쌀 가격에 대해 언급했는데, 그때보다 더 오른 것입니까,
정영: 북한에서 쌀 가격은 7월에 들어서면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 장마당에서 7월 초에 1kg에 580원에 거래되었습니다. 그러나 7월 8일에 700원대를 넘어섰고, 불과 10일 지난 지금에는 1천 원대에 거래되는 것이죠.
문제는 쌀값만 오르는 게 아니라 다른 물건 가격도 함께 오르는 것입니다. 현재 무산지역의 옥수수는 kg당 500원, 감자는 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와 콩기름은 1kg에 2천원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북 인권단체들은 북한에서 이 상태로 가면 kg당 1,200원을 넘기기는 시간문제라고 합니다.
MC: 북한이 화폐개혁을 하면서 물가를 잡겠다고 했는데, 그때와 가격이 같지 않습니까,
정영: 화폐개혁 이전에는 함북도 지방에서 쌀 1kg은 2,200원, 옥수수는1kg당 950원~1,000원가량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추세로 보면 그 가격까지 다시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MC: 요즘 국제시장 쌀 가격은 어떻습니까,
정영: 북한이 세계에서 외화가 가장 부족한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제일 비싼 가격에 쌀을 사먹고 있습니다. 현재 국제 쌀 거래 시장에서 기준으로 하고 있는 태국 쌀은 지난달 말 톤당 540달러를 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쌀 1kg당 54센트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현재 1달러는 약 1,200원에 거래되니까, 쌀 1kg은 1달러와 맞먹습니다. 결국 1달러를 내고 입쌀 1kg을 산다는 소리가 되겠습니다. 결국 북한 사람들은 중국이나 미국 사람들보다 더 비싼 가격에 쌀을 사먹는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MC: 그러면 북한에서 쌀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정영: 북한에서 쌀값이 오르는 이유는 외화가격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현재 인민폐는 1위안=200원, 1달러=6.8위안입니다. 1달러=6.78위안 하는 국제환율 시세보다 조금 비싼 편입니다.
이처럼 달러 대 위안화 가치는 변함이 없는데, 북한은 쌀이나, 공산품을 모두 외국에서 사들여가기 때문에 국경을 통제하거나 수입을 금지시키면 내부에서 가격이 폭등하는 것입니다.
MC: 알겠습니다. 북한에서 벌써부터 쌀값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가진 것 없는 일반 주민들은 구매력이 없어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